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8(일), 날씨: 비
추석연휴 마지막날 나들이
직원한테 당직까지 돌려서 연휴 5일을 챙기고서는 5일내내 집에서만 뒹구는 것은 챙겨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듯이 나들이 나가볼까 계획했던 토요일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다.
여행가자고 약속하고 모친까지 모셔다 놓고는 금요일은 내내 비워두었던 집 청소만 시키고
토요일은 비가 와서 꼼짝 못하고
일요일까지 그러고 있으려니
자식들 아니면 혼자서는 기동성이 없어 꼼짝 못하는 모친이 안스럽기도 하고..해서
일요일에는 비가와도 나서보기로 한다.
기왕 나서는 거
새로운 것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거면 좋겠다 싶어 검색해보니
남도 쪽으로 상사화 축제가 한창이라..
고창 선운사 상사화 축제
영광 불갑사 상사화 축제
함평 용천사 꽃무릇 축제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는 곳에서 같은 꽃 다른 이름의 축제들을 동시적으로 하고 있다.
나도 꽃무릇 군락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지라
모친에게 의향을 물으니 좋다고 나서신다.
김해에서 3시간 30분 거리를 달려서 우선 함평 용천사 꽃무릇 축제장부터 찾는다.
비오는 날 축제장은
진행하는 측도 힘들고
구경오는 사람도 힘들다.
시골 산기슭에 임시로 마련해둔 논바닥 주차장은
진흙으로 엉망친창이 되어 있고
임시화장실은 관리가 되지 않아 차마 눈뜨고는 들어가질 못하겠고
아예 눈을 감고 숨을 멈춘 채로 일을 봐야 할 지경이다.
그래도
인간들의 세속적인 관심이나 욕구와는 아랑곳없이
꽃들은 스스로 아름답다. 늘~
비가 오든
비가 개든.
용천사(龍泉寺)는 전남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 모악산에 위치한 사찰로서 백제 침류왕 1년(384년)에 마라난타 스님이 창건하였고, 백제 문주왕(475년)때 행은선사를 거쳐 통일신라 시대 원성왕 대를 거치면서 그 위용을 갖추게 된 유서깊은 사찰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완전 초기불교 시대부터 자리잡은 사찰이라니 더욱 신기하다.
용천사라는 이름은 현재 대웅전 층계 밑에 있는 사방 1.2m 가량의 샘(위 사진)에서 유래되었단다. 전설에 의하면, 서해로 통하는 이 샘에 용이 살다가 승천하였다고 하여 용천이라 불렀으며, 용천 옆에 지은 절이라 하여 용천사라 하였다고 한다.
고려 1275년(충렬왕 1)각적국사(覺積國師)가 중수하였으며, 조선시대에도 세조·명종 때의 중수를 거쳐 대찰의 면모를 갖추었으나 정유재란 때 전소되었다가, 그 뒤 1632년(인조 16)에 중창하여 이전의 규모를 갖추었고, 1638년에는 쌍연(雙衍)이 중수하였단다.
최근에 와서는 1964년에 금당(錦堂)이 옛 보광전 자리에 대웅전과 요사를 지으면서 중창하였고, 1996년에는 대웅전을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단다.
경남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가야 사찰이나 통일신라 사찰은 많이 보았지만
백제 시대에 지어진 사찰은 그 또한 처음이라
색다른 감회가 느껴진다.
규모가 큰 본사보다는 말사다운 아기자기함과 소박함이 있어 좋다.
대들보 아래로 뿌리를 내린 빨간색 꽃무릇들이
줄지어 비오는 날의 회색빛 분위기를 밝게 해준다.
재색 대들보와 초록색 꽃대 그리고 빨간 꽃잎이 조화롭다.
사찰 주변은 언덕마다 빨간 상사화로 뒤덮혔고
사람들은 비가 와도 몰려든다.
맑은 날이었으면 '온 산이 불탄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했을 만큼 온 산이 빨간 상사화로 뒤덮혔다.
온 몸은 비에 젖을지라도
님 향한 그리움으로 생존하는 상사화들은 긴 속눈썹을 뽐내며
촉촉한 고혹미를 내뿜고 있다.
등산로를 따라 큰 꽃무릇 군락지를 조성해 놓고 있다.
이 루트가 가장 아름답지만
날씨 관계로 이 루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몇 없다.
불편한 다리로 이곳까지 올라와 주신 모친 모셔다
인증샷 하나 남기고는 용천사를 떠난다.
제 25회 해보면민의 날 및 2016 꽃무릇 큰 잔치
일자: 2016년 9. 17(토)-18(일)
장소: 해보 용천사 꽃무릇 공원
주최: 해보면
주관: 꽃무릇 큰잔치 추진 위원회
후원: 함평군, 해보면기관/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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