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5. 일요일 저녁 날씨: 하루종일 폭설
금각사를 보고 나서도 오후 3시밖에 되지 않았다. 한시간 가량 주변의 대형몰에 들러 몇가지 간식거리를 사고는
오늘 밤 숙박할 지역으로 넘어간다.
오늘 밤 숙박지도 기대할만한 곳이다. 유노하나온천(湯の花 溫泉).
유노하나온천은 교토의 북서쪽 외곽에 위치한 카메오카지역의 700년 역사를 지닌 온천향이라는데
이름도 처음들어보는데다 대체로 자국민들이 많이 찾는 전통료칸지역이라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자국에서는 워낙 유명한 곳이라 이곳료칸들은 자국 여행사들이 먼저 선점을 해 버려서
한국이나 중국 여행사에까지 돌아올 물량자체가 없는 곳이란다.
우리에게까지 기회가 오게 된 것은 그나마 자국 여행사를 낀 덕분이었다.
교토에서 카메오카로 들어가는 길은
오다 노부나가가 부하에게 살해를 당한 혼노지 아래 고갯길을 통과해간다.
어둑어둑한 길에 관련된 스토리를 엮어주니
마치 타임캡슐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 있는 듯한 느낌도 살짝 있고..
아뭏든 이 지역 온천의 역사는 700여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답니다.
전국시대에 번주들간에 전쟁에서 수많은 군사들이 상처를 입고
이곳 온천에 들어갔다 나오면 며칠만에 상처가 아물정도로 치료효과가 높았다는데
현대 과학적 조사결과,
이곳 온천물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라듐 성분이 많아서
실제로 상처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치유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단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내가 전통료칸에 갖는 기대는 결국 로텐부로이다.
한 겨울 쌀쌀한 겨울바람를 맞으며 즐기는 로텐부로는
그 어떤 카타르시스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상쾌한 경험이지만
특히, 오늘밤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현재 눈이 오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눈 맞으며 하는 노천탕. 그것.
그런 저런 생각으로 또는 기대로 흔들거리는 사이,
드디어 우리의 숙박지 스미야 기호안에 도착하였다.
도착하니
전형적인 일본인들의 친절성으로 직원들이 미리 우산을 들고는 주차장까지 마중을 나와있다.
다음날 아침에 작은 마을을 돌아본 결과로는
이 마을에 숙박을 제공하는 료칸이 기껏해야 6~7곳 정도밖에 보이질 않는다.
그런 중에 우리가 묵었던 스미야 기호안(龜峰庵)이 외현적으로 봤을 때 그 중 전통적인 분위기가 많이 보인다.
스미야 키호안의 안내에 의하면 5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라고 했지만
현재의 시설은 최근에 리노베이션 되어 매우 깨끗하면서 정갈하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내고 있는 상당히 고급료칸에 속한다.
아무에게나 잘 주지 않는다할 정도로 제작에 정성이 매우 많이 들어간 안내책자에 의하면
비싼 방은 하루 대관료가 세금별도로 45,000엔에 달하고, 가장 저렴한 방이 29,000엔이라 하니
아마도 우리는 최저가 객실이겠지..만 그래도 너무 좋다.
짐을 풀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식당입구에 '적선(積善)'이라고 쓰여 있다.
누구에겐가 음식을 제공하는 일을 선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언어는 철학을 반영한다.
갑자기 밥이 참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녁은 코스로 준비한 모양이다.
생각만큼 고급지진 않지만 우리가 지불한 비용에 비하면 호사스럽다.
서빙이 끝나고 나니 서빙하는 직원이 갑자기 자기네들 전통춤을 보여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당황스러웠는데,
생각해보니 지난번 교토에 왔을 때도 전통료칸에서는 그렇게 했던 것 같다.
마이꼬 대신 오바상인가?
일본온천에서 온천의 상징인 ♨ 이 표시에서 수증기 줄기가 3개인 이유는?
최소한 온천에 오면 하루밤 사이에 3탕은 하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단다.
그래야 온천의 효과가 몸 깊숙히 스며들어 얼굴도 예쁘지고 피부도 좋아진단다.
그래서 우리도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들락거렸다.
그래서 예뻐졌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피부가 매끄러워졌음은 인정한다.
밤새 액자창으로 들어오는 설경에 마음설레어 뒤척거리다가 새벽녁에야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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