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8.2009 (화)
네카강변의 조그만 마을 말바흐, 그 곳에서 독일의 작가 프리드리히 쉴러가 태어났다. 실제, 우리에게 쉴러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작가이지만 독일국민에게 쉴러는 거의 괴테보다 더 많은 추앙을 받는 것 같다. 독일을 돌아다니다보면 '독일의 셰익스피어'라고 추앙받는 괴테의 동상은 없어도 거의 모든 마을에 쉴러의 동상이 서 있다. 그 이유는 ..?? 그건 더 공부해야 할 부분이다. 어쨋거나 그의 자유정신 또는 저항정신이 근대 독일의 국가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조그만 마을도 쉴러가 태어난 도시가 아니라면 외부에 알려질 이유가 전혀 없는 마을이지만, 비록 그가 이 마을에서 4살까지밖에 살지 않았음에도 그가 태어난 생가가 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가 되었다. 이 조그만 마을에 국립쉴러박물관과 현대문학박물관이 소재해 있다.
말바흐를 가기위해서는 스튜트가르트에서 S-bahn4호선을 타고 25분, ludwigsburg에서 10분가량만 가면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쉴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쉴러가 청소년기에 한 때 살았고, 그의 생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상황적 영향을 준 ludwigsburg와 함께 묶어서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거 같다. 나에게 쉴러는 미학적 관점에서 앞으로 연구대상이 되어야 할 인물이라, 그의 생애가 흥미롭다.
지난밤에는 옮긴 숙소에서 정말 편안하게 잘 잤다. 몸과 마음이 정말 쾌적하고 창문을 여니 날씨도 좋다. 이제 정말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왼쪽 다리 근육 당김과 오른쪽 어깨의 통증은 여전하지만 그것은 여행에 적응되면서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갑자기 걷지 않던 길을 너무 많이 걷고, 들지 않던 짐들을 짊어지니 몸도 적응하느라 아우성이다.
오늘은 슈바벤지역의 마지막날이다. 오전에 말바흐를 갔다가 오후에는 프라이부르그로 이동해야 한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날은 일찍 움직여야 고생을 덜한다.
슈바비슈 할도 욕심이 나지만, 언제나 욕심은 화를 좌초한다. 그래서 슈바비슈 할은 포기하고 말바흐라도 제대로 보자. 아침은 햄과 드링크류를 종류별로 다 먹고 사과까지 하나 챙겨서 먹을 만큼 빵빵하게 먹고, 짐은 숙소에 맡기고 길을 나선다.
말바흐 역에 도착하였다. 여느 역과 다름없다. 역 주변이 매우 한산하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의 이정표를 찾는다.
길 건너편에 저런 이정표가 있다. 독일어를 잘 모르긴하지만 어쨋건 schiller는 단어는 의미있는 힌트이다. 저 쪽으로 가면 분명 된다. 그 쪽으로 가니 그 길이 schillerstrasse란다. 주로 중심가는 중앙로(hauptstrasse)를 따라가야 하지만 여긴 쉴러도시이니 schillerstrasse가 더 적절한 힌트가 아닐까 하고는 그 길을 따른다.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짐작만 하고는 걷는다.
가다보니 독일의 전통적인 반목재가옥이 보이고..뭔가 느낌이 온다. 이제 여행감각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한다.
입구에 보니 '쉴러 국립박물관'과 '쉴러 생가'라는 팻말이 나온다. 윗사진에서 보이는 저 윗길로 올라가면 된다.
옆에 올드타운의 맵이 걸려있다 지금내가 있는 위치가 ④번 포인트 cotta platz에 있고, 조금올라가면 ⑤번 쉴러생가, 그 앞에 ⑥번 빌데르만 분수, 다음 ⑫번부터 출발하는 mittlere holdergasse의 아름다운 가옥들을 감상하고는 ⑮번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나오면 33번 지점에 rathaus가 있고, 그곳에서 markstrasse를 타고 나가서 25번 포인트에서 다시 아래쪽 ko"nig strasse를 타고 아래쪽으로(지도상 아래쪽이 실제로는 고지대이다) 걸어서 500m정도 (내가 보기엔 1km정도 되는 것 같은..) 가면 schillerho"he가 있다.
이 코스만 본다면 오늘 일정은 미련없다.
입구에서 올라가니 왼편으로 올려다보면 전형적인 중세탑의 모양을 한 마을의 게이트타워(1718년 최초 건립)가 보이고..
계단 바로 건너편에 오래되어 보이는 중세가옥이 하나 있다. 마을 어귀의 첫 집이다.
'쉴러의 생가'
쉴러생가의 옆면과 정면. 이 곳에서 아버지 요한 카스퍼 쉴러와 어머니 엘리자베스 도로시 코트바이스 사이에서 10. 11. 1759년에 쉴러가 태어났다. 그리고 그가 태어나던 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이웃의 다른 집으로 이사를 했다는데 그 집에 대한 표시는 없다. 그러구는 다시 그가 4살 되던해에 인근의 로르히 lorch로 갔다가 7세때 ludwigsburg로 이사를 한다. 그야말로 이 집은 그가 태어났던 집이다. 이후 주인이 여러번 바뀌면서 집 구조도 조금씩 바꼈다. 그러다가 쉴러를 흠모하던 말바흐 쉴러 연합회에서 쉴러를 추모하기 위하여 1859년에 이 집을 사들여 다시 옛날 모습으로 재건축하여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개관시간은 매일 9-17시까지.
wilder-mann은 wild man을 뜻한다. 야인?? 이 분수대가 의미있는 것은
말바흐라는 마을 이름의 기원이 되는 이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Marbach라는 이름이 Mars Baccus에 유래했고, wild man은 그를 표상하는 것이라는데..
