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월 1일(토) 오후 날씨:따끈따끈함
노트르담을 구경한 후, 걸어서 우리는 라틴지구로 갈 것이다.
가는 길에 '비포 더 선셋'에서 나왔던 두 주인공의 재회공간인 '셰익스피어&컴퍼니'를 들른다.
센강변에 도열해 있는 고문서 포차들..
우리나라도 한때는 고문서 또는 중고서적들을 취급하는 책방들이 있었으나
최근 인터넷문화와 물질문화가 풍부해지면서 하나둘 중고서적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거의 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러나 파리는 옛것에 대한 향수를 소중히 여긴다.
파리를 파리답게 해주는 거리의 까페..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나라의 거리까페와는 달리 파리의 까페에는
나이 지긋한 노년들이 그들 문화의 주류집단이다.
그렇게 그리웠던 '셰익스피어 & 컴퍼니'
생미셸가 입구에 위치해 있다.
2개의 도어가 있다. 아마도 이곳이 본점인듯하고 앞에서 본 오른쪽 도어는 확장공간인듯하다.
왼편에는 엔티크리언 북이라고 해 놓은 걸 보니 주로 고문서를 취급하는 것이고
오른쪽은 아마도 신간도서를 취급하는 모양이다.
주변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정말 엔티크하다.
그러나 내가 들어갔던 공간은 오른쪽 도어..
에단호크가 앉아서 사인을 해 주었던 장소가 아마도 사진중앙의 거울 아래쪽 테이블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혼자 짐작하고 머리속에 이미지로 그릴 뿐이다.
책은 뒷전이다.ㅎ
관광객은 하나라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바쁘지만
이들은 그저 이 로맨틱한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겠지..
짙은 주황색이 아름다운 글라디올로스로 장식한 셍미셀 가의 레스토랑을 지나서..
우리가 도착한 다음 목적지는 '소르본느 대학(Sorbonne)'
정문 앞 광장에
사회학을 정립한 '오귀스트 꽁트(1798~1857)'가 가로수에 가릴듯 말듯 서 있고..
그리고, 주변에 도열해 있는 서점들로 인해
아직은 죽지 않은 지성의 열기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가에서 서점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워졌다.
마치 교회처럼 서 있는 저 건물이 대학건물이란다.
내 어린날 소르본 대학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문대학에 세계지성의 산실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세기의 지성들이 이곳에서 후학을 양성하였고, 그들밑에서 많은 인재들이 양성되었다.
최초 소르본느 대학(universite de sorbonne)은 1253년에 루이 9세의 성당에 속하는 사제인 로베르 드 소르봉이
신학을 가르치기위해서 설립되었다. 당시의이름은 콜레주 드 소르본(College de Sorbonne)이었다.
그러다가 한동안 프랑스 명문대학의 산실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다가 현재는 파리시내의 대학이 모두 국립으로 평준화되었기 때문에
단순히 파리 4구 대학으로 불린다.
파리대학이 1968년에 해체됨으로서 지금은 소르본 대학이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 되었다.
따라서 소르본 대학은 단순히 대학이라기보다는 문화유산으로서 중요한 자산적 가치를 갖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 본교 학생이 아니면 출입을 금지한단다.
우리가 갔을 때는 방학이라 더더욱 정문은 철통같이 닫혀있었다.
피곤한 김에 입구 광장에 전을 펼치고 있는 이름모를 기부단체의 안마만 열심히 받고 일어났다.
셍 미셀가를 지나서 '뤽상부르 공원'으로 간다.
튈르리 공원이 관광객 중심의 공원이라면, 룩셈부르 공원은 파리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원이란다.
그럴 수 밖에 없겠다. 1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찾아오기가 쉽진 않겠다.
공원입구의 마로니에 나무들은 벌써 추색을 드리우고 있다.
조만간에 이 길위에는 구르몽의 '낙엽'이 울려퍼질 것이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19세기의 진정한 문화쿠거 '죠르쥬 상드'가 공원입구에서 관광객을 맞이해 주고..
숲길을 벗어나니 아담한 궁전이 나온다.
'뤽상부르 궁전'은 1630년 앙리 4세의 왕비 마리 드 메디치가 고국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양식으로 세운 궁전이란다.
현재는 상원의회의 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변은 파리시민들의 휴식처인 공원으로 제공되고 있다.
잔디밭의 파리지엥과 파리지엔들은 참으로 자유롭다.
그들속에 뻣뻣한 우리들은 어쩔 수 없는 이방인이었다.
잠시 쉬었다가 햇살이 나무그늘 속으로 숨을 즈음에 우리도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프랑스의 화단은 품종이 무질서해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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