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5 (목) 오전. 날씨: 비
그동안 파리를 몇 번 다녀왔었어도 노르망디쪽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딸 핑계로 다소 사심을 넣어 몽생미셸투어를 포함하였다.
근데, 투어를 신청했던 'OOO나라'에서 몽생미셸 가는 길이 워낙 장거리인데 한곳만 갔다오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으므로 약간 옆으로 빠지긴 하지만 노르망디의 대표적인 미항이라 할 수 있는 중세 항구도시 '옹플뢰르'를 끼워서 안내해 주겠다는 것이다. 네~우리야 마다할 일이 아니지..ㅎ
옹플뢰르와 몽생미셸은 지역적으로 파리는 아닐지라도 아뭏든 이번 파리일정에서
가장 최초의 방문지가 되는 것이고 더불어 모든 기회를 통틀어 나에게는 최초의 방문인지라 기대가 크다.
개선문에서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약 2시간정도 거리에 옹플뢰르가 있었다.
옹플뢰르는 파리의 상징인 세느강의 상류지류에 위치한 중세항구도시로서 그 자체로서도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서 과거부터 프랑스의 많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았던 도시라는 점에서도 유명하단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모네인데..
사실 모네는 이곳 출신이라기 보다는 이 도시에서 한동안 작품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알려져 있고
프랑스 현지에서는 옹플뢰르의 대표화가로 모네보다 앞세우는 사람은 모네에게 풍경화가로서 자신만의 화풍을 열게 도와주었던 외젠 부댕이다. 그는 이 곳 옹플뢰르에서 태어나서 노르망디의 또다른 항구도시 르아브르에서 그림수업을 받다가 14세때부터 화가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당대의 많은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인상파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옹플뢰르 하면 외젠부댕, 모네 그리고 인상파를 연결짓게 되며, 일반적으로 인상파를 탄생시킨 곳으로 명명하곤 한다. 이 지역과 관련된 대표적인 예술가로는 외젠 부댕이나 모네 외에도 에릭 사띠라고 하는 음악가도 있다.
에릭 사띠는 몽마르뜨의 대표적인 예술가 모리스 위트를로의 모친 수잔 바르동과도 한 때 관계를 맺었던 그 예술가 아닌가..그런데 이곳에서 그의 이름을 들으니 또한 반갑다.
그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옹플뢰르에 대한 기대를 잔뜩하고 차에서 내리려 하니
그동안 쿠무리하던 날씨가 드디어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여행을 멈출수는 없으므로 우산을 하나씩 구입하여 쓰고는 도시 탐방에 나선다. 먼저 가이드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투어할 수 있는 루트를 알려준다.
1. 구 항구에서 '소금 창고길'을 걷는다.
2. 항구쪽에서 길드 건물을 끼고 한바퀴 돈다
3. 시간이 남으면 항구 뒷골목에 있는 성 까뜨린느 성당을 구경한다.
결국, 위 지도상 노랑색으로 연결된 구역이 모두이다.
가이드의 미션이 떨어지자 마자 우리는 열심히 움직인다. 주어진 시간은 약 30여분..돌아와서 살펴보니
외젠부댕이나 에릭사띠를 생각할 틈은 아예 없었고, 가이드는 아예 소개자체도 해 주지 않았다.
일명 '소금 창고길'이라 하는 곳은 과거 중세시대 옹플뢰르가 물류의 중심역할을 했을 때 그 부의 위용을 증명할 수 있는 '소금 창고'가 있는 길을 말한다. 그 소금 창고의 크기가 얼마나 크냐하면 10,000톤정도의 소금을 한번에 저장할 수 있는 크기라 하니..
그러나 우리 귀에는 그런 말은 그닥 중요하게 들어오질 않는다마는 우리 가이드는 열심히 설명해 준다.
이 소금과 더불어 이곳의 유명한 특산품 중 하나는 '정어리 통조림'이란다. ..
'소금 창고길'의 공식명칭인 '쁘히송' 거리는 중세 항구도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좁은 골목길이다.
중세의 돌팍길이 그대로 남아있고..
이 지역의 오래된 건물들은 고대 노르망디 지역의 양식을 대표하고 있다.
노르망디 양식의 특징은 석조건물에 나무로 얼기설기 X나 ㅣㅣ 자 문양을 넣는 형식인데
북유럽쪽으로 갈수록 이런양식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나는 이런 양식을 독일에서 처음 본 것이라 독일의 전통주거양식인줄 알았는데
더 오래된 원천은 노르망디양식이란 것이다.
그리고 지붕은 과거 우리 선조들처럼 초가로 이엉을 잇는 양식이었다가, 나중에는 나무판대기를 납작납작하게 썰어서 마치 비늘처럼 입히는 형식이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끼가 끼면서 시간의 세례를 받는다.
그 골목안에 있는 '민속예술 박물관'은 그런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외관만 보고는 그냥 지나친다.
그 골목을 빠져나오면 해안가에 바로 '해양 박물관'이 위치해 있지만 그닥 우리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다만, 목조와 석조로 지어진 건물의 엔티크한 위상이 예사롭지 않아서 딸의 사진 배경으로 좋겠다 싶어
찍어왔더니 그곳이 바로 '해양 박물관'이었는데..
당시 개방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브히송 골목을 빠져나오면 '쌩때띠엔느가'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구항구를 감싸고 있는 길이다.
노르망디의 오래된 목조지붕위의 파란 이끼들이 도시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의 가이드는 우리에게 11시까지 복귀하라는 오더만 내리고는 가버렸다.
11시까지 차량으로 복귀하려면 30분내로 아까 알려준 구역들을 휑~하니 살펴보아야 한다.
이렇게 주마간산으로 보더라도 안 보는것보다는 나으니 열심히 구석구석..
보는 쪽쪽 신기한 딸은 구석구석 보기보다는 구석구석 찍어대느라 도대체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저러다가 골목하나라도 제대로 보겠나..ㅎ
결국, 우리는 길드 뒷골목 하나 제대로 보지도 못한채 복귀해야만 했다.
성 까뜨린느 성당이 앞에 보이는 저 건물인지 아니면 지금 내 딸이 서 있는 쪽에 있는 건물인지(사진에 보이지 않음) 알 수는 없지만(이것저것 따지고 볼 만큼 시간이 넉넉치 않았다 ㅎ) 아뭏든 앞에 보이는 저 첨탑건물도 상당히 고답적인 느낌이 있는 멋진 건물이었다.
올플뢰르의 성 까뜨린느 성당이 유명한 까닭은
16세기에 지어진 성당인데, 그것이 당시 일반적으로 그러했던 권력의 힘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라..
그 시대 서민들이 오로지 신심만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서 직접 하나씩 하나씩 지어올린 건물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으며, 또한 당시 노르망디의 전형적인 건물양식인 목조 고딕양식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한다.
확실히 근대화된 파리시내에서 볼 수 있는 정형화된 교회양식과는 다른 모습이며,
마치 중세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모습인게 분명하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모네와 외젠부댕의 흔적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고
또는 고작 4개 있는 박물관들은 함께 관람을 해봐도 좋을 것이라~
'남 나라 > 15-01 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번 가도 모르긴 매한가지~, 루브르 박물관 (0) | 2015.02.07 |
---|---|
시기를 잘못 선택한거겠지..'몽생미셸' (0) | 2015.02.06 |
그래도 둘이니 좋다~ (0) | 2015.02.03 |
첫날부터 시작되는 갈등.. (0) | 2015.02.03 |
달라도 너무 다른 딸과 엄마의 좌충우돌 파리여행 (0) | 2015.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