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일)
3박 5일의 일정이라지만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은 3일이었다.
나머지 2일은 오고 가는데 소비된다.
시간만 여유있다면 좀 더 많은 도시를 여유를 가지고 살펴보아도 재미있는 지역일 것 같지만
짧으면 짧은대로 재미있는 여행지가 태국 북부지역이다.
어제 밤 늦은 시간(10시경)에 도착하여 나이트 바자에 나가서 바지 하나를 샀다.
치앙마이를 갔다면 누구나 하나쯤은 장만해줘야 하는 국민바지이다
그러잖아도 다음날 자전거 타기에는 가지고 간 바지들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현지 구입으로 무척 유용하게 활용하였다.
색감 좋고 스타일 좋고 다방면으로 왕 짱짱~~
이 바지가 너무 편해서 나중에 선데이마켓 돌다가 우리 직원들용 7개를 색색으로 사다가 선물했다.
그들도 아주 편하게 잘 입고 있다 한다.
아뭏든 의상 준비 완료되었고..
이번엔, 해자 주변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 가서 자전거 한대를 렌트한다. 반나절에 80밧을 준다.
그리고는 타패게이트 앞에 섰다.
출발하기전에는 뭐 반나절이나 걸리겠어?
돌다가 시간남으면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 구경이나 하지 머~~
그런 생각으로 출발한다. 루룰랄라~~♪♬
아유 레디?
아엠 레디, 렛츠고~~
첫날 랏차담넌 거리를 중심으로 움직였으니
오늘은 일단, 프라포까오 거리를 타고 창포악게이트 쪽으로 방향을 틀어본다.
아무곳이나 막 들어가본다.
옛스러운 것이 있으면 더 발길을 멈춘다.
이런 모양이 이 지역의 진짜 탑모양인지 모른다. 작은 벽돌조각으로 하나하나 쌓아올렸다.
이제는 낡아 허물어 내릴려 한다. 아마도 조만간에 보수에 들어갈 모양이다.
또 가다보니 시립 예술문화센터와 그 도로 건너편에 민속박물관이 있다.
시립예술문화 센터에 유명한 것이 '3왕동상(three kings monument)'이다.
삼국시대에 신라, 고구려, 백제가 있었듯이, 고대 태국 북부에도 3개 왕국을 중심으로 문화와 경제발전이 있었던 모양이다.
왼쪽부터 파야오 왕국의 음암므앙 왕, 란나왕국의 멩라이 왕, 쑤쿠타이 왕국의 람캄행 왕순이다.
이 동상에 얽힌 이야기는, 수쿠타이의 람캄행 왕이 파야오 왕국의 왕비에게 추파를 던져서 두 나라가 전쟁 즉발의 상활까지 치달았다고 한다.
(토로이전쟁이 일어난 상황과 비슷하다). 그 때 치앙마이의 맹라이 왕이 중간에서 중재를 하여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이를 계기로 평화협정까지
맺었다고 한다. 이 기념동상은 세왕이 머리를 맞대고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하여 의논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자신들의 도시를 '북방의 장미'라는 닉네임을 붙일만큼 아름다운 도시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해 준것도 이 세 왕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고맙게 생각한다.
고대 타이랜드 북부 지역의 구도이다.
보라색 지역이 치앙마이를 중심으로 한 란나왕국, 그 옆에 황색의 긴 왕국이 수쿠타이 왕국, 그 둘 사이에 조그맣게 끼여 있는
회색의 작은 국가가 파야오 왕국이다.
...
이곳을 본 후, '왓 치앙만'을 의무방어하러 가야한다(앞 포스터).
'왓 치앙만'이 치앙마이 최초사원이라는데 그것을 보지 않으면
지금까지 보아았던 사원 탐방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오전시간은 '왓 치앙만'에 헌납한 후
다시 무법자처럼 거리로 나선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느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이게 뭔야~??
치앙마이에 이런곳이 있었어??
그런데 왜 아무도 이런곳을 안 가르쳐 줬지??
나는 완전히 손때묻지않는 신세계라도 발견한 양 흥분되기 시작한다.
이거 완전 유럽아이들 차지구먼~
저네들은 이렇게 예쁜 곳은 어떻게들 알고 찾아오는 건지~
골목안에 독특하고 에스닉한 레스토랑과 아름다운 게스트 하우스들이 수도 없이 많다.
게스트 하우스, 백팩스 하우스, 여행자 정보센터, 다국적 음식점 등..
그리고 타패 광장 앞에 모이는 외국인들이 모두 어디있다 나온 것인가 했더니
모두 이 골목 구석구석에 그들이 숨어 있었다.
문므앙 거리이다. 일명 여행자 거리라고 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은 주로 님만 해민에 가서 놀다가는듯하다. 나는 그렇게 개발된 지역보다는 오랜 역사가 있는 이런 구시가지가 정겹고 좋다.
치앙마이 온 이후로 오늘이 제일 뜨겁다. 37도 가량된다.
햇살이 살갗을 파고 드는 느낌이다.
오전에 구시가지 바쁘게 휘리릭 둘러보고 오후에는 님만해민으로 가봐야지 하고 일정을 세웠었는데
이 시원한 여행자 골목을 발견하고 나니 님만해민은 마음속에서 싹 가시고 없다.
골목골목 싱그런 잎사귀들이 햇살을 막아주고 바람을 실어다 주는데
이 좋은곳을 두고 내가 그 낭만없는 신도시에 왜 갈거냐고~
집은 허름하지만 오래된 우림열대지방의 특성때문인지 싱그러운 식물들로 운치있는 분위기들을 만들고 있다.
