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1-11 사천성

중국 사천성 여행 후기 6탄: 황룡가는 길

노코미스 2011. 11. 20. 22:37

 

구채구들 관광 이틀째는 황룽을 거쳐서 다시 성도로 들어가는 일정입니다. 새벽 4시 30분 모닝콜, 5시 30분 출발입니다.

당연 아침 못 먹습니다. 도시락 준비한다했습니다. 차에 타니 조그만 도시락 만한 플라스틱 박스하나씩을 분배합니다.

반찬통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달랑 그거하나만 줍니다. 열어보니 달랑 호두과자만한 빵 3조각..

그것도 오늘은 많답니다ㅠ.ㅠ

 

중국사람들 밥상은 엄청 거하게 내더만..도시락에는 왜 이리 인색한가요~?

 

이렇게 찍어놓고 보니 커 보여서 짐작이 안 되겠지만,

실제 크기는 딱 호두과자 사이즈보다 쬐금 더 큰 사이즈입니다.

게다가 만져보니 촉감이..ㅠㅠ 딱딱합니다. 게다가 따뜻한 차라도 한 잔 줄까 했더니..이것이 다 랍니다.

서글프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웃습니다. 웃어야지요~

이것이 여행인게지..하고는 말예요~

 

 

 

누군가가 눈물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있느냐~ 하셨죠?

여러분은 방금 눈 떠구서 메마른 목에 그것도 날씨마저 영하로 내려간 새벽에 저렇게 딱딱하게 식어빠진 빵조각을

물한방울없이 침으로 녹여서 먹어본 적이 있습니까? 난, 있습니다흑..

 

생각하면 서글프기 짝이 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것은, 먹을 수록 그리고 씹을 수록 이것이 은근히 중독성있는 맛이더란거죠~

결국, 한개 남기고 다 먹었습니다 헤~

 

 

 

11월 초에..

사천성이 아열대 지역이라고는 하나 이곳의 해발고지가 워낙 높은 까닭에 성도와는 기온차이가 많이 납니다.

 

황룽지역은 11월이면 비수기로 접어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 비수기가 조금 늦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우리 일행이 마지막 관광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답니다.

전전날 성도에서 구채구 넘어오는 날도 밤에 눈발이 휘날려서..가이드가 오늘 날씨  걱정을 많이하더군요~

 

기사는 이쪽에 눈이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러우니 포기하자..하는데, 그래도 자기가 우겨서 가는데까진 가는데 혹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라도

여러분이 이해를 해달라는 둥..미리 쉴드를 많이 치더군요~

 

 

걱정했던대로 새벽길은 눈보다는 눈이 내려서 얼어서 빙판이 되어있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새벽녁에는 어쨋건 조심스럽게 천천히 움직입니다.

 

 

일출이 올라오기 직전의 고산지대에는 안개가 자욱합니다. 어떤 구간에서는 한치앞이 안보입니다.

 

그래도, 함께 간 우리의 인솔자인 젊은 친구 왈, "한국사람한테 안된다는 말은 없다. 일단 들이대고 본다"는 말은 참으로 

믿음직스럽게 들렸습니다 ㅎㅎ

그래서,  우리는 일단 고고~합니다ㅎㅎ

 

 

 

위험한 구간을 지나고 햇살이 살살 퍼지기 시작하니,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우리에게로 다가옵니다.

바로 고산증입니다.

 

황룽은 해발 3,700m가 넘은 고지대까지 올라가야 해서 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고산증이 올 수 있답니다.

그러면서 저 산소통을 사라네요~

 

3원짜리와 5원짜리가 있는데,

3원짜리는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용기를 재활용한 것이고, 5원짜리는 새통에 주입한 거랍니다.

이 사람들 상술 참 좋습니다.  설령 똑 같은 거라해도 그 말 듣고 누가 3원짜리 사겠습니까, 5원짜리 사지요~

 

 

 

저도 하나 사서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지금이야..그야말로 반은 설마, 반은 혹시..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것입니다만..

 

 

 

점점 아침 햇살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설산들이 우리앞에 펼쳐집니다.

 

 

 

구채구에서 황룽가는 길은 4,700여미터 꼭대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1,000여 미터를 내려가는 길로 되어있습니다.

그 길은 이리 꼬불꼬불로 되어 있습니다.

 

 

 

어느덧, 황룽 케이블카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우리팀은 터미널이 오픈하자마자 제 일착으로 산에 오릅니다.

 

 

몇 천 미터를 단박에 올라왔습니다. 터미널에서 빠져나오니 우리의 목적지인 '오채지'는 한시간 넘게 더 걸어가야 한답니다.

이 그림에서 보면 '오채지'는 민산 주봉인 설보정 옥추봉 아래에 길게 누워있는 계곡의 가장 꼭대기 지점에 있습니다.

