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가면 아침잠이 없다.
요즘은 조금씩 늦어지긴 하지만, 대체로 집에서보단 일찍 일어난다.
그래서 여행지에서의 시간대별 다른 모습을 보는 걸 즐긴다.
호잔테이에서도 아침에 일어나
지난 밤에 보지 못했던 료칸 주변을 살펴본다.
주인장이
전통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무슨 용도인지는 알수가 없다.
야마후지 뒤켠으로 돌아가니
꼭 나 어릴적
우리 외갓집 뒤켠같다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어떤 이가 온천이 뜨거운가요?라고 물었다.
답은 많이 뜨겁다이다.
98도라고 표기되어 있다.
250미터 지하에서 끌어올린다고 되어 있다
본채 뒤켠에는
따뜻한 온천물에서
오리들이 여유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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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마치고 식당으로 가니
아침밥이 준비되어 있다.
저녁에 비하여
단출하다.
처음에는 밥은 주지 않고
죽을 주었다.
쉰맛이 나서 내 입맛에는 익숙치 않다
전골냄비는 연두부 탕이다.
찌게는 아니고
연두부 원재료를
파라핀에 약간 뎊혀서 먹는 방식이다.
옆에 소스가 나오는데
소스에 적셔서 먹으니
고소하니 맛이 괜찮다
일단, 몸에 좋을 것 같아 기분좋게 먹었다.
계란 버터 구이는 용기가 너무 탐이 났다.
오는 길에 하나 사오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계속 시간에 쫓기면서
쇼핑의 기회가 없었다
아침을 먹고 아소버스를 타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좀 있다.
당연히 노천탕을 즐겨야 한다.
호잔테이의 장점 중 하나는
방마다 단독으로 노천탕이 딸려있다는 점이다.
반면에 단점을 들라면
방마다 실내탕이 없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우리방 즉, 후지산에만 실내탕이 딸려 있어서
우리는 여기서 몸을 씻고
옆에 나 있는 문으로 나가서 노천탕을 즐긴다.
실내탕에서 나가면
조그만 노천탕이 있다.
필숙이 언니 표현에 의하면
'쬐껜한 새미'같단다
새미만한 노천탕~^^
연인이나
부부가 오면
꽤나 낭만적인 경험이 될 것 같다.
물이 꽤나 뜨거워
파란호스를 통하여 찬물을 섞어서 써야 했다.
우리방 진상들은
뒤늦게 노천탕의 맛을 알아(한겨울의 노천온천은 그 중독성이 만만치 않다)
출발시간 직전까지 노천에서 놀다가
급기야
시간이 닥쳐서 부랴부랴 바쁘게 준비를 하였다.
오는날처럼
료칸 주인 내외가 직접 송영을 해준다.
여행기에 많이 등장하는 쿠로가와 버스 정류장이다.
전통료칸의 색다른 경험과
상쾌한 아침공기 때문에
표정들이 간만에 느긋하다~
역시 피부에 윤이 나죠~
또 한번의 넘어야 할 파도가 닥쳐올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하고 있는 표정들이다.
어쩐지 여행기에서
돌돌이가 등장하면 불안하다
저 언니는 왜 또 돌돌이를 끌고 우왕좌왕하는가?
실상은 이렇다
료칸 주인이 사진속의 버스 정류소에 정중히 모셔다주고는
일일이 감사하다고 손잡아가며 작별인사를 하고는 갔다.
당연히 여기서 버스를 기다리면 되겠지 생각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그들의 일부라고 생각하면서
저런 자유여행객의 일부가 된 우리는 같은 동질감을 느끼며
최대한 자유로운 몸짓과 표정으로 놀고 있었다.
잠시 있으니 예정시간보다 조금일찍 버스한대가 들어왔다.
'아소-벳부'라고 쓰여져 있다.
우리의 행선지는 아소이다.
어~우리는 아소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왜 오라는 아소버스는 안오고 벳부버스가 들어오지?
버스를 두번이나 놓친 전력이 있는
우리 회원들은 또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물었다. '아소가요?'
도라이바상이 '이끼나이데스'란다.
아니~
시간은 우리가 기다리는 버스 시간이랑 비슷한데..
이것 또 헷갈리게 만드네~
그러고 있는데
승차하려고 줄 서 있던 사람중에서
(꼭 많은 사람들 속에는 그런 사람 한사람씩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건너편으로 손짓을 하면서
'아소는 저쪽으로 간다'라고 말을 하는 것이라~
그런가? 하는 순간~
우리 언니들은 이미 저쪽으로 다 건너가 있다.
평균연령 50.5세의 대한민국 아줌마들~
동작! 빠르다.
근데 건너가서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히 가방 풀고 앉아 있을 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는 것이라~
또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네~
승강장이 어디있지~?
예약 시간은 다되가고
의문은 쉽게 풀리지 않고
건너편을 보니, 승강장 옆에 주유소가 보이네~
건너편으로 뛰어갔다.
'아소행 버스 어디서 타요?'
옆의 승강장을 가리키며 '고치라니~'한다
'에~ 여기는 벳부행 버스 서는 곳이라던데?'했더니
'아소버스모~'한다.
아~
그제야 돌 깨지는 소리가 난다.
"쿠로가와에는 버스 승강장이 한 쪽 밖에 없다"
그래서 여행기에 올라오는 승강장이 하나밖에 없구나
즉, 올라가는 버스나 내려가는 버스나
턴해서 이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다시
평균 연령 50.5세 아줌마 9명이
쿠로가와의 도로를 일렬 횡대로 무단점령했다는
그런, 아득한 전설같은 이야기다~
이제 왠만한 실수정도는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행복 무한 리필도 가능할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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