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건너자 모두가 적이 되었다'
..........
과연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인가..??
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을 전달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났는가..??
오늘날에 와서 나에게는 왜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영화들이 많은지..
출연 하정우, 김윤석, 조성하
정보 스릴러, 한국, 156분 2010-12-22
우선 개봉전부터 포스트 컷에 담겨있는 하정우의 깊게 골진 주름과 거칠고 메마른 표정 그리고 김윤석의 부스스하고
야생적인 카리스마는 기름진 삶에 중독되어 있는 나에게 뭔가 새로운 볼거리나 생각거리를 제공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잔뜩 심어주었다
뭔가 쉬운 영화는 아닐것이라는 짐작은 하였으나..
보는내내 이렇게 마음이 버겁고 힘든 영화는 또 처음이다.. 보는 내내 누군가가 내 심장을 주먹으로 내리친 것처럼
멍멍하게 쥐어짜듯 아프다. 누군가의 노래가사처럼 마치 내 가슴은 '총 맞은 것처럼..'그렇게 멍멍하다
도입부분에서부터 이유도 없이 두드려맞고, 뺏기고, 숨가쁘고..주인공의 삶을 따라다니다보니 숨쉬는 것 조차 힘들다.
전개부분에서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끊임없이 두리번거려야하고, 도망쳐야하고, 쫓겨야하고..
주인공 구남(하정우 분)의 시선과 호흡을 함께 따라다니다보니 그의 삶만큼이나 영화보는 것이 힘들고 무겁다.
그렇게 힘겹게 보고나면, 마지막은 가볍게 그 무거움을 내려주는 배려정도는 있어야 하건만,
나홍진 감독은 그런 친절같은 것은 애시당초 베풀마음이 없어 보인다.
개병든 광기어린 세상에서 미친개처럼 서로 물어뜯고 뜯기고, 죽이고 죽임을 당하면서..
그래서 살아서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남아있는 나의 모습은..
삐쩍 마른 꼬라지로 잠들듯이 죽어가는 주검뿐이다.
잔인하고.. 짜증나고..싫다
나는 영화를 봤다고 해서 다 리뷰를 쓰지는 않지만, 쓰는 경우에도 두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보자마자 바로 작성하는 경우와 다른 하나는 보고난 후 며칠 정리를 한 후 기록을 하는 경우인데,
이번 '황해'는 후자에 속한다. 이런 경우는 혼자 내적으로 영화의 내용을 숙성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황해를 본 직후에는 도대체, 사건의 개연성과 주요인물들간의 관계가 그려지지 않아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로
며칠 고민하였다. 영화를 한번 더 봐야하나.. 이 잔인한 영화를..? 다른이들은 어떻게 봤을까..다 이해했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나처럼 이해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스토리 구도나 인물구도를 모호하게 처리한 것은 애초에 감독이 의도한 바도 있는 듯 하니..
나 혼자 헤멘것 같지는 않다.
영화내내 가장 불편했던 것이 불분명한 사건의 개연성이다.
원래 청부살인이야 이유도 모르고 저지르는 것이니..
구남(하 정우 분)의 살인 동기는 '돈'이라는 명분만으로도 이해가 충분하다치고..
그러나, 그가 임무를 수행하기도 전에 나타난 또 다른 살인자들은 누구인가??
저들은 왜 그의 표적인 김승현을 눈 앞에서 가로채는 것인가..
죽은 자 김승현, 그는 무슨 업보가 그리 많길래 그래 험하게..여러사람들의 표적이 되어서 갈갈이 찢어져야 했을까..?
그리고 왜 하필이면,
자신이 늘 그림자처럼 믿고 옆에 끼고 다니던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그처럼 잔인하게 살해되어야 했을까..?
나중에 김승현 그와 친구이면서 동업자인 김태원 사장(조성하 분)이 그의 살인을 사주하는 것으로 나오긴 하지만..
한참동안 난, 그는 왜 또 친구를 죽여야 했으며..
'친구에게 왜 그랬는지..?' 묻는 그의 내연의 여자를 바라보는 말없는 눈길이 왜 그렇게 분노감과 살기어린 눈빛으로
이글거렸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가 버스 터미널에서 면가의 도끼에 찍혀 죽어갈 때, 마지막으로 입속에서 우물거리던 말은 또 무엇이었을까..?
면가야 뭐..개 도살군에다 기본적으로 돈만 아는 살인청부업자이니 캐릭터상 잔인성은 이해가 간다하더라도..
김태원은 왜 면가를 죽이려하다가..제 발등 제가 찍는 결과를 얻게 되었을까..?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김태원과 면가는 서로간에 하등 아는 사이가 아닌데..왜 그를 죽여야 했을까..?
정말, 씬과 씬으로 연결된 영화에서 스토리 텔링을 기대하는 내가 구시대적인가..??
도대체 택도 없는 영화인 것을..
내가 하정우와 김윤석에게 너무 낚인 거 아닌가..하는 배신감이 물씬 물씬 솟아오른다.
그러던 중,
영화에 대한 안목이 나보다 훨씬 높은 내 옆방의 동료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사건의 전말이 다소 눈에 들어온다.
(이후 스포일러 작렬.. 알아서 스크롤 조절하시길..)
구남(하 정우 분)은 돈 때문에 매일 지어터지며 사는 지긋지긋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별 선택의 여지없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게다가 한국에 가게되면 6개월 동안 소식도 없는 아내의 소식도
들을 수 있을 지도 모르니..
