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09-08 독일남서부

다시찾은 뮌셴Mu"nchen~

노코미스 2009. 9. 28. 21:55

 18.08.2009(화)

  

딱 작년 이맘 때다. 오늘보다 하루전날인 8월 17일..그날은 일요일이었다. 별 기대없이 입성했다가

다양하고 풍성한 뮌헨의 표정에 흠뻑젖어 헤어나질 못하고 버벅대다가 나흘을 흘려보냈던 게..

그 아쉬움을 메꾸려 다시찾은 뮌헨..과연 이번 여행에서는 그 아쉬움을 제대로 채울 수 있을 것인가??

 

스위스 상트갈렌에서 '린다우'를 거쳐 뮌헨으로 들어오니 오후 5시 30분..

작년에 기억이 좋았던 wombat으로 바로 간다. 방이나 베드가 있는지 물었더니 '방도 베드도 없단다'

주변이 숙박촌이긴 하지만..다른 곳은 검증이 되지 않아서.. .

난감해 하고 있는데.. '옆집으로 가 보란다'

어쩔 수 없지..

유로 호스텔을 갔으면 될 터인데..하필이면 내 눈에 'jager hostel'이 들어온다.

한창 공사중이라 입구에 지지기둥이 얼기설기 세워져 위험천만으로 보이건만..

 

그 당시에는 오늘밤 어디선가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그것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보다

들어가니 wombat과는 분위기가 상당히 대조적이다. 움밧은 리셉션에서부터 여행객들의 자유로움과

젊음의 열기가 후끈 느껴지는가하면, 야거는 그와 반대로 매우 차분하다. 과연 손님이 있기는 한가..?

혹시 나 혼자면 어쩌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그러나, 수속을 마치고 지정된 방으로 들어가니 우선눈으로 보기에는 깨끗해 보이고,

샤워실문을 열어보니 샤워실도 깨끗해 보이고..

 

숙박문제가 해결되었으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가방을 풀어두고는 시내로 나간다.

 

 

작년 그대로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그래서 더 반갑다

 

오히려, 해질무렵 칼스플라츠의 주변은 훨씬 더 평화로워보인다.

여전히 물줄기는 하늘을 향해 비상하고 있고, 그 곁에서 더위를 시키는 여행객과

물줄기를 피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실루엣까지..

 

 

로드샵에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거리로 나오니..

서쪽끝에 걸려있던 햇님이 완전히 넘어갈똥말똥 갸웃갸웃거리고 있다.  

그리고 현대의 노마드족들이 서서히 길을 나서고 있다.

 

 

 

프라우엔교회의 뒷길을 통해서 내려오는 길인듯.. 

 

 

 프라우엔교회에서 뒷길로 빠져나가 '막스부르그 거리'로 들어선다.

 

 

이쪽 거리는 마리엔 광장쪽의 '카우핑게으거리'와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그 쪽이 젊은이의 거리라면..

이 쪽은 중후한 중년의 거리이다.

 

 

 진열되어 있는 의상들도 기품이 있거나..럭셔리하거나..

 

 

 막스부르그거리를 끼고 긴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곳에 각종 유명인사들의 동상들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어떤 것은 최근의..어떤 것은 오래전의..

 

 

그 중 하나..정원에 조성되어 있는 동상인데..

 

동상의 받침대 밑에 촛불이 켜져있고, 그 위에 종이조각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이 

분명 누군가를 추모하는 의미인 것 같은데..누굴까?? 

 

독일에서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이렇게 방치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없는지라..

신기해서 가까이 가보니..

받침대에 붙어있는 사진은 동상의 주인공과는 전혀 무관한 '마이클 잭슨'이다.

 

어떤 연유로 이 동상에 마이클 잭슨의 추모촛불을 켰는지는 모르겠으나..

유행에 무디고 감정에 무뎌보이는 독일에서까지 이렇게 추모객을 남겨놓은 걸 보면 그는 정말 대단한 스타였나보다.. 

 

 

한바퀴 돌고는 'weinstrasse'를 통하여 신시청 옆골목으로 빠져나온다. 이 거리에는 젊은이들 대신 중년들이 윈도우를 기웃거린다.  

 

 

 

 마리엔 광장쪽으로 나오니 광장 중앙에 사람들이 한 무리 서 있다. 무슨 일일까??  

가까이가서 보니 마법사복장을 한 젊은이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고..

사람들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비록 독어로 말하고 있지만..들어보니 뮌헨의 역사와 건물들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아, 이들이 '야간투어봉사자'들인가보다..

 

이들은 뮌헨의 역사를 알리기 위하여 자국민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야간무료투어를 해준다.

그냥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남들이 웃을 때 혼자 진지하게 듣는 척 해야하는 난

그냥 돌아와서 가이드북을 한번 더 보는 것이 나을지도..ㅠ.ㅠ

 

그래서 난, 이해하지 않아도 되는 음악을 따르기로 했다.

 

 

 

  

 

뮌헨의 밤거리는 아마도 이 거리의 악사들이 책임지는 것이 아닌가싶다.

 

뮌헨은 밤이 되면 음률로 가득채워진다.

그 중, 이 세팀의 악사들은 카우핑어 거리를 책임지는 대표적인 뮤지션들이다.

이들은 클레식을 연주한다. 실력들이 만만치 않다.

 

그 중 나는 젤 윗쪽의 팀을 좋아한다. 아니 '팀'이 아니라 사실은..저 '까까머리'아저씨를 사랑한다.

작년에도 저이때문에  예정도 없었던 뮌헨에 사흘을 더 머물게 되었었다.

올해도 저이때문에 뮌헨을 재방문했다해도 틀린말은 아니다(물론 그는 날 모른다^^**)

 

그러나, 올해에 들어보니..

아래 두 팀도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특히, 여성 4인조의 경우, 작년에는 연주에 힘이 없었는데..

올해는 힘이 많이 붙었다.

 

아래쪽 남성 4인조는 상당히 마일드하게 연주한다.

 

그에 비해, 제일윗쪽의 바이올리니스트는 매우 역동적이다. 소리가 다재다능하다.

그래서 항상 가장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쇼맨쉽도 좋다. 기분좋게~ 쇼를 한다. 우아~하게 쇼를 한다ㅎ..

 

어쨋거나 그들이 있어서 혼자인 여행객도 뮌헨에서는 외롭지를 않다.

왜냐하면, 음악소리를 좇아서 따라다니다보면 여행자가 외로워할 시간도 없이

이미 밤이 홀로 깊어져 있으므로... 

 

 

 

대도시의 밤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잠을 잊은 여행객들에게 대도시는 가장 좋은 친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