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시장에서 네모난 목판에 양각된 이국의 붓다상에 매료되어 그 무거운 것을 2판이나 사서 모시고
매홍쏜으로 출발한다. 출발시간 이미 4시가 넘었다.
그래도 이동에는 지장이 없다. 태국에는 일조시간이 길어서 여행하기에는 참 좋은 조건이다.
치앙라이에서 매홍쑨까지 제법 걸리는듯하다.
한참을 가다보니 어느 지점에선가 '롱네크 카렌'마을 표지판이 우리를 안내한다.
표지판에는 롱네크 마을이라 해 놓았지만
사실상 우리가 찾아가는 이 마을에는 롱네크 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고산족이 함께 살고 있단다.
팔롱족, 아후족, 미양족, 카요족, 그리고 그 유명한 카렌족 등을 합해서 6~7개 종족이 함께 살고 있단다.
그들은 각자 이마을에서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특성화하여 그것을 관광상품으로 팔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내리고 마을공동공원같은 숲뒤쪽으로 내려가니 짚으로 이엉을 이은,
원시적 마을형태를 간신히 벗어난 마을이 하나 있다.
솟대문을 통과해서 마을로 들어간다.
이런 상징물도 상당히 원시적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솟대문 옆에 성인의 허리깨 정도 오는 크기의 이런 목각 인형이 세워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나무토막하나 세워놓은것으로 생각하고 예사로 보고 들어간다.
옆으로 지나가던 가이드가 손목을 잡아끌며 이것이 무엇인지 알겠느냐고 묻는다.
자세히 보니 사람얼굴이라 '나무인형 아니냐?'했더니
'무엇을 나타내는 것 같으냐?' 묻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 멀뚱히 쳐다보니 아래를 보란다.
훗~
남자 여자
근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남자 1에 여자 3이라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즉, 이 부족의 전통에서는 1부 1처제가 아니라 1부 다처제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아직도 그 전통이 유지되고 있느냐 물으니 그렇단다.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더 많은 부인을 데리고 살 수 있단다. 흠~
본격적인 고산족 특산품을 볼 수 있는 마을로 들어가기 전, 마을 초입에 부족별 난전이 몇개 있다.
가게마다 직접 만든 수공품인지 대량생산인지는 몰라도 자신들의 민속품들을 팔고 있다.
동전같은 둥근 금속판으로 장식된 모자를 쓰고 있는 이들은 '아카(Akha)족'이다.
중국의 운남에서는 하니(Hani)이라 부르는 그들은 가장 가난한 고산족들 중 하나이다. 태국내에서 인구비율도 매우 작은 편에 속한다.
아카족 마을 입구에는 어김없이 나무문이 서있는데. 이 문은 마을 사람들을 나쁜 액으로부터 보호해준다고 믿는다.
이 마을 들어오는 입구에 설치된 나무문은 아카족의 문화인 모양이다.
가게를 지키는 여성의 얼굴이 매우 순박해보인다.
아카족 아이들이다. 엄마를 도와서 가게일을 돕는다.
참 예쁘고 귀엽게 생겼다. 비루함이 없어서 좋다.
빨강 목도리를 하고 터번같은 머리수건을 쓰고 있는 이들은 '미엔(Mien)족이다.
중국 남부의 광서, 광동지방의 숲이 우거진 산꼭대기에 마을을 이루고 살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중국의 문화와 풍습을 많이 따르고 한자를 사용하며, 사람이름도 한자식으로 붙인다는 점에서
다른 고산족에 비해 상당히 중국적이란다.
거주문화는 몽족처럼 땅바닥 생활을 하며, 한가운데는 불을 피울 수 있게 하여 난방이나 조리할 때 쓴다.
혼전 성관계가 허용되며 사촌끼리 결혼하는 것도 허용되고, 다른 고산족에 비해 생활양식이 좀 더 발달한 부족이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긴목의 카렌족을 보기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그들의 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소수부족보다 몇걸음 안쪽에 위치해 있다.
아마도 관광특구로 조성된 마을같은 것이다.
들어가자 마자 입구에 사진에서 많이 보던 긴목의 카렌부족이 파는 상점이 있다.
