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7. 토요일. 날씨: 바람은 강하지만 햇살은 따뜻한..
구례 산수유를 보러 갈까, 고창 선운사 동백을 보러갈까~
이런 저런 궁리를 혼자서 열심히 하다가
결국은 진해로 낙찰을 보았다.
오랜동안 인근도시에서 살아왔지만 진해라는 도시에 대해서 그동안 큰 관심이 없었을뿐만 아니라 잘 알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에야 진해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진해가 생각보다 아기자기하고
인근의 타도시에 비해서 오랜 역사와 시간의 흔적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라는 것을..
해서, 이번 주말에는
혼자서 고생하며 먼곳까지 가서 외로워하느니
가까운 진해의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더군다나 지금은 진해가 일년 중 가장 아름답다는 군항제 기간이 아닌가..
벚꽃과 함께하는 진해
그 아름다움 속으로 들어가본다.
군항제 행사는 진해의 구도심이라 할 수 있는 중원로타리를 중심므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군항제 행사가 4월 1일부터 10일까지 계획되어 있다.
정작 개막제 당일에는 벚꽃 보기가 힘들었으나
다행히 나들이하기 좋은 주말에는 이렇듯 꽃들이 잎새를 열어주니 얼마나 좋은가..
중원로타리변 복개천에는 '흑백'다방 주관으로 '흑백 사진전'도 진행중이고..
일제시대 이 주변의 흔적들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벚꽃과 어울어지는 모든 것은 다 아름답다.
중원로타리 부근의 구도심에는 아직 일제시대의 장옥들이 더러 남아있다.
최근 몇몇 뜻있는 진해 시민들 중 일부는
일제시대의 지어진 건축물들을 보존하여 진해의 근대사를 확인하는 역사적 자료로 삼자는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어찌보면 낡아빠진 적산가옥들이 진해를 쇠퇴해가는 구도시로 보이게 할 수도 있겠으나
역발상으로 보면 오히려 그것이 진해를 진해답게 하는 문화유산임을 사람들은 깨달아가고 있다.
낡고 오래된 국수집위로 벚꽃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까페 올드'는 일본 가옥 장옥을 원래 모습으로 복원하여 오픈한 커피숍이다. 마치 근대기 어느 길가 모퉁이 가비점에 와 있는 느낌이다.
집이 예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거의 한번씩은 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본다.
커피맛은 어떨까~? 담에..
요렇게 작고 단아한 샵들이 진해를 다른 도시와 차별화한다.
창을 통해 전달되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이지 않는가.
'흑백'
1940년에 지어져서 1952년에 문을 연 '칼멘'이라는 고전음악다방을 1955년에 서양화가 고 유택렬 화백이 인수하여
기쁜소식을 많이 전해주는 까치를 상징하는 '흑백다방'으로 개명하여 2008년까지 운영한 음악다방이다.
이 다방이 유명한 이유는
당시 예술적 공간이라곤 없었던 시절에 미술전시회, 연주회, 시낭송회, 연극공연 등 진해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 오던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러하고..
현재 역시 유화백의 딸이 이 공간을 시민문화공간으로 개방하여
주말에는 음악감상회와 연주회를 제공하면서 그 존재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영화 '화차'에 등장하면서 더더욱 유명세를 더하게 되었다.
2층에는 유택렬화백의 작품전시회를 알리고 있는데..
유택렬 화백은 진해를 대표하는 비구상 서양화가로써
주로 고인돌, 부적, 단청, 떡살, 민화 등 우리고유의 재제를 사용함으로서
한국의영혼과 사상이라는 화단의 평가를 받는 분이란다.
나도 하나씩 알아가는 중이다
작품은 담 기회로..
'구 진해 우체국'
1912년에 지어진 단층 건물의 진해 우체국인데 건물이 이국적이다.
안내글을 읽어보니 러시아풍의 건물이란다.
근대기 일본건축이 서양의 영향을 받은 흔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아픈 시대였고 아픈 기억이긴 하지만..
문화가 진행되는 과정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보존도 괜찮다.
이 건물도 진해에서 오래된 건물 중에 속한다.
독특하게 6각형의 정자같은 누각형태로 지어진 이 건물은 1938년 처음 지어질 때는 당시 진해 신시가지의
상징성을 높이기 위한 랜드마크로서 지어졌다고 하건만 지금은 대중식당으로 이용되고 있다.
아뭏든
당시에는 건물마다 나름 멋을 담았었다.
하나, 최근에 지어진 모든 건물들은 하나같이 네모모양이다. 긴네모, 넓은네모, 작은네모, 큰네모 등..
나의 시선은 진해라고하는 공간에 머물렀다가..
근대기라고 하는 시간에 머물렀다가..
다시 이 도시를 혼자 감싸고 있는 벚꽃으로 향한다.
벚꽃이 도시를 모두 감싸고 있다
흰도시, 빨강도시..
까망도시, 파랑도시도..
빵집안에도 벚꽃이 가득 들어와 있다.
매화가 우리의 전통사찰건축과 묘하게 잘 어울리듯,
벚꽃은 일본의 장옥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저 여인네들 머리위로 벚꽃잎 한두점 정도 떨어져 줘도 좋으련만..
이 연인들은 이 날,
이 길을 평생 잊지 못하겠지..? 혹여 둘이 따로 되더라도 말이쥐..
좋다.
♡ 진해가 아름다운 도시라는 걸 알게해준 나의 지인(just friend가 아닌 my special friend)께 오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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