철저한 준비끝에 성공적인 미션을 수행하려는 날, 하필이면 자신의 목표물이 자기 눈앞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서
살해 당한다. 그 살해자는 목표물 김승현이 늘 그림자처럼 거느리고 다니던 그의 운전수이다.
그는 김승현의 동업자인 김태원(조성하 분)이 사주한 사람이다. 구남이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하여 그 자리에 갔을 뿐,
살인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구남이에게 현장을 들킨 김태원은 그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려 한다.
구남의 꼬인 인생은 풀려고 하면 더 꼬인다. 어차피 밀항으로 들어왔으므로 자신의 입장을 해명도 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에서 구남의 존재는 있어서는 안되는 존재이므로 그저 그는 숨고 쫓길 수 밖에 없다.
연변에서 나올 때 약속했던 귀향날짜만 기다리지만, 정작 승선 약속 장소에 찾아가니..그 장소는 이미 헐리고 없는
실재하지 않는 장소이다. 그는 처음부터 버림받았던 것이다.
면가는 왜 애시당초부터 구남의 귀향길을 막은 것인가.. 단지 청부대행료 6만원을 가로채기 위하여..?? 잔인한 놈..
구남이 쫒기고 쫒기는 동안, 김태원은 김구남의 루트가 면가이고, 면가는 한국의 모 은행과장의 사주를 받아서
국내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내면서 자신의 신복에게 연변에 있는 면가를 죽이라고 지령을 내리고..
(사실 이 부분은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왜 김태원이 면가를 죽여야 했는지..)
눈치챈 면가가 역공을 취하며 살아남아서, 김태원에게 복수를 하러 한국에 들어 오면서 영화는 누구와 누구간의
싸움인지..왜 그렇게 잔인하게 치고 받으며 싸워야 하는지 알 수 없을만큼 얽히고 섥히게 된다.
면가는 처음에는 구남이의 밀항을 차단하여 그를 김태원에게 넘겨주는 조건으로 3천만원을 요구하지만
쪼잔한 김태원이 그 약속을 어기고 그를 몰래 해하려하자, 면가의 잔인한 도끼날에 생명을 잃게 된다.
이 때, 김태원의 우물거림을 자세히 들으면 그가 김승현을 죽이라고 사주한 이유가 나온다.
즉, 김승현이 김태원의 내연녀를 건드린 것에 대한 복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비린내나는 대 참사극의 이유가
단지 내연녀의 간통이라니..쩝..
그리고 그가 죽기직전에 면가가 어떤 루트를 통하여 김승현 살인 청부를 맡게 되었는지도 그 즈음에 다 드러난다.
완전히 엉뚱한 곳에서 전혀 관객들이 예측치도 못한 제 3의 세계에서 살인 동기가 나온다.
모 은행 과장이 그의 내연녀의 남편을 죽여달라고 청부업자를 산 것이 대행료가 싼 조선족 면가에게까지 오게 되었고,
거기에 구남이 꼬이게 되었던 것이다.
영화 참 드럽다...
결국, 혈연 낭자하고 피비린내는 이 도끼 참사극의 동기가 고작 두 내연녀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니..참 세상 고약하다.
그렇게 인간의 생명을 걸고 지키고 싶은 여자라면 이혼을 하고 정혼을 하든지..
이것이 우리 삶의 최선인가..
참 억지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폭력적 형태를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들은 크고 잔인한데..
내면적 동기를 살펴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결과라는..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정말 미친 개병도는 세상에나 적합한 인물들이다.
김승현은 교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무인가 안마 시술소를 7개나 운영하는 이중적 얼굴을 가진 비윤리적 인물이고..
주일이면 가족과 함께 교회에서 참회기도를 하면서 집 밖에서는 살인을 사주할 만큼 잔인하고 이중적인 생활을 하는
김태원도 정상은 아니다.
면가는 처음부터 인간이 아니고..
김태원까지 살육을 마친 면가는 아무 이득도 얻은 것도 없이 또 다시 김구남을 쫓는다. 그것은 단순히 김구남이
임무를 수행하고 왔을 때 지불하기로 약속한 6만원을 지불하지 않기 위한 이유뿐이다.
약속한 잔금 6만원을 탈취하기 위하여 한 개인의 삶을 그렇게 무참하게 짓밟는 것이라면 이건 정말 비인간적인 것이다.
영화상의 캐릭터는 감독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면가의 역할을 연기하는 김윤석이야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최소한 감독은 자신이 만드는 캐릭터가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인물창조를 할 책임은 있다.
그런면에서, 돈 6만원때문에 한 개인의 삶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짓밟는 인물을 창조한 나 홍진 감독은
이해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나마 감독에게 변명거리가 있어서..
이 영화는 스토리보다는 극 사실적 표현에 포인트를 둔 영화라고 주장할려면, 아주 끝까지 잔인하게 가버리든지..
그 미친 개들 사이에서 이리 뜯기고 저리 뜯기면서도 구남을 끝까지 살려놓더니
마지막에 그렇게 허무하게 죽이는 이유는 뭔데..??
혹시, 황해라는 타이틀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나..
구남의 삶을 그의 삶만큼이나 혼탁하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칙칙한 황해와 같은 것이었다고 주장하기 위하여..?
아~개운치 못하다..
'어쩌다 reading > 영화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덕적 명령을 초월하는 덕목, 본래성을 말하는 "I am Love" (0) | 2011.01.30 |
---|---|
바흐 이전의 침묵 (0) | 2011.01.19 |
가슴뻐근한 감동 드라마, '더 콘서트 ' (0) | 2010.11.28 |
식민지 시대에 대한 진한 향수, '인도차이나' (0) | 2010.09.03 |
하하하... (0) | 2010.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