상점을 지키는 이는 아직 어린소녀이다.
입구상점에서 보았던 아카족의 소녀들에 비해 이 아이가 관광객을 바라보는 표정은 좀 더 형식적이다.
이들이 왜 이런 것을 착용하는지 물었더니 '그냥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이란다. '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했더니,
그들은 한치의 의심없이 그런 자신들의 모습이 아름답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외부인의 눈으로 봤을 때, 아름다움을 위해 바쳐야 할 고충이 너무 커 보인다.
엄마와 아기의 모습이다.
어린 애기도 벌써 링을 목에 걸고 있다. 저 링은 작게는 5~6개부터 많게는 25~30개까지 착용한다.
그 무게가 5kg정도 된단다.
내가 직접 들어봤으나 내 힘으로는 간신히 들어올릴 정도였다.
그것을 평생 목에 걸고 다닌다치면 반드시 건강에 무리가 갈 것이다.
실제로 링을 계속 말아끼우면 목이 길어지는지 물었더니 목이 길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깨가 처지면서 목이 길어보이는 것 뿐이란다.
그렇다면 당연히 신체적으로 기형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수명에 영향을 미치거나..
저 링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느냐, 거부할 수는 없는지 물었더니
일단 이 마을에서 살려면 반드시 착용해야 한단다. 왜냐하면 이것이 그들에게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하기 싫어면 도시로 나가거나 이 마을을 나가면 된단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마을을 선택한단다. 이 곳이 돈이 되기 때문에..
앞에서, 왕실에서 소수민족 특성화 프로젝트를 통하여 그들의 생계를 돕기로 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런 차원인듯하다.
카렌족 여자들은 천을 잘 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게에 걸려있는 형형색색의 천들은 그들이 직접 짠 것들이다.
기계로 짠 것보다 더 색감이 섬세하다.
다른 고산족들은 화려하고 독특한 의상을 입지만, 카렌족은 그런것 같지는 않다. 화려함보다는 튼튼하게 만들어 입는 것이 더 중요하단다.
이들은 쌀과 채소를 경작하며 땅을 일구는데, 그럴때 코끼리를 이용하기도 한단다.
그래서 코끼리 트레킹 가이드 중에 카렌족이 많단다.
이 여인은 귀가 이상하다.
귀볼 아랫부분에 구멍을 내어 그 구멍속에 큰 링을 끼우고 깃털 장식이 달린 귀걸이로 귀를 강조한다.
빅 이어링으로 유명한 이들은 '카요족'이다.
카요족은 또한 다리에도 링을 감고 있다.
다리 모양대로가 아닌 장딴지 부분을 약하게 하고 점차 넓어지는 모습으로..
이러면 다리가 기형이 되어 많이 불편할 텐데..
그래도 그들은 행복하단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에..
정말 의심스럽다. 정말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것인지..아니면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하는것인지..
이 관광특구에서 남성들의 할 일은 없다.
원래 사냥이나 아편농사가 주업이었던 남자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주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의 부인이 자신의 신체를 학대하면서 문화를 팔고 있는 동안에 남자들은 집에서 살림을 산다.
고산족 부족을 한시간 남짓한 시간에 둘러본 후, 돌아나올때의 기분은 들어갈 때의기분과는 완전히 달랐다.
사실상 이날 투어 일정 중 가장 기대했던 곳이 이곳 카렌족 마을이었다.
아직도 전통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을 순박한 소수부족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러나 그 전통이란 것도 내가 선택의 여지가 있을 때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의 전통이란 것은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 버렸고, 게다가 더 참담한 것은 그것이 여성의 몸을 기형화하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
돌아나오며 내가 그들의 기형화된 모습에 안쓰러워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우리에게는 누군가를 연민할 권리가 없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오만이며 독선이다
문화란 항상 자민족중심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을..
외모에 관한 한 우리가 그들보다 나을건 아무것도 없으므로 더욱 그렇다.
칼로 째고 찌르고 망치로 두드리고 해서 만들어진 인조인간들의 모습이 그들보다 다소 진화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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