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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이태리 파스타의 진정한 맛을 알게 해주는 집 '만자레(mangiare)'

노코미스 2013. 1. 5. 22:57

 

 

창원에서 파스타를 먹을만한 집은 몇 집 손꼽을 정도이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냉동 파스타 일색이던 것에서

최근에는 그나마 즉석 요리를 얻어 먹을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창원에서 다행인 것이다. 

 

그런데 근래 2,3년 사이에 제법 자기 맛을 내는 파스타 집이 몇 집 생겨서 너무나 행복하다.

그 중, 내가 최고로 치는 집이 '만자레'이다.  

 

 

 

'만자레'는 이태리어로 '먹다'라는 뜻이란다.

이태리 사람들이 인생의 최고 모토로 삼는 3가지 덕목

'아모레, 칸타레, 만자레(사랑하라, 노래하라, 그리고 식도락을 즐겨라~)'에서 따온 말이다.

 

뒷태를 보이고 있는 사장님은 사장겸 주방장, 와인 소믈리에 그리고 서버까지 1인 4역을

혼자 다하시는 멀티 플레이어이다.

 

근데 이분의 음식이 장난 아니다.

 

남의 사생활이라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한 때는 종업원 몇 명두고 대형 레스토랑 운영하시며 잘 나가던 분이셨는데

무슨 이유로 해서 지금은 혼자서 직접 조리를 하면서 만자레를 꾸려나가고 계시는데..

 

나는 당시 큰 레스토랑에서 전용 주방장이 만들어주던 파스타보다

지금 이 사장님이 직접 해 주시는 파스타가 훨씬 맛있다.

 

마치 이 집 파스타 맛은 이태리 현지의 가정식 파스타 같은 느낌이랄까..

 

파스타가 대체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라

그 맛이 대체로 가볍고 상큼한 것에 비하여

 

이 집의 파스타는 맛에 깊이감이 있다.

 

 

오늘은 직원들과 신년회겸 회식을 하러 이 집에 데리고 왔다.

 

처음에는 좁은 공간과 성의없는 내부환경에 조금 시큰둥해 보였지만

워낙 내가 기대감을 부풀려 놓았으므로 일단 먹고 싶은 것들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먼저 색깔 좋은 피클과 마늘바게트가 나온다.

피클은 비트물을 들여서 색감이 고울 뿐 아니라 그 맛과 식감도 아주 좋다.

 

 

식전빵은 우리가 들어서자마자 오븐에서 꺼내어 준다. 속은 촉촉, 겉은 바삭바삭..

향긋한 올리브향과 파슬리 향이 식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직원들에게는 이렇게 맛있게 해주면 안된다니까..

당연 리필 들어간다.

 

식전빵을 리필하는 사람은 아마도 우리 직원들뿐일거라..;;

그래도 워낙 맛있으니까~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가 푸짐하게 나오고

 

 

 

쇠고기 토마토 파스타가 나온다.

만자레 파스타를 만나기전에는 나는 주로 크림 스파게티 또는 오일 스파게티를 주로 먹었다.

 

과거 경양식집 냉동 스파게티 시절

시큼한 토마토 케쳡으로 범벅한 토마토 소스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토마토 스파게티는 거의 먹지 않았다.

 

 

 

 

그러나 만자레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난 크림 스파게티는 먹지 않는다.

토마토를 가지고 이렇게 깊이있는 맛을 내는 집을 난 아직 본 적이 없다.

재료도 얼마나 풍부하게 사용하는지~

 

정말 집에서 얻어먹는 이태리의 엄마손맛이 있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토마토 소스 베이스는 쇠고기 토마토 스파게티와 해물 토마토 스파게티 두종이 있다.

우리는 쇠고기 토마토 스파게티로..

 

 

크림 소스 베이스는 해물 스파게티로 하였다.

크림 소스 역시 다른 집보다 진하다. 그렇다고 걸쭉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서 먹기도 좋다.

여전히 재료는 풍부하다.

 

 

 

이 집에서는 단체 예약을 할 경우 음식을 개인별 주문들어가면 곤혹해 한다.

 

가스불이 3개 밖에 없어서 모두 개인별로 다른 음식을 시키면 3인분 먼저 나오고

그 다음 3인분 만들어서 나오고.. 만약 10명이 가면 4라운드는 돌아야  모두 먹을 수 있다.

그렇다고 먼저 나온 사람은 안 먹고 기다릴 수도 없고..

잘못하면 마지막으로 받은 사람이 먹을려고 할 때, 먼저 받은 사람은 수저를 놓아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테이블 단위로 음식을 시켰다.

모두 8명이었기 때문에 4명씩 2테이블로 나누어서

각 테이블 별로 동시에 같은 음식을 주문하여

나오는 순서대로 테이블별로 나누어 먹도록 하였다.

 

한가지 음식 나오면 나누어 먹고

다음 라운드에서 또 다른 음식나오면 또 함께 나누어 먹고

먹고 있는동안 주방에서는 또 다른 음식 만들고..

 

그러면 주방에서도 동시에 2개 화구만 돌리면 되므로 좀 덜 바쁠뿐 아니라

손님이 손놓고 기다리지는 않으므로 마음도 좀 더 편하다.

 

 

 

샐러드와 파스타를 먹고 있으니 스테이크가 먹음직스럽게 하여 나온다.

우리 테이블은 등심으로, 안쪽 테이블에서는 안심으로 하였는데

아무래도 등심이 쫄깃하면서도 식감은 더 좋다.

 

그닥 성의있어보이지는 않는데도 안정감 있는 셋팅이다

이것이 사장님의 내공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시킨 것이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이다.

난, 색깔 때문에 그닥 선호하진 않지만 우리의 젊은 직원이 꼭 이걸 먹고 싶다고 해서 선택한 것이다.

 

 

다른 집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는 파스타 자체에 오징어 먹물을 섞어서 검은 스파게티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 집은 면은 일반 스파게티면을 사용하고

소스에 오징어 먹물을 섞는 것 같다. 색깔만 다소 검을 뿐, 맛은 거의 크림소스 맛이다.

 

 

 

4인당 파스타 3, 스테이크 1, 샐러드 1이면 적은 량이 아닌데도

우리의 젊은 친구들은 밥톨하나 아니 소스 한점 남기지 않고 다 닦아 먹었다.

 

실제로 빵을 더 달라하여 파스타 접시에 남은 소스까지도 싹싹 다 긁어먹고 왔다.

 

아마도 사장님 설겆이하기 쉽게 하려는 깊은 배려심 때문은 아니었겠지~ㅎ

 

 

주소: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100-4 서광오피스텔 101호

tel: 055.261.5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