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러나 주인공이 세기의 미녀 케이트 윈슬렛과 훈남 데이빗 크로스가 아니었다면,
단순히 영화의 내용만 가지고 말하자면,
이건 순전히 양심의 가책도 없는, 자기밖에 모르는 무지몽매한 또는 단순무식한 여자에게 농락당한 연약한 한 남자의 이야기일뿐이다.
20살의 나이차는 그렇다치더라도, 이제 15살밖에 되지않는 어린 꼬마를..
스스로도 '꼬마'라고 칭하는 아이를..잠자리로 끌어들이는 야성적 본능만이 남아있는 여자
나치의 친위대로서 화재시 도망가려는 유대인들을 놓치지않기 위하여 창고바깥에서 문을 걸어잠궈서 몰살시킨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행위였다고 전혀 계산되지 않은 말간 눈빛으로 말하면서
그래도 왜 문을 잠궜냐고 계속 추궁하는 판사에게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약간은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판사님은 그런 경우, 어떡하시겠요?'고 묻는 도덕적 무지의 극단에 있는 여자
그러나 또한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도록 영화는 만들어졌다
"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개인행동의 역사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 상황에서 힘없는 그 여인인들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이것이 이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상당히 논쟁적인 메시지이다.
그리고
한나의 재판을 지켜보면서 과거의 여인에 대해 차마 아는체는 할 수 없지만
그녀를 비난하는 동료에게 퍼붓는 마이클의 항변 역시 맥을 같이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 "
이것이 법대 교수인 저자가 제안하고자 하는 역사적 죄악에 대한 관용주의적 메시지가 아닐까
이렇게 영화는 개인 서사적 이야기를 전개하는 듯 하지만 어쩌면 그 속에서
집단서사적 이야기를 풀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쉬운 영화는 아니다.
<영화에 대한 뒷 이야기 모음- 뉴스 글_윤서현 기자 ] | 무비위크 | 2009.03.20 >퍼옴
길을 가다 열병으로 인한 구토에 시달리던 마이클은 한나의 도움을 받는다. 30대의 한나에게 강하게 끌린 10대 소년 마이클은 매일 그녀의 집을 찾아오고, 그렇게 이들의 비밀 연애가 시작된다. 한나는 섹스를 하기 전 마이클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시간이 갈수록 한나와의 사랑이 깊어가고 있음을 믿은 마이클. 하지만 어느 날 한나는 말없이 떠나버린다.
PREVIEW
원작 자체가 문제적 작품이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는 1995년 출간 당시 독일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열다섯 살 마이클과 서른여섯 살 한나의 사랑이라는 설정부터 쇼킹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치 시대의 상흔과 인간의 수치심, 죄의식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단순한 로맨스에 그치지 않은 것이 더욱 놀라웠다.
그리고 영화는 이 논쟁적 소설에 충실하다. 소설 속 마이클의 1인칭 시점 내레이션을 사용하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한나, 그리고 한나와 마이클의 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기도 하다. 한나는 주인공 마이클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원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의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한나의 30년 삶에는 지난 독일의 역사와 인간 본성에 내재된 원초적 감정, 그로 인한 고통 등이 담겨 있다.
한나와 마이클은 육체적 쾌락을 바탕으로 처음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곧 함께 샤워를 하고 섹스하기를 매일같이 반복한다. 이때는 한나가 마이클에게 있어 성적 우위의 입장이다. 그리고 관계가 지속될수록 이를 사랑이라 믿는 마이클과 달리 한나는 진심을 말하지 않은 채 비밀스런 태도를 유지한다.
그녀의 마음을 연 것은 다름 아닌 책. 마이클이 <오딧세이> <채털리 부인의 사랑> <허클베리 핀의 모험> <닥터 지바고> 등을 읽어주는 걸 들으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웃음과 눈물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한나와 마이클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 것이라고는, 그로부터 8년 후 나치 전범 재판장에 들어설 때까지 이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한나는 자신을 드러낼 수도 없고 타인과 소통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다.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 늘 두려워하고 결국 이 때문에 돌이킬 수없는 상황을 자초한다. 그리고 이렇게 한없이 무지하고 몽매한 한나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하면서도 영원히 떠나지 못하는 게 마이클의 심정이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은 인물들의 심정 변화와 도덕적 딜레마를 느린 호흡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의 감정선을 끝까지 끌고 간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압권은 단연 케이트 윈슬렛의 흡인력 있는 연기. 30대 여인부터 60대 노인까지 소화하며 단 한순간도 감정의 흐트러짐을 보이지 않는 그녀에게, 오스카와 골든 글로브 트로피 수여는 지극히 마땅하다.
'어쩌다 reading > 영화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사와 악마 (0) | 2009.05.18 |
---|---|
박쥐(Thirst) (0) | 2009.05.02 |
과속스캔들 (0) | 2009.01.07 |
화성아이, 지구아빠 (0) | 2008.11.22 |
포 미니츠 (0) | 2008.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