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5-01 파리

그래도 둘이니 좋다~

노코미스 2015. 2. 3. 21:09

 

 

2015. 1. 15(목). 새벽, 외기온도는 7도인데 바람이 차다

 

지난 밤에는 아뭏든 공항내 RER-B역찾기와 호텔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것이 큰 미션이었다.

그러나 갈등은 있었으나

삽질은 크게 없이(자잔한 사고들은 당연 몇가지 있었다) 호텔까지 잘 찾아왔다.


지금 생각하면 딸내미 녀석을 파리 지하철 바닥에다 집어던지고 왔으면 좋았겠다 싶을 정도로

둘이가 서로 얄밉게 굴기도 하였고,

잠시 방심하여 호텔 찾아가는 길을 챙기지 못해서

어둠이 짙어진 베르시 뒷골목에서 한동안 진땀흘린 시간도 있었긴 했지만 말이다.

 

 

우리의 숙소(둥근 핫핑크 표식)는 위 배치도상에서 보면 파리의 동남쪽 끝터머리 정도에 위치해 있었고

지도상으로 봤을 때는 파리의 완전 외곽일거라 생각하며 

첫날 찾아가는 것과 매일 일정 시작하는데 다소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이 없잖아 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리용역에서 메트로 두정거장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말하자면 구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생각보다 이동하기가 나쁘지 않았다.

 

 

 

 

파리의 북쪽 외곽에 있는 샤를 드 골 공항에서 굵은 파랑색 라인인 RER-B를 타고 남하하다가 '샤뜰레 르 올'에서 한번 환승이 있었지만  별 혼란없이 1시간여만에 호텔에 도착하였다.

 

며칠 움직이다보니,

파리야 거의 1-2존 내에서 움직이도록 되어 있고 14개의 메트로 노선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으니 숙소가 어디일지라도 큰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도착해서 짐을 풀고 나니

아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마음이 다소 편안해지면서 별거 아닌것으로 서로 투닥거린것에 대해 서로가 미안했다.

둘이 마주보고 앉아서 서로의 경직된 표현법에 대해서 사과하고,

여행기간 내내 같은 일로 서로 마음아프게 하는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약속하고는 잠자리에 든다.

 

                                                                                                                                                                 

 

15일,

아직 전날의 긴장과 노독이 풀릴 겨를도 없이 이날도 새벽부터 움직여야 했다.

도착하자마자 '유로 OOO나라'를 통하여 몽생미셸 당일투어를 예약해 놓았기 때문이다.

 

첫날은 파리 지리와 메트로 노선도 채 익히기도 전이라 미팅시간에 제대로 도착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으나, 전날밤에 리셉션에 물어서 미팅장소로 연결되는 노선과 대략걸리는 시간을 알아두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지만,여전히 약속시간에 늦지 않도록 해야 겠다는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7시 30분에 샤를드골 에뚜왈 광장(개선문, 연두색 표식)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는 너무 일찍 서둘렀는지

거의 40여분이나 일찍 도착하였다. 우씨~아침도 안 먹고 나왔는데..

 

 

40여분을 무작정 기다리기도 그렇고..

어떻게 하지..? 하고 있는데 딸내미가 배가 고프니 빵집을 찾아보잔다.

 

그래서 샹제리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 보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전형적인 상가거리 샹제리제에서 불과 클로징한지 몇 시간되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빵을 구워줄 가게는 없었다.

 

우리가 기다리는 빵굽는 냄새는 없었지만, 딸내미는 난생처음 맞이하는 이국의 거리..

그것도 파리의 샹제리제의 새벽거리를 걷는다는 것에 매우 만족해한다.

 

비록 바람은 차지만 하루를 열어가는 이국의 새벽을 헤매다니면서 시간을 떼우는 것도

..둘이니 좋다.

 

 

한 30분 헤매다, 얼추 시간이 되어서 다시 미팅장소로 내려온다.

 

여전히 광장에는 아무도 없다.

바람이나 피하자하고 다시 지하 메트로 역으로 들어가서 보온병에 담아간 뜨거운 차 한잔으로 속을 채우고 있으니..어디선가 우리가 그토록 애닯게 그리워하던 고소한 빵굽는 냄새가 흘러나오더니 우리의 코를 살살 자극한다. 

우리는 그 냄새의 끈을 꼬옥 잡고 행여 놓칠세라 조심조심 따라갔더니..

3번출구앞에 빵집이 하나 있다.

 

파리에 도착한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 현지 음식을 접하는 순간이다.

비록 지하 허름한 메트로 역 한 켠에 비치된 조그만 빵집이지만 그 냄새만큼은 그 어떤 훌륭한 빵집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다. 더욱이 어제 저녁 이후 아무것도 입에 넣지 않은 허기진 이국의 여행자에게 빵집의 유명세나 크기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너무나 행복한 마음으로 각자가 좋아하는 바게트샌위치와 쇼콜라 크로와상 하나씩 들고 미팅장소로 나오니 한명 두명 일행들이 모여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