 

골짜기의 길이는 약 7.5키로이고, 넓이는 약 1.5키로, 평균 해발 3550m정도 된답니다.

이 계곡을 '황룽'이라고 하는 것은 하늘에서 봤을 때 이 계곡이 길게 누워있는 모습이 마치 황룡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왜냐면, 이 계곡의 물에는 유황성분이 녹아있어서 채지바닥이 누렇게 물들어 있거든요~

 

이 황룡관광구는 1992년 세계자연유산에 등록이 되었답니다.

 

 

이 곳에서 이런 전나무 숲길을 따라 걷습니다. 전날밤, 눈이 제법 많이 왔나봅니다.

공익요원들이 바닥이 얼지 않도록 계속해서 비질을 해 줍니다.

중국, 서비스 정신 상당히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한 20분 걸어가니, '민산 설보정 옥추봉'에서 흘러내리는 황룽골짜기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옥추봉은 마치 스위스 인터라켄의 아이거연봉같은 느낌이 듭니다.

일단, 인증샷 하나 날리고..

 

이곳에서 여유부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앞으로 또 한 3~40분 더 가야죠, 아마~

 

 

 

 

또 이런 오솔길을 걷습니다. 공기는 상당히 상쾌합니다만,

저는 서서히 숨이 차고, 두통이 오기 시작합니다.

네~

 그 전설속의 고산증이라는 증세같습니다.

 

산소통을 계속 흡입하면서 움직이지만, 효과가 있는것인지 없는 것인지는 제대로 파악할 틈도 없이

맹신적으로 그것에 의존할 뿐입니다. 

지금으로서는 효과가 없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나마 그것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갈 뿐입니다 흑..

 

 

이 길에서 고산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드러 있나 봅니다. 가는 길에 보니 이런 캠프가 하나씩 있습니다.

즉, 산소를 공급하는 기지입니다.

 

코에 끼우는 파이프값 1원만 지불하면 큰 산소통 하나만큼 흡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범삼아 해 봤는데..그것 역시 효과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는..

 

 

 

우리팀에서는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고..

젊은 우리의 인솔자가 많이 힘들어했던 거 같습니다. 그 친구는 신체도 건강한데, 힘들어하더군요

고산증은 체력과는 무관한 것 같습니다.

 

 

 

한 손으로는 산소통을 연신 흡입해가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는

발걸음을 뗄때마다 달라지는 눈앞의 풍경을 한 장면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찍어댑니다.

 

 

순간순간이 아름다워서 어느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질 않은 것입니다.

 

 

어지럽다고, 머리 아프다고..

다른 사람들보다 한참 뒤늦은 채로 일행들의 걱정을 사면서도 찍을 거 다 찍고 가니..

그이들 눈에는 제가 꾀병처럼 보일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ㅠㅠ

 

 

그렇지만, 제 입장에서 보면 지금은 제 정신이 아니어서 이 풍경을 오롯이 즐기기는 어렵고 

나중에라도 이 시간을 추억하기 위해서는 사진이라도 죽기살기로 찍어야 합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어떻게 무시하고 그냥 지나칠 수 있겠습니까..

어차피 빨리 걸을 수는 없습니다. 고산증에 빠른 걸음은 치명적입니다.

천천히 걸으니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참내~, 나로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아이러니입니다.ㅠㅠ

 

 

가이드와 인솔자가 중간에서 기다렸다가 이제 다왔다고 격려해 줍니다.

이 계단만 올라가면 도교사원인 '황룽고사'가 나오고, 그 뒤편으로 우리의 최고 목적지인 '오채지'가 있습니다.

 

 

나무계단을 올라가니 그곳에 '황룽고사'가 설산아래 얌전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재 이 위치가 3,868m 고지입니다. 머리가 마이~ 아픕니다.

화장실 갔다가 완전 쓰러질뻔 했습니다.

 

 

 

황룽고사 출입문입니다. 거대한 황룡 한마리가 두개의 문짝에 의해서 나뉘어져 있습니다.

 

 

내국의 관광객들이 많이 드나듭니다.

 

 

기도도 열심히 하고..

좌대에 앉아 있는 분은 부처님이 아닌 신선이십니다. 전설속의 인물 중 한 사람이라는데..'황룡진인'이라던가..??

 

 

'대보명계'?

 

 

사당안의 '황룡진인'의 시선이 닿는 곳을 따라 가 봅니다.

앞뒤로 하얀 설산에 묻힌 이 자리가 참 멋집니다. 과연 신선이 살만한 곳입니다.

 

이 절의 오른편으로 돌아올라가면

우리의 최고 목적지인 오채지가 나옵니다. 다른 이들은 벌써 보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나도 빨리 올라가봐야 합니다. 헥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