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영화읽기

완벽주의의 자기 파괴성을 그리는 '블랙 스완(Black Swan)

노코미스 2011. 3. 28. 15:35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나탈리 포트만, 밀라 쿠니스, 뱅상 카셀, 바바라 허쉬, 위노라 라이더        개봉: 2011-02-24

 

 

 

 

볼까?

말까?

이럴때 다른 사람들의 비평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

 

난, 언제나 비평이 양분되는 영화를 좋아하는 듯하다.

'블랙 스완'이 그랬다.

 

어떤 이는 완성도가 퍼펙트한 영화이다. 어떤이는 너무 지저분해서 보다가 중간에 뛰쳐 나왔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의견이 이렇게 양분화되어 있는가..?

이런경우에는 내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전체적인 영화의 내용은 어째보면 간단하다.  

전직 삼류 발레리나였던 어머니에 의해서 언제부터인지도 모르는 때부터 그냥 발레리나로 키워져오면서

어리고 여리고 고운면만 강화되어왔던 강박적인 작은 소녀 '니나'가 

'선과 악'을 대표하는 1인 2역을 해야하는 타이틀 롤을 맡게되면서 겪게 되는 무거운 심리적 압박감과

대중이 원하는 완벽한 발레리나가 되기위하여 기존의 자신을 깨고 새로운 흑조로 변신해가는 심리적 과정을 그린 영화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상당히 무겁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의 화신 '오띨'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은 두려움, 질투, 마약, 변태적 섹스 등의 자기파괴적 정서와 맞물려 있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착시와 환시, 자기 부정 등 정체성 혼란은 필수적이다.

 

니나의 이런 내면의 변화과정을 대런 감독은 아주 잔인하고 난폭한 심리적 스릴러극 형식으로 전개해 감으로서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개인의 내면을 객체화하여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도록 전개하고 있다.

 

                                                                                                   

 

니나의 이런 무섭고 자기 파괴적 변신과정은 어쩌면, 대부분의 완벽한 예술가들이 거치게 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완벽하고 훌륭한 퍼포먼스는

심리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수없이 찌르고 죽이고 해서 얻어낸 성취가 아닐런지..

 

 

 

이런 보편적인 내용을 대런 감독은 8년이나 준비했다고 했다.

 

영화 곳곳에 8년이라는 시간이 녹아있다.

영화는 장면장면이 모두 완벽하다.

배경도, 동작도, 그 이면의 심리도..모두가..한 치의 여백도, 허점도 없다.

숨쉴 여백조차 없다.

그래서..내내 숨도 제대로 못쉬고 몰입한다.

 

 게다가, 완벽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무거움까지 가중시킨다.

완벽에 대한 압박감은 잔인하리만큼 무겁다. 누구에게나.

즉, 보여주는 사람에게나, 보는 사람에게나..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을 죽여가면서까지 완성해낸 한 발레리나의 '완벽성'에..

 

 

이 외에는, 이 영화에 대해서는 그닥 할 말이 많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스토리 중심이라기 보다는 감정적으로 몰입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영화이므로..

말보다는 보고 느끼는 것이 더 옳을 듯...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막바지로 가면서 보여지는 주인공 나탈리 포트만의 뼈만 남은 앙상하게 야윈 어깨와 파리한 다리를 보면서

그녀 역시 이 역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얼마나 피눈물나는 수련과 자기 파괴과정을 거쳤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영화속 '백조의 호수' 타이틀 롤인 '니나'의 변화과정은

'블랙 스완'의 타이틀 롤인 '나탈리 포트만'의 변화과정과 완벽한 병행과정이 아니었을까..라는. 

 

 

 

 

추가로, 니나의 가능성을 보고 그녀의 틀을 깨는 예술감독 토마스 리로이 역할로 나오는 뱅상 카셀은

모니카 벨루치의 남편으로 은근~  매력있었다는..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