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남도 기행

가을 끝자리 만추기행, 내소사

노코미스 2016. 11. 20. 20:35

 

 


 

2016. 11. 14. 내소사 단풍


선운사의 단풍 못지 않게 내소사의 단풍도 아름다웠다.


실제로 봤을 때는 비교불가하게 내소사 단풍도 아름다웠었는데

사진을 보니 색감에 있어 선운사의 단풍이 좀 더 아름다워보인다.

 

찾은 시간대가 오후 시간대라 빛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또는 내소사 단풍은 붉은 톤 중심의 단일수종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 비해,

선운사 단풍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섞여있기 때문에 좀 더 화려해 보이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찰 입구에서 입장료를 현금으로만 받는다는 바람에

법인카드만 가져간 우리는 한동안 당황하다가

마치 바지 주머니에 몇푼 꼼박아 왔던 직원의 용돈으로 입장료를 대체하고는

영~ 찜찜한 마음으로 입구를 통과하였다.

 


 

불과 몇시간전에 선암사에서 카드로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했던 우리로서는

사찰재단이라서 현금으로만 징수한다는 내소사의 징수원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울분을 토하다가..

 

그것도 잠시..

 

 


 

입구에서 들어서자마자

피톤치드 가득한 전나무향이 온 몸을 감싸고

그 기운에 울분에 들떴던 감정은 거짓말처럼 가라앉아 버렸다.

 

 

 

전나무 숲길이 끝나면서

그 때부터는 단풍나무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까짓

불완전한 인간이 정해놓은 별거아닌 징수원칙 따위에 

이 아름다운 길이 주는 호젓한 느낌을 대체하고 싶지는 않다. 

 

 

 

내소사는 능가산 관음봉 기슭에 자리한 백제 사찰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 뒤편에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저 산이 능가산인 모양이다.

 


원거리전망으로 보니 산과 사찰의 비례가 참 좋다. 

능가산이 사찰을 조심스럽게 안고 있는 느낌이랄까.

사찰은 인자한 엄마품에 안긴 색동저고리 입은 귀품있는 동자같은 느낌이다.

 

 

 

합천 오기전에 답사했었던 대부분의 사찰들이 가락고찰, 신라사찰이 주류였다면

지역적으로 최근에 방문하게 되는 사찰들은 대다수가 백제 사찰들이다. 

 

신라사찰과 백제 사찰의 건축학적 차이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으나

내 나름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뭔가 약간의 차이는 있어보인다.

 

예를 들어, 백제사찰들이 창건당시의 원형을 좀 더 잘 보존하고 있고

화려한 단청을 입히지 않아서 좀 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품고 있다는 느낌이다.

 

내소사도 그러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633년)에 최초 창건되었고

당시에는 소래사(蘇來寺)로 불리웠다.

 

 그러다가, 임진왜란 이후부터 내소사(來蘇寺)로 불리게 되지만 그 연유는 알 수 없단다.

 

현존 사찰은 최초 창건 1,000년이 지난 후인,

조선조 인조 11년(1633년)에 중건되었다가 고종 2년(1865년)에 중수되고

그후, 만허선사에 의해 보수된 모습이란다.

 

현재는 선운사 말사로 지정되어 있다.

 

 

주소: 전라북도 무안군 진서면 석포리

 

 

 

내소사에는 보물이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대웅보전, 다른 하나는 고려동종이란다.

위의 전각내에 고려동종(보물 제 277호)이 보존되어 있다.

 

이 종은 원래 내변산에 있는 청림사에서 고려고종 9년(1222)에 만든 것으로,

조선 철종 원년(1859)에 이곳으로 옮겨져 왔단다.

 

전형적인 고려후기의 종으로서

통일신라시대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고려시대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종이라는

글귀를 그대로 옮겨본다.


 

위압적이지 않은 담장옆,

생기발랄한 단풍아래서  

오랜만에 천진한 동자처럼 장난스러이 웃어본다.

 

 

 


그러나, 아무리 웃음으로 가장해도

가을은 역시 슬픈 계절이다.

 

왜냐하면 가을은 헤어짐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이다.

 

 

 

가을의 정서가 문창호지 바른 전통식당 쪽마루앞에서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