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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러운 유후인 관광을 마치고 카메노이 버스 터미널에서
쿠로가와행 버스를 탄다.
회원들은 더 이상 이번 여행에 대해서 기대를 포기한 것 같은 표정이다.
오로지 더 이상 버스를 놓치지 않고 행선지에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는듯한 행동을 보인다.
그렇게 착잡한 마음으로 버스를 탔다
버스가 출발해서 얼마쯤 달리자
아소유후고원에 탐스러운 눈송이가 앞이 보이지 않을만큼 펑펑 내리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주변을 설국으로 만들어버린다.
아소유후고원을 달리는 길은
그냥 길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하나의 관광코스가 될 만큼 예쁜길이라는데
눈까지 와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건만...
회원들은 아침부터의 강행군과 만족스럽지 못한 유후인의 관광에 대한 우울한 분위기,
그리고 또 다시 놓칠수도 있는 쿠로가와행 버스에 대한 긴장감 등이
한꺼번에 풀어지면서
눈이 오든지 말든지
설국이 예쁘건 말건
버스에 오르자 마자 잠결에 빠져든다
어쨋거나
호잔테이에 무사히 도착하였따.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혹시나
내릴 장소를 지나칠까봐
버스가 멈출때 마다 회원들이
나를 향해 돌아본다
점차 가이드상에 대한 믿음이 약해져가는 모습이다ㅠ.ㅠ
'도착하면 어련히 알아서 말해줄까봐서~
실수 몇번 했기로서니 저렇게 노골적으로 불신감을 드러내나~'
기분이 나쁘다.
그러나 절대 겉으로는 표현을 못한다.
왜냐하면 나는 교양인이기 때문에 ...
그리고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가 지은 죄가 있기 때문에...
어쨋거나 쿠로가와에 무사히 도착했고,
호잔테이에서 나온
송영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여관까지는 무사히 도착했다
지금부터
내일까지는 당분간
일정이 순조로울 것 같다, 휴~
호잔테이는 우리가 묵게 될
쿠로가와에 소재해 있는 전통 료칸이다.
최근 동경근처의 고급 료칸들처럼
화려하지는 않고
매우 소박하고 서정적이다.
마치
우리나라 산골마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공기가 매우 상쾌하다.
이 여관을 들어서는 순간
가이드상의 위신이 조금은 회복되는 듯..
카카카....
대문에서 본관으로 들어가는 계단~
옆에는 물레방아도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우리나라 산골 마을 같지만
집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역시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시골집과는 달리
집안에
작지만 예쁜 일본식 정원을 꾸며놓았다.
주차장에서 본채로 내려가는 내리막길..
저녁짓는 연기와 함께
이 내리막길로
어둠도 함께 내리고 있어..
호잔테이에 도착하자마자
방배정을 받고
저녁이 준비되어 있는 식당으로 건너갔다
아하! 카이세키..
전통식보다는 약간 간단하긴하지만 멋지다~
이를 보는 순간 지금까지의 불안감과 추위와 서로에 대한 불신들이
불판에 돼지기름 녹듯이 녹아내리고,
그동안 죽어있던
여행자의 모습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중간에 이것저것
여러가지가 나왔는데
다 찍지를 못했다.
그 중
회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육고기 불판 구이~
재료는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3종세트이다.
굵직굵직하게 썰어서 식감도 좋고
특이하게 생긴 불판이
이야기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필숙이 언니는
자신의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어쨋거나
배가 부르고
몸이 따뜻해지니
지금까지 가이드가
세상에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었어도
뭐든 용서해 줄 수 있을
관용적인 표정들이다. 우하하하하....
용렬한 자들이여
그대 이름은 여자이니라~
고기익는 냄새와 더불어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어나고
하루종일
들을 수 없었던 웃음소리가
이국의 겨울밤에 울려퍼진다
'호호호...아름다운 밤이예요~'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나오니
호잔테이 앞뜰에 눈발이 날린다.
이번 여행에서 이루고자 했던 나의 소원이 하나있었다면
그것은
눈 맞으며 노천 온천하는 것이었다.
곧 소원을 이루게 될 것이다.
표정들이 한껏 밝아졌다~
밤공기가 마치 산사의 그것과 같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무엇을 봤길래 이리도 행복한 표정들일까?
저녁을 먹고 배정된 방으로 들어오니
이미 이불을 이렇듯 반듯하게 깔아놓고
예쁜 조명으로 방을 밝혀놓았다.
오늘하루 얼었던 몸과 마음이
하나씩 하나씩 녹아들기 시작한다
아~이밤이여 영원하라!!!
야마후지의 동지들이다
야마후지는 우리가 잘 방 이름이다.
표정들이 마치
수학여행온 소녀들이다^^*
본격적으로 일본문화에 젖어보기로 한다
남의 나라 의상이기는 하지만
전통의상을 입으니
몸과 마음이 따라서 조신해진다~^^
먹자마자 잠자리에 들 우리가 아니지..
우리가 다른 일정들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이 멀고 먼 쿠마모토현에서도 깊고 깊은 산골짝까지 왜 왔겠는가?
그것은..
당연 노천온천 때문이징~~
당연, 모두
유카타로 갈아입고 선녀탕으로 향한다
행여나
나타날 이국에서의 나뭇군을 기대하면서..
그러나
우리 중 그 누구도 선녀가 아니었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나뭇군은 나타나지 않았다는,,,ㅠㅠ
선녀탕 탈의실..
사물함이 9개인
상당히 아담한 공동탕이다
공동노천온천, 선녀탕
옷을 벗고
탕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탈의실에서 미닫이를 열면
입구 좌우에 간이 칸막이가 있다
여기서 몸을 씻고
입탕한다
저 안개너머로
나뭇군을 희롱하면서 희희낙낙하는 선녀들이 보이는지요~
하룻동안 얼었던 몸과 마음이
뜨거운 열탕에서
차거운 눈송이와 함께 따뜻하게 녹아내린다..
지금 이 기분이라면 다 줄 수 있을 것 같다~~
뭐든?
뭐든~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그래서 내친김에
18 금 야동사진을 시도했다가
어린 동생에게 압수. 삭제당하고
벗은 것이라곤 이것하나 남았나이다.
이것이라도 즐감하소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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