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4(수)
우리나라 문화의 중심지를 서울로 보았을 때, 경남하고도 김해 또는 창원은 전국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KTX 운행으로 인하여 요즘은 서울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하더라도 배차 횟수의 제한으로 인하여 여전히 오지의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창원중앙역에서 인천공항까지 KTX 직통으로 가게 된다면 약 4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그건 상당히 운이 좋을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고..그 직통 노선이 하루에 오전, 오후 1번씩 뿐이기 때문에 그 시간을 맞추기가 쉽질 않다.
직통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경남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최소 2번 이상의 환승을 해야 하고 시간도 만만치 않게 소요된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2시 출발비행기였는데
경남에 사는 우리는 당일날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움직여야 했다. 첫 기차 5시 50분 기차를 타고 밀양과 서울에서 각각 한번씩 환승하여11시 30분경에 도착하였으니 인천공항까지 오는데만 6시간이 넘게 걸린다.
도착하니 이미 게이트는 열려있고 발권이 진행되고 있었다. 가자마자 티켓팅하고 간단한 요기하고 나니 13시.
딸은 난생처음 하는 해외 여행인지라 면세점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지만 보딩시간까지는 불과 3-4여분정도밖에
여유가 없었다. 난 속으로 다행이다하고..ㅎ
그렇게 바쁘게 움직여서 드디어 보딩을 하고(14:00)나니 오늘 하루 일정에서 한고비를 넘긴듯하다.
이제 파리에 도착할 때(로컬 타임18:20)까지는 극도로 나쁜 경우수인 비행기 추락 또는 폭발사고외에는 무슨 일이 발생할래야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이 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딸은 비행기에서 12시간을 어떻게 견디느냐고 아주 주리난장을 떨더니 어느새 적응을 해 가는지 영화보고 게임하고 기내식먹는 재미로 비행시간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에어프랑스로 예약을 하였으나 오퍼레이션은 대한항공이 대행해주었다.
그래서 비행기도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대한항공을 타니 초창기 대한항공의 생기발랄하고 상큼하던 이미지가 많이 쇠락하퇴되였다. 승무원들의 미소도 예전같지 아니하고 기내식의 퀄리티도 일반 유로라인이나 아메리칸 항공이나 별반 차이가 없이 너저분해졌다.
땅콩회항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대한항공이 점차 추락해가는 느낌이 들어서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생각보다 12시간은 그닥 긴시간은 아니다.
한숨자고 일어나니 어느듯 도착시간이 가까워져있었고, 한번 더 제공되는 기내식으로 비행을 마무리한다.
문제는 비행기가 아니라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나는 아직 낯선곳에서 길찾기는 긴장된다.
우리나라의 내 말 내 글로 안내되고 묻고 해도 찾아가기 쉽지 않은 것이 낯선 곳 길 찾기인데,
그러잖아도 어설픈 영어로 남의 말, 남의 글로 쓰여진 지도와 안내판을 들고 이제 순전히 혼자서 공항을 빠져나오고 호텔을 찾아야 하니, 목적지 도착전까지는 긴장된다.
혼자서 하는 여행이야 잠깐 실수를 하더라도 혼자서 몇 번 왔다갔다 하면 되지만
딸린 식구가 있을 때는 그 실수에 부가되는 부담이 배가 된다.
특히, 그동안 파리를 몇번 왔다갔다 해도 주로 파리는 경유지로 이용했던 터라
샤를드골 공항으로 입국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러다보니 공항에서 시내나오는 루트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하면서 파리도착 첫날부터 딸내미와의 갈등은 시작되기 시작한다.
지금 생각하면 별일도 아닌 것이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가족간의 싸움은 정말 별거아닌 것들로 시작된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듯 별일 아닌 것들과 부딪힐 상황들이 자주 발생한다. 예를 들면, 보조맞추기, 기다려주기,
피해주지 않기, 알아서 도와주기, 상대방 기분 헤아려주기, 위로하고 격려해주기 등등..
일상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일들이지만
우리모녀는 이런 자잘한 것들조차 그것들이 잘 수행되어야 할 때와 수행되지 말아야 할 때,
그리고 서로 맞지 않을 때 어떤 식으로 풀어야될지에 대한 방법론으로 공유된 메뉴얼이 아직 없다.
그래서 자주 다툰다. 나는 이번 여행을 통하여 이런것들을 사실 공유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중에야 깨닫게 된다. 여행이란 여행 그자체의 순수한 목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것이지
어떤 불손한 목적이 개입되게 될 때 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을..
그래서
내 딸은 파리 도착하자마자 벌써 쫌~ 피곤하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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