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을 알뜰이 챙겨본건 아니지만 그 명성에 의해서 짬짬이 넘겨다본 감상만으로도, 우리 고대역사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재미있는 사실들을 소홀찬히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마구 밀려온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내 나라 내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너무 남의 나라 남의 역사에만 관심을 가진 건 아닌가하는 막연한 반성같은 것도 갑자기 막 밀려오기도 하고..
그러나 이 반성심은 내 나라에 대한 충성심과는 좀 다른, 말하자면 내 존재의 근원에 대한 뒤늦은 인식같은 거로서 대단히 사적인 감정일뿐이라는 점에서 난 여전히 보헤미안이다.
뭐 어쨋거나..그런 생각이 들면서, 당장, 나와 가장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동네의 근원부터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싶어 새해연휴, 세수도 안한 얼굴로 야전잠바하나 걸치고 유적공원으로 나가본다.
따뜻한 봄날 자전거로 나들이삼아 이미 와봤던 곳이긴 하지만 이번엔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하여 '우리동네 알아보기'프로젝트 출발점으로 이곳 '김해 율하유적 전시관'을 찾았다
위의 사진내의 작은 액자 사진이 현재 김해외국어고등하교 위쪽 산등성이에서 찍은 '택지개발전의 율하지역' 모습이다. 왼편으로 논을 가로지르는 개천이 큰 사진에서 보이는 율하천이다. 여기 보이는 사진에서 율하천을 끼고 100m정도만 내려가면 '김해율하유적전시관'이 있는 곳이다.
'유적전시관' 문을 열고 입구에 들어서면 로비에 율하 A,B지역 유적지형 모형도가 배치되어 있다.
이 모형도는 동서남북 방향을 바꾸어서 보아야 위의 사진과 위치가 같아진다.유적지형 모형 중앙으로 관통하고 있는 넓은 길이 서부산(북)에서 장유(남)로 연결되는 남해고속도로이고, A구역은 현재 '김해 외국어고등학교'가 있는 위치이고 B구역은 율하' 베스킨라빈스 뒷편' 지점이다.
좀 더 간략화된 지도는 다음과 같다.
택지개발과 더불어 이 지역에서 출토된 '율하유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전시관'의 설명패널을 이용한다
율하유적은 장유율하 택지개발조성과정에서 발굴된 청동기시대의 마을과 지석묘로 대표되는 유적이다. 그리고 청동기시대의 사람들은 집과 무덤을 다른 장소에 마련하였고, 마을은 얕은 구릉에 무덤은 오히려 마을앞 개울가에 조성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발굴된 유적지를 재현하여 만들어진 모형도이다. 가운데 솟대가 솟아있고 구릉쪽으로 움막이, 아래쪽으로 지석묘 즉, 돌무덤이 있고 그 옆에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지었던 것으로 보인다.
발굴된 유적단지로 가장 대표적인 구역이 A구역인데, 이 구역에서 발굴된 유적중에 무엇보다 의미있는 것은 '청동기 시대의 무덤'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 무덤에는 돌덧널형, 돌뚜껑식 널무덤형, 널무덤형으로 점차 발달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이번 발굴과정에서 100여기의 지석묘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돌널무덤'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형태로서 조립방법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가 있으나 영남지방에서는 주로 'ㅍ'자형으로 조립되다가 점차 '돌덧널무덤'으로 발전하게 되었단다. '돌덧무덤'이 조성된 시기는 4세기말에서 6세기초 무렵으로 보여진다고..
이 지역에서 상석이 남아있는 지석묘가 4기가 발견되었는데, 상석이 남아있는 지석묘는 하부구조만 남아있는 무덤보다 대체로 그 규모가 큰 경우라고 한다. 상석이 남아있는 거대 지석묘의 하부구조를 보면 묘역도 넓지만 무덤구덩이도 많이 깊다. 당연히 묘의 규모는 권력과 상관이 있을 것이고..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토기와 석검, 석촉들이다. 이 지역의 가옥구조는 돌무덤의 형태는 청동기시대 유적이기는 하지만 청동기 시대를 대표할만한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은 그 시대 청동 자체가 귀한 재료라서 파손되거나 못쓰게 되는 경우 다른 것으로 재활용하여 사용했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이번 유적에서 발굴된 대부분의 일상도구들은 앞선 신석기시대와 마찬가지로 주로 토기, 석기, 골가기, 목재등으로 만들어진 용품들이었다고..
이렇게 발굴된 유적들은 택지조성을 위하여 자리를 옮길 수 밖에 없어서, 유적전시관 뒷뜰에다 '유적공원'을 조성하여 그 형태를 그대로 복원해 두었다. 전시관 내부를 관람한 후, 유적공원으로 나가본다.
지석묘 유적공원을 상징하기 위하여 돌을 쌓아올린듯한 조각작품으로 안내판을 대신한다.
'돌널무덤군'으로 조성된 유적공원 모습, 낮은 회양목으로 둘러쳐진 곳들이 모두 하나의 '돌널무덤'자리
이 유적공원에 복원되어 있는 묘역은 A단지의 유적이다.
B단지는 원래 발굴된 장소에 그대로 조성되어 있어서 그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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