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트리스 (2012)
Limitless
8.1
명목상으로는 작가라하지만 아직 첫줄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노숙자 삘의 에디 모라(브래들리 쿠퍼)..
대학 졸업후 10여년을 그렇게 제대로 된 글한 줄 쓰지 못한채
단칸방 월세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주인없는 시간만을 피해서 다니면서 인생우울하게 살고 있는 그였지만
그래도 착한 여친이 있어서 위로가 되었었는데 ..
오늘,
그 여친마저도 자신의 승진소식과 더불어 더 이상 그의 방에 오지 않겠노라며 방키를 내어 놓는다.
한 마디로 끝내자는 뜻이다.
이별의 통보를 듣고는 꿀꿀한 기분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아니 근데 저 앞에 오는 저 녀석은 또 누구인가..
하필 오늘 같이 기분 꿀꿀한 날
저런 거지같은 녀석을 또 만나다니..쓸쩍 피해갈려 했더니
녀석이 먼저 알아보고는 사람을 잡는다.
'어허이~,
한 10여년 만인데 어떻게 지내?
보니 딱 노숙자인데, 잘 지낼 것 같지는 않고..
오랜만에 만났는데 차나 한잔 하지~'하고 끌고 가더니
이상한 알약하나를 건네준다.
임상실험이 필요하대나 어쨌다나..
도대체 무슨약인지 가르쳐주지도 않고
죽지는 않으니 먹어보랜다.
게다가 작은 와이셔츠 단추만한 크기의 알 하나에 900,000원이나 하는 어마어마한 약이래는데..
과거 여친의 오빠라는 인간이
저렇게 강요하니 일단 받아둔다
찝찝한 기분으로 받기는 했지만
나중에 슬쩍 버리지 머~
근데 아무리 위험한 약일지라도 이거 하나 먹고 어찌 되겠어.
그냥 먹어보지 머~
그러고는 그냥 꿀꺽 삼켜버린다
원,
투,
쓰리,
..
딱 30초 정도 지나니
세상이 바뀐다.
눈앞의 세상이 환하게 신세계로 바뀐다.
마약인가..?
그건 아닌 거 같다.
내 머리속의 모든 뇌세포가 일제히 살아나더니 반딱반딱 ☆☆☆..
감각수용기관은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각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순식간에 빨아들이고
대뇌속의 모든 시냅스들이 일제히 일어나
정보들을 일사불난하게 실어나르고 분석하고 연합하고 종합한다.
이전에 보고 듣고 저장해두었던 잡다한 기억들이
새로운 자극들과 결합하여
유용한 정보체계로 거듭나고
내 입에서는 유창한 언어가 줄줄 쏟아져 나오고..
이런 신비의 알약이..
이걸 먹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내 삶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이 알약이다.
알약의 효과는 매직수준이다.
알약을 삼키고 나면 평소에는 20%밖에 활용되지 않던 나의 뇌가
완전 100%로 풀가동된다.
집중력과 이해력, 암기력, 판단력 등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학문의 구조와 세상의 패턴이 한 눈에 확~들어온다.
그렇게 머리를 쥐어짜도 나오지 않던 아이디어가 이 알약하나로 해결된다.
손과 머리가 일체가 되어 자기 스스로 글을 줄줄 써 나간다.
와~
이렇게 되면
책 한권 탈고하는 건 일도 아니고..
더 나아가서 돈 버는 것도 누워서 식은 죽 먹기이고..
더 더 나아가서는 대통령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일단 이 신비의 알약을 어떻게 하든 더 구해야 해~
그것만이 내가 살 길이야..
다시 옛 처남을 찾아가고..
우연한 사고 사건을 만나긴 하지만
운좋게도
알토란 같은 알약을 온전히 손에 넣게 된다.
하루에 한 알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무한대로 쓸 수 있다.
피아노도 하루만에
완전 어려운 수학공식도 며칠만에
생전 처음 듣는 외국어도 며칠만에
거의 빛의 속도로 모든 것을 학습해 버린다.
비록 과다복용시 급노화, 단기 치매, 두뇌손상, 돌연사 등 심한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이다.
어쨋거나 현재는
이 신비의 알약하나로 인생역전이 시작된다.
이별을 통보한 여친과의 사랑도 새로이 시작하고..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인기작가로서의 인생도 좋지만 그것가지고는 돈이 안돼~
주식, 경제의 흐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소소한 원고료로 시작한 주식투자로
통장에 돈이 몇 배로 쌓이기 시작한다.
신예 금융천재..
업계에 소문이 나면서
금융황제의 컨설턴트로 거듭나기도 한다.
그러나,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면 심심하기 짝이 없는 영화가 되어 버릴 걸~
사채빚을 써기 위하여 만났던 조폭놈이 이 약의 정체를 알았다.
그걸 나누어가지잔다.
그리고 몇몇 부류에서는 이 약의 효과를 본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더러 있다.
이 사람들이
에디가 이 약을 가지고 있음을 눈치채면서 찐드기처럼 들어붙는다.
그것을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 간에
쫓고 쫓기는 액션을 가미하면서 영화는 지루하지 않게 전개된다.
중간중간 저러다가 에디가 알약의 부작용으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긴장감을 유발시키기도 하나
끝은 해피 엔딩이다. 과다복용시 겪을 수 있는 부작용은
알약에 의해 개발된 무한 능력으로 보완된 새로운 알약으로 극복가능할 것이라는 메시지..
그렇게 끝내는 방식 또한 나는 마음에 들었다. 실제 그렇게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과학만능의 시대
인간의 복제품 생산도 가능한 시대에
뇌의 기능향상 정도야 조절이 불가능하겠는가..
인간이 사용하지 못하고 죽여버리는 능력을 무한 사용가능하게 만드는 알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영화의 아이디어가 나에게는 참 신선했다.
그와 더불어 또 다른 영화적 재미로는
뇌가 빛의 속도로 사고하는 이미지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한 기술도 놓칠수 없는 볼 거리였다.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주인공의 머리속으로 빨려들어는 듯 한 느낌. 멋졌다
게다가 약발을 받았을 때 빛나는 브래들리 쿠퍼의 지중해 앞바다보다 투명한 코발트빛 눈동자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미소지을때의 그 아름다운 표정은 또 어떻고..
또 다시 영화의 흥행에 있어 캐스팅의 중요성을 한번 더 실감하게 되고..
원래 액션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나인지라
별로 선택하고 싶지 않은 영화였으나
서울출장중에 KTX여행 3시간을 죽일수 있는 방법은 영화칸을 이용하는 방법뿐이었으므로
궁여지책으로 선택하였던 것이었지만
결과는 참 좋았던 영화이다.
가끔은 새로운 쟝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듯하다.
'어쩌다 reading > 영화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둑들의 논리로 가득찬 재미있는 놀이터, 그러나 독창성은 전혀 없는 '도둑(놈)들' (0) | 2012.08.14 |
---|---|
모성의 절망을 그린 것인가 아니면 여성속의 악마성을 그린 것인가 '안티 크라이스트' (0) | 2012.08.14 |
현실은 언제나 시시하지만 훗날의 누군가에게는 골든에이지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 (0) | 2012.07.22 |
'늙음'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다룬 영화 '은교' (0) | 2012.05.02 |
1%의 우정 99%의 감동~, '언터처블 1%의 우정' (0) | 2012.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