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21(수) 오후 날씨: 소낙비 왔다가 갬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오후 일정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이름만 알고 찾아온 도시,
뭐가뭔지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럴 때는 현지인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임을 경험을 통해서 얻은 지혜입니다.
레스토랑 주인장에게 조언을 청합니다.
나프플리오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들, 봐야 할 곳들을 소개해 달라고..
그랬더니 바로 광장앞의 고고학 박물관, 그리고 팔라미디 캐슬, 아크로나프플리온, 부르찌섬, 그리고
해안로를 소개해줍니다.
..
시간은 그리 넉넉치 않고
봐야할 곳은 많고
딸냄한테 의견을 물으니 산책을 하자는군요~
날씨도 쾌청하고
탁트인 바다도 그립고..
해서..
해안가로 나가봅니다.
지중해의 하늘과 바다가 주는 상쾌함은 그 어떤것과도 대체할 수 없는 거 같습니다.
멀리 부르찌섬이 보이고..
부두가에서 부터 구시가지를 감싸면서 해안도로가 멋지게 조성되어 있으니..
..그냥 느끼며 걸으면 됩니다.
가끔은 굳어져 있었던 몸과 마음을 풀어내면서
이 대자연의 큰 품 앞에서 폼도 한번씩 잡아보고 싶고..
사람이 없으면 없어서 좋고..
사람이 있으면 있어서 좋았던..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아름답고 행복했던 길이었습니다.
걷고 나니 나도 모르는 새,
그동안 출국이후 응어리져 있었던 불안, 걱정, 불만 등 많은 부정적 감정들이
나프플리온의 따뜻한 햇살과 맑은 공기, 부드러운 바람앞에서
모두 무장 해제되어 버렸습니다.
한 시간 남짓 투자하여 아름다운 해안을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처음에 도착했던 버스 터미널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가 떠날 시간이 아직 한 시간 남짓 남았으니
다시 '아크로나프플리오'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팔라미디성을 올라가기에는 우리의 시간이 아슬아슬하기 때문에..
버스 터미널 뒷골목으로 올라가니
18세기 베네치아풍 가옥들이 오밀조밀 마주보며 앉았습니다.
아마도 성수기가 되면 이 골목도 많이 붐빌 것으로 보입니다.
시나브로, 레스토랑, 민박집 간판들이 보입니다.
올라가며
골목길의 담벼락 너머로 눈길을 주면
에게 앞 바다가 속시원하게 한 눈에 안겨들어옵니다.
참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이런곳에서 며칠을 머물 수 있다면 그것도 멋진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골목에는 유난히 고양이들이 많네요~
이미 낯선 방문객에게 어떻게 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놈들입니다. 얼마나 살갑게 구는지..
내 딸 왈, 생계형 애교라네요~ㅎ
바쁜 것 없으니
놀며 쉬며 올라갑니다.
생각보다 높진 않습니다. 시내에서 10분정도만 올라가면 됩니다.
생각보다 양호한 성벽의 흔적들을 끼고는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나프플리오가 고대에도 미케네 문명의 중심지였기는 하지만 당시의 유적은 없어보입니다.
이 언덕에 최초로 도시가 세워졌던 것은 비잔틴 시대라는군요~
그러다가 로마,투르크, 베네치안 등의 침략으로 파괴되고..
그 아래쪽으로, 현재 구도심 중심으로 도시가 만들어졌다는군요~
현재 이 언덕에 남아있는 성곽이나 종탑등은 18세기 베네치아 점령기에 지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단지, 에게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서는 참 좋은 조건입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반대편으로 가면
우리가 걸었던 해안도로에서 바라보았던 그 아득한 꼭대기 성벽 끝자락입니다.
바다외에는 그 어떤 것도 없는..
거칠것 없는 자연의 모습입니다.
..
돌이켜봐도 나프폴리온행은
정말 가슴에 무언가가 꽉 차 오르는 여정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번 여행중에는 끊임없이 뭔가 부족한 느낌이어서 계속 툴툴거렸던 기억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프플리온의 경우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 저 아래켠에서 그날의 기운이 쭉~ 뻗어올라오는 느낌을 받을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받았던 곳 같아요.
사실 그날 일정은 그렇게 많이 보거나 많이 경험하거나 한것은 없었어요
그냥 구시가지와 해안도로 한바퀴 돌고 온 것 뿐이었어요
어쩌면 투자한 시간에 비해서 본다면 너무 루즈하게 시간을 보냈다 할 수도 있지요~
그것은 좀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곳에서 얻은 에너지의 힘은 굉장히 컷었던 거 같애요~
정말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은 곳 나프폴리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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