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6-08 홋카이도

홋카이도 탐방, 비에이(美瑛)의 색동정원 '시키사이노오카'

노코미스 2016. 8. 16. 20:09



2016. 8. 10(수) 오전


후라노 '팜 도미타'에서 라벤더 꽃밭을 구경하고는

바로 비에이로 출발합니다.





가는 길은 황금빛 밀이삭이 넘실대고

이미 수확한 땅은 다음 농사를 위하여 노란 맨땅으로 홋카이도 중부지역의 광활한 파노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의 가이드는 이 풍경을 프랑스의 프로방스나

이태리의 투스카니 못지 않게 아름답다고 애써 강조하지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가끔은 투스카니 같기도 했다가

가끔은 그 아류 같기도 했다가 하는 길을 따라 약 2~30분 가니

조그만 간이역 비슷한 곳에 내려준다.


올려다보니 '시키사이노오코(사계채 언덕)'



입구를 통과하니 '볏짚 인형'이 손을 맞고..

 

알록 달록

색깔도 유치한 꽃들이 산발적으로 피어있고


입구에는 왠 트랙터들이 왔다갔다 부산하고..


이거 뭐지?

아 뭐지 여긴 또 왜 와? 했는데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오 마이 갓~!!!


눈 앞에는 끝없는 색동들판이 펼쳐져 있다.


꽃밭 하면 후라노의 라벤더 정원만을 생각하다가

기대치 못한 풍경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일반적으로 홋카이도 풍경사진에는 후라노의 라벤더 사진은 많이 나돌아도

비에이의 시키사이노오카 사진은 그닥 보지 못했던 지라..





우리 가이드 조차

일반적으로 그 다음 목적지에 대한 설명과 홍보를 엄청 하는 편인데


패치워크가도의 몇몇 나무에 대한 설명은 했어도

이 언덕의 풍경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었던지라..


기대밖의 풍경에 마음이 더 들뜬다.




다만 이런 농가 트렉터를 탈 것이란 언급만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저 조그만 경운기 나누어타고 시골길 몇 키로 달리려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몇개의 경운기를 연결한 긴  트렉터를 타고 꽃밭 사이로 난 언덕을 돌고 돌며

카메라 버튼을 눌러댄다.




팜 도미타가 보라색 이미지를 추구하는 정원이라면

시키사이노오카는 오방색 이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트렉터를 이용하지만

시간이 있고 날씨만 괜찮다면 아름다운 꽃밭 사이로 여유있게 걷는 것도 괜찮겠다.




팜 도미타가 평면적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시키사이노오카는 구불구불한 입체적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그래서 나는 이 곳이 좀 더 재미있었다.





아마도 사계절 내내 꽃을 바꾸어 심지 싶다




지금은 여름 더위에 견뎌낼 수 있는 꽃들로..




사르비아, 금잔화, 라벤더, 맨드라미, 채송화 등등



봄의 꽃이 지고나면 여름꽃으로

여름 꽃이 지고 나면 가을 꽃으로


우리가 짧은 순간이지만

이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무더운 여름날 흘리는 누군가의 땀방울 덕분이리라..






사실 홋카이도에서 비에이는 대표적인 부농도시에 해당된단다.

이래 땅이 넓은 데 어찌 부농이 안되겠노? 그것도 이래 비옥한 땅이..




급기야는 우리 일행 중 중년 남자분 한분이

이 동네 땅값이 얼마나 하는지 묻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가이드가 땅값까지는 잘 몰라서 답을 해 줄수는 없었지만

나름 엄청 비싼 동네라고..





내 보기에는  이 지역이 부농지역이 된 것은

땅값이 비싼 이유도 있겠지만


이 무더운 여름에도 쉬지않는 지역민들의 근면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잠시 트렉터를 멈추고 사방팔방 인증 샷을 날린다.

온 언덕이 색동 패치워크로 수 놓이고

그 끝에 초록 언덕과 파란 창공아래 수평으로 걸린 하얀 뭉게구름은 덤이다.

눈과 가슴이 시원~하다.


떠나오기 전까지 갑갑했었던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이렇게 아름다웠던 순간을 어떻게 머리속으로만 담아둘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