이층 테라스에 해먹을 달고 아주 여유를 즐기고 있는 서양아이들의 여유로운 여행 패턴이 한편 부럽기도 하고..
실외 장식에 작은 연못과 신상을 배치해 놓는 미적 여유도 좋고..
음마~
우리나라에서는 실내용 작은 화분에 봄이 되면 발갛게 피어 오르던 부겐베리아가 이런 거목에서 자라는 꽃인 줄 처음 알았다.
이런것도 문화충격에 해당하는걸까~
마치 우리나라의 오래된 벚꽃나무를 보는 것과 같은 경이로움을 느끼며 그 아래서 한참을 서성인다.
혹 꽃바람이라도 불어올지 기대하면서..
뚜렷한 목적지도 없으니 그냥 앞서가는 현지인을 따라가기도 하고..
따라가다보니 이런 재래시장도 있고..
다양한 채소와 과일들이 가득하다.
만들어진 길거리 음식도 있고
치앙마이에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신선한 생과일 쥬스를 어디서건 무한정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치앙마이에서 쿠킹클레스에 등록한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직접 태국현지인들이 먹는 채소도 알아보고 사고 한다는데..
정말이지 나의 동료가 말한 것처럼 난 먹는 것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건지 그냥 휘리릭 지나친다.
사실, 먹는 것에 관심이 없다기 보다는 보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이라는 변명은 꼭 하고 싶당~
좁은 골목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니 끌바로 골목산책을 즐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 좁은 골목안에 없는 것이 없다
돌다가 이 동네 어느즈음에선가 만나게 된 식사처이다. '고한야'
일본음식 전문집이긴 하지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그 분위기가 매우 일본적이다. 마치 도쿄뒷골목에서 보는 듯한 분위기랄까~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세우고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태국식은 아직까지 익숙하질 않다.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실패하지 않을지..
맛있게 먹는 방식도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비루 아리마스~'에는 난 별 관심없고..
창틀을 액자로 하여 내다보이는 이국의 정취가 고즈녁하니 좋고..
옆사람은 뭘 먹는지, 어느 것이 맛이 있을지 이것저것 잠시 고민하다가..
제일 만만한 냉 소바를 시킨다.
날이 더워 라멘보다는 냉 소바가 낫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겸사겸사 소바를 시킨 것인데 맛이 음~~
제법 현지맛을 낸다.
겨자소스도 제법 콧등을 쨍~하게 치는 것이.. 좋다. 급 기분이 업된다.
시원한 그늘아래서 잠시라도 편안하게 쉬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냉소바 한 그릇 먹고는 자전거 핸들을 잡는다.
이래저래 벌써 시간이 3시를 훌쩍 넘어있다.
이제 식사도 하곤 했으니 남은 시간 열심히 자전거 바퀴를 굴려서 내가 치앙마이의 구시가지를 재패하리라는 각오로 창프악 문으로 향한다.
창프악 게이트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회전하면서 타패문까지 돌면서 구석구석을 파헤쳐 주겠다는 각오로 길을 나섰지만
30분가량 타고 나니,
도저히 엉덩이가 아파서 더는 라이딩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다리에 힘도 점점 빠지는 것이 페달이 힘을 받질 못한다.
햇살은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는듯이 목덜미를 물어뜯고..
주말 오후 해자 외곽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량사이에서 나같은 초짜 바이커는 갈팡질팡 맥도 못추린다.
자전거를 계속 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여기서 접자 10시에 출발하여 오후 4시까지 탔으니 어지간히 타긴 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타패게이트 쪽으로 올라오니 이제 썬데이 마켓을 개장할 준비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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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 마켓에는 없는 거 빼고는 다 있고 구경거리도 많긴 하지만
나는 몸이 너무 지치는 관계로 더 이상 흥미가 돋질 않는다.
길을 걷다가 국민 간식 '바나나 또띠'가 하 먹음직스러워 하나를 청한다.
스윗밀크 살짝 뿌려 먹으면 살살 녹는다.
태국 음식에서 '스윗밀크'는 우리나라의 엄마 손맛을 대표하는 'MSG'급에 맛먹는 조미료이다.
단맛이 배인 손가락 쪽쪽 빨며 걸어보지만 더 이상 걸을 힘이 없다.
앉을 자리를 찾는다.
우선 앉아서 구경하기 좋은 '파라솔'로 들어간다.
간신히 자리하나 잡아서 앉는다.
주말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는지라 까페라 해서 오래 앉아 있지도 못한다.
쥬스 한잔 마시고는 인근의 마사지샵 '쿤카'를 찾는다.
태국전신마사지를 하고 싶었지만 당일은 이미 예약이 다 차서 그건 안된단다.
그래서 발마사지를 받는다.
주인이 한국인이라 내가 한국인임을 얼른 알아차린다. 반갑다.
태국에서 아주 잘 살아가는 교포의 모습이다.
오늘 하루 일정을 이야기해 줬더니 여행을 잘 즐긴다고 칭찬해 준다.
처음에 전신마사지 대안으로 발맛사지를 선택할 때 내심 믿음이 없었다. 발맛사지만으로 과연 피로가 풀릴까?
이들이 손님 많이 받기 위한 상술이 아닐까 하는 의심과 더불어..
근데 맛사지를 얼마나 정성껏 해주는지 발맛사지만으로도 충분히 피로가 풀린다.
뭉쳤던 다리와 발바닥 근육들이 다시 야들야들 자기 감각을 찾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정리하여 공항으로 떠난다.
정말 알찬 3박 5일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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