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영남 기행

무척 오랜만에 찾은 무척산..

노코미스 2011. 11. 25. 23:39

 

10월의 기록을 이제야...

 

 

어쩌면 여름색을 느낄 마지막 사진이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부터 부쩍 추워진다하니..

비바람 불고 기온 떨어지고 나면 나뭇잎도 가을색이 짙어지지 않을까..

 

지난 주에 올랐던 무척산의 초가을 모습

아직은 여름빛이 남아있을 즈음..

 

모은암 입구까지는 매력없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이어지더니

모은암 입구에서부터는 이런 매력적인 오솔길로 이어진다.

 

 

모은암에서 나와 700m고지에 있는 천지까지 올라가야하나 마나..고민하고 있을 즈음

앞서가는 여인 열심히 돌계단을 오른다.

 

 

그녀의 뒷모습에 이끌려(반해서가 아니라, 그냥 앞사람이 가니..ㅎ) 나도 아무생각없이 돌계단을 밟고 있다.

 

 

산은 산행하기에 참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키가 크고 잎이 넓은 낙엽수들이 많아서 햇살이 좋은 날 천연 햇빛 가리게 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산색도 좋다.

 

조금 올라가니 이런 재미있는 볼거리들도 있다.

지역의 암벽타기 동호회 사람들인지.. 암벽타기 훈련을 하고 있다.

 

 

여성회원도 있다. 가만히 지켜보니, 왠만한 남성회원보다 더 용감하다.

금방 바위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혹 이 날 이곳에 계셨던 분이 이 사진을 보시고 사진이 필요하시면 기록 남겨주세요. 파일 보내드릴께요~)

 

암벽타기 훈련을 한참 구경하다 다시 길을 따라 오른다.

산에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포인트가 따로 있다.

이 곳 역시 그런 곳이다. 사람들이 서서 맞은 편 산을 향하고 있다.

 

나도 잠시 멈추어 서서 맞은편 산을 건너다본다. 거대 암벽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다.

무척산은 바위산이다. 그리고 이름붙은 기암이 많다.

앞에서 암벽훈련을 하던 바위도 유명한 바위이다. '큰선바위' 또는 '하늘벽 바위'라고 불린단다.

 

이쯤만 해도 사실상 많이 올라 온 지점인데도

정상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옆사람에게 묻는다. '천지'가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웃으며, 조금만 더 가면 된단다.

 

 

산에서는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다. 특히나 거리를 물을 때에는..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말해주는 사람의 진심을 믿으면서

다시 몸을 움직인다.

 

 

산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쉬며 놀며 올라간다

 

 

잠시 올라가니 사람들이 길가에 서서 하늘을 향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무척산의 명물 중 하나라고 하는 '연리지'를 보고 있었다.

 

 

여행을 다녀보면 가끔 연리지를 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처음 보는 것 같고,

또한 소나무 연리지 역시 처음이다.

 

작은 가지 하나가 양쪽 가지에 걸쳐져 있는데 어느쪽에서 뻗어나온 가지인지 알수가 없다.

신기하긴 하다.

 

 

 

 

또 조금 올라가니 바위굴 같은 것이 있어서 봤더니

굴이아니라 바위 터널 같은 것이었다. 바위가 굴러떨어져 내리면서 게이트형식의 터널을 만들고 있다.

위에는 '하늘로 통하는 북문'이라 했던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무척산에는 기암들이 많다

이 바위는 '행운의 바위'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멋진 바위이다.

 

 

행운의 바위를 지나서 가쁜 숨을 내쉬며 좀 더 올라가니 사람들의 발길이 오른편으로 드나들어서 보니,

작은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이 역시 무척산의 한 포인트가 되는 '폭포'이다. 이 폭포는 무명인 듯하다. 이름을 확인하진 못했다.

 

 

중도 하산을 수도 없이 갈등하면서도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이런 포인트 지점들에 꼬여서 결국은 하산하지 못하고 목적지까지 올라갈 수가 있었다.

 

실제 확인하는 순간 실망을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 곳에 그것이 있더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부득부득 힘든 길을 오른다

 

 

밀양과 삼랑진 들녘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포인트

이 곳에 이르게 되면 거의 정상에 다 왔다라고 보면 된다

 

 

내 어릴 때 방학만 되면 경전선 기차를 타고 고향을 갔다

그 과정에 삼랑진은 내 기억의 한 언저리에 늘 자리잡고 있는 추억속의 지명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그 곳이 어디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근데 오늘에서야 삼랑진이 행정적으로는 밀양시에 해당되고

지리적으로는 바로 김해에 인접해 있음을 알게 된다. 약간은 감개 무량해지면서 반가운 마음에 줌~한번 땡겨본다.

 

 

잠시 쉬고는 2~3분 올라가니 나의 목적지일상 싶은 연못이 나타나고

주변은 억새와 구절초로 아름답게 장식을 하고 있다.

 

입구에 '무척산 천지 연못 유래'를 설명하는 입간판이 서 있는 걸 보니 나의 목적지가 맞다.

가락국의 땅이라 그런지

역시 유래는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과 관련이 있다.

 

 

초가을 햇살에 투명하게 비치는 물가의 코스모스도 아름답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2m 남은 정상을 오를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다가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만으로 결정한다.

 

 

 

연못 주변은 기온이 낮은 고지대라 그런지 가을꽃 구절초가 만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