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행사로 인해 주말 오후도 반납한 채 출근을 하였다.
교육장에서 첫 강의 한 꼭지 마치고 사무실로 이동하는 길에 만난 벚꽃길..
한 쪽 옆으로는 비록 공사를 하느라 번잡하기는 하지만
주말 오후 한적한 벚꽃길이 주는 봄날의 정취를 모두 앗아가지는 못한다.
봄만 되면 나는 늘 이 길에 매료당한다.
벚꽃이 한창 피어날 때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꽃잎을 떨어뜨려서 길가에 내려앉았을 때 나는 더 환장한다.
게다가,
햇살에 반사되어 아른거리며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시간만큼은 마치 아련한 꿈속을 헤메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메달린 꽃잎이 얼마남지 않았다..
이렇게 봄날은 가고 있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나무다리도 서서히 퇴색되어가면서 시간의 옷을 한겹한겹 걸쳐가고 있고..
중앙 도서관 옆의 봄도 아름답다.
알고보면 우리대학 캠퍼스도 어느곳 못지않게 아름답건만..
우리는 늘 가까이있는 것보다는 먼 곳을 더 그리워하는 인간의 성향상 가까이 있는 아름다움을 잘 발견하지 못하곤 한다.
그나마 봄날이 가는 뒷모습이라도 잡을 수 있었으니 다행 아닌가..
토요일 오후의 캠퍼스는 상당히 고즈녁하다.
열공하다가 잠시 쉬러 나온 젊은 친구들의 풋풋한 모습이 봄 풍경과 잘 어울린다.
멋없는 사각진 건물도 아름드리 벚꽃이 품어주니 나름 정취있고..
연분홍 꽃잎이 떨어져 캠퍼스 곳곳을 하얗게 수놓고 있다
젊은 친구들의 존재만으로도 봄의 캠퍼스는 물이 오른다.
저 아이는 오늘 저 시간 저 자리에 있는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까..?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벚꽃 무리에 머물러 있는동안
화단 구석진 곳에서는 이미 라일락도 동백도 소리소문없이 피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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