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09-08 독일남서부

검은숲속의 티티제 & 노이슈타트, titisee-neustadt

노코미스 2009. 9. 5. 20:06

 12.08.2009(수)

 

titisee는 주변의 feldberg빙하가 녹아서 형성된, 검은 숲에서 가장 큰 호수라는 점에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호수이다. feldberg mountain과 titisee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경관은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으기에 손색이 없는 지역이라, 호수를 제외한 육지의 1/3은 호텔이 점령하고 있는 듯하다. 주로 고급호텔들이다. 그리고, 1/3은 관광상품가게, 바와 레스토랑이, 1/3은 도로가 차지하고 있고, 그 도로위에는 관광객으로 가득차있다. 그러나 휴양이 목적이 아니라 더 큰 것을 기대하고 가는 사람에게 titisee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목적지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다른 지역의 호수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다지 큰 호수는 아니다.

 

 

 프라이부르그에서 티티제까지는 지역기차로 약 40여분 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이 날 오전에는 구타흐에서 하루종일 걸었던 터라 기차를 타자마자 졸았던 것 같다.

 

눈을 뜨니 깊은 숲속에 들어와 있었는데..아마도 잠이 들지 않았더라면 이 여정자체가 더 좋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러고 잠시 있으니 titisee역에 도착했다.

 

 

역사는 아담하게 생겼다.

역시 관광지답게, 역사앞으로 나오니 관광객들이 다들 자신들의 목적지로 갈 방향을 잡느라 분주하다.

근데, 이정표가 뭔가 엉성하다. 호수 방향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첫 방문때는 아무나 붙들고 물어도 대답을 잘 해 줬었는데,,

이번 방문때는 길을 물으면..그들도 다들 잘 모른다는 거다. 그들 역시 이 지역사람이 아닌거다

특히, 이런 관광지에는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 물어봤자 '나도 잘 모른다'는 말이 돌아올수도..

 

두리번거리다가..버스가 들어온다.

버스 기사는 알겠지.."아저씨, titisee가 어디예요?" 하니 "여기가 티티제야~"

"아니~레이크~ 호수 말예요. 호수 lake~티티제 호수~"

그러니 무슨 말인지 알아듣질 못하네~

원래 titisee라는 지명이 티티제(티티호수)에서 온 것임에도 그것이 이미 지명화되어 버려서 그런지..

자꾸 지명으로만 받아들인다.

 

갑갑해 하고 있으니

버스에 앉은 손님한명이 통역을 해준다. 호수가 어디쪽인지 묻는 거다라고~

그제서야 기사 아저씨, 손으로 가르키며 방향을 안내해 준다.

역에서 오른편으로 길따라 곧장 가면 된다라고..

도착해서 보니..

그 사람들이 이런 질문에 난감해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거 같다.

이 주변 자체가 티티제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조그만 휴양도시이다.

그래서 이리가던, 저리가던 다 통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길을 묻고 있으니..뭘 묻고자 하는지 당황스러울 수 밖에ㅎㅎ..

 

 

 

역시, 나무가 많은 도시답게..나무를 깎아 만든 목고예품들이 슈비니어로 많이 등장한다.

독일 전역이 나무를 이용한 이런 목공예가 발달해 있다.

 

 

역에서 5분정도 걸어내려가니 이런 번화가가 나온다. 이 곳에서 오른편으로 인포센터가 있다.

 

 

맾을 하나 들어야 움직이는 것이 자유로울 것 같아..들어갔더니 인포센터는 끝났다.

 

 

도로변으로 내려오니 마침 see→  이런 방향 표시판이 나온다.

화살표 방향으로 내려가보니 보토선착장이 나온다. 예쁜 요트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 풍경을 낯선 여행객이 즐기고 있는 모습 또한,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강한 햇살을 받아 자기 색깔을 마음껏 뽐내는 원색의 보트들이 하늘색, 산색, 물색과 잘 어울린다.

크루즈를 하지 않는 이상, 선착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닥 없어서 다시 선착장을 벗어난다.

 

 

 

호텔거리로 들어가기 전 길 모퉁이에 과일가게가 있다.

검은 숲에서 나는 고운 색깔의 열매들이 눈길을 확 끈다.

 

 

문제는 이 산딸기인데..

이 산딸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지난해에도 똑 같이 있었는데..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가장 익숙한 맛이라 요놈을 한 팩 사서..저녁에 호텔가서 맛나게 먹어야제~

그러고는 지금당장 먹질 못하니 비닐봉지에 담아달랜다.

 

근데, 지금생각하니..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고..

요놈을 제대로 먹어보질 못했다. 먹기도 전에 이미 다 뭉개져버려서..

그래서 요놈은 제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로 사지 말라고~~ 말라고..

 

 

 

다시 도로변으로 올라와서 hotelstrasse를 타니 관광객들이 그 곳에 다 있다.

도로변은 거의 슈비니어 가게들로 가득차 있고..진열된 상품들은 역시 관광지 상품답고..

 

 

그리고 나머지는 호텔이다. 외관을 보니 거의가 최근 건물들이다.

이 지역이 리조트 지역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길에도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조망대가 있어서 그 곳에서 호수의 아름다움과 움직임을 잠시 즐긴다.

 닻을 올리고 있는 요트들의 멋진 포즈, 주인을 기다리는 선탠 의자들..

그리고 잔잔한 호수를 즐기는 조각배..

그냥 평화롭다

 

 

그 중에 어떤이는 모터 싸이클로 역동성을 즐기기도 하고..

관광객은 그들을 배경으로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고..^^;;

 

액티비티를 즐길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머물러야 할 이유가 없는 곳이라..그만 떠나고자 한다.

 

 

역으로 가기 위하여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니..

조금전에 조용하던 바의 분위기가 어느덧  활기찬 분위기로 바껴져 가고 있다.

 

가수가 등장하고,, 노래가 있고, 술이 있고..

본격적인 휴양도시의 저녁이 찾아들고 있는 모습..

 

 

역앞에서 노이슈타트행 버스를 타고 이 곳으로 왔다.

티티제에서 노이슈타트까지 기차로는 6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이지만..

버스를 탔더니 한참을 간다. 한 20분은 걸렸던 것 같다.

 

역사 옆 버스 터미널에 내려주는데..

아직은 상당히 황량하고 건설중인 그야말로 신도시인가..

도시 들어가는 입구에 포크레인과 흙더미들이 군데군데..

그리고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역사에서 마주보이는 도로 건너편을 보니 올드타운이 있는거 같아..

그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광장을 표상하는 분수가 하나 있고..그러나 주변은 여전히 한적하다.

 

 

분수 오른편으로 올드타운 들어가는 입구에 이런 조그만 운하가 흐르고..

시간이 나면 이 운하를 타고 한 바퀴 돌면 이 마을을 대략 조망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저물어가는 시간이 여행자의 마음을 자꾸 조급하게 만든다.

 

 

 다시 광장에 서서 계단 위에 우뚝 솟아있는 교회를 올려다본다.

 아무래도 저 위쪽 마을에 무엇인가가 있을 듯 한데..

근데, 발걸음을 옮기기도 전에..내 시야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이 높디 높은 계단..

 

타임테이블을 보니 마침, 프라이부르그행 기차가 곧 들어온다. 이 기차를 놓치면

이 한적한 마을에서 혼자 또 다시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냥, 노이슈타트는 이 정도에서 ..

 

다음기회라는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는 노이슈타트를 돌아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