다시 정리하면 marbach는 mars baccus에서 유래, baccus는 디오니소스를 말하는 것인데..
허긴 디오니소스가 좀 야성적이기는 하지..
그렇다면, 저 분수대 동상은 야성인으로서 디오니소스를 표상하는 것??
아니나 다를까..분수대 아래쪽에 문장이 있는데, 그 곳을 자세히 보면 포도넝쿨이 그려져있다.
주신 디오니소스와 포도주의 원료인 포도넝쿨..??
네카강변이 독일에서 발포성 포도주를 만드는 포도재배지로 유명한 지역이기는 하지만
말바흐도 그 중 한곳인지 그것은 아직..?? 나로서는 알 수 없다.
이 분수대는 쉴러 집앞에 있다. 쉴러가 어린날 이 분수대앞에서 뛰어놀지 않았겠어요~
이 건물에서부터 mittlere holdergasse가 시작된다. 오랜 역사와 시간을 지내면서 다듬어 온 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골목이다.
이 조그만 골목에 marbach의 역사가 다 있다. 이전의 특출난 행정가의 집, 이전 개신교 집사의 집, 1700년 이후 오랜 전통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포도 재배자의 집 등 이 골목에 오랜세월 기여해 온 유지들이 집들이 이 곳에 다 모여 있다.
반드시 이름있는 사람들만이 이 마을의 역사에 기여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이름없는 서민들 역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말바흐의 역사에 기여해왔고, 지금도 그들의 삶을 오픈함으로서 역사에 기여하고 있다.
한집 한집이 모두 자신들만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mittlere holdergasse 와 obere holdergasse를 천천히 돌아나와서 marktstrasse로 올라가면 거리 중간쯤에 시청사가 있고,..그 앞에 보면 쉴러의 도시라는 걸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쉴러의 사진이 걸린 입간판이 서 있다. 8월말경에 쉴러와 관련된 축제가 준비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안내간판이다.
시청사 뒤편의 rathausgasse를 통하여 나가면 graberstrasse와 연결되는 베른토어(the bear gate)가 나온다. 이 곳에서 graberstrasse를 가로질러 steinstrasse를 타고 올라가다. ko"nigstrasse를 만나 4-500m 정도 걸어올라가면 '쉴러회에'가 나온다
공원이 나타나고 쉴러 동상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반투명 실사천막이 둘러져 있고, 경계선으로 표시를 하여 접근을 금지시키고 있다. 천막안쪽을 보니 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공연용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시청사에서 홍보하고 있는 그 축제의 일부가 이 곳에서 이뤄질 모양이다. 이 쪽은 쉴러의 뒷모습만 보이고..
앞으로 돌아나와 쉴러 박물관쪽에서 보니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를 등지고 내려다보면..
'쉴러 국립박물관'이 마주보고 있다. 이 곳 역시 보수공사중이라 입장불가이다. 지금 독일은 조상들의 유산을 유지하기 위하여
보수공사에 안간힘을 다 쏟고 있다. 곳곳에 보수공사중이다. 지금 이 공사도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되어 있는데..
올 2009년 11월 10일은 쉴러가 태어난 지 250주년 되는 날이다.아마도 그의 탄생 25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할 모양이다.
이 쯤에서 그의 시 한편 감상해본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진정 사랑한다는 것은
이별을 눈물로써 대신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곁에 있던 사람이 먼길을 떠나는 순간,
사랑의 가능성이 모두 사라져 간다 할지라도
그대 가슴속에 남겨진 그 사랑을 간직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프리드리히 쉴러 Friedrich Schiller
(1759-1805, 독일의 시인)
이것이 쉴러국립박물관의 입구 조형물이다. 책 볼륨모양의 조형물이 문학가를 기리는 박물관과 잘 어울린다.
박물관 입구에 말바흐 슈바벤, 뷔르템베르크지역, 나아가서 독일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아담한 전시장 겸 서점이 있다.
한 바퀴돌고나니 다리도 아프고 시간도 거진 점심시간에 가깝다.
공원입구에 앉아 지난 밤 마트에서 미리 사 둔 사과를 한입 깨문다.
독일에선 물이나 콜라보다 과일이나 채소가 더 싸다.
갈길이 바쁘고 먹을것이 마땅치 않을 때 사과나 당근이 좋은 대체식품이 된다.
수분도 보충되고 칼로리도 보충되고 돈도 절약되고, 시장조사도 되고..여러가지로 좋다
먹고는 다시 쾨닉거리로 계속해서 직진해서 내려온다. 올드타운 입구에 '게이트 타워'가 있다. 1718년에 최초 건립되어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거기에 반목조 골격은 1881년에 넣고, 2000-2001년에 걸쳐 전반적인 리노베이트를 한번 했다고 기록되고 있다.
게이트 들어가기 전 뒷골목의 풍경..
성문을 들어서면 입구의 오른편에 쉴러의 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이 있고..현재는 레스토랑으로.
유적이 될만한 집들은 설명서와 그리고 관광맵상의 번호를 저렇게 붙여서 관광객들이 쉽게 유적지를 찾고 매치시킬 수 있도록 해 두고 있다
성문앞에서 rosengasse로 내려오면 다시 쉴러의 생가쪽으로 내려온다. 이 길을 내려가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 반호프가 나온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나의 슈바벤 여행은 끝난다.
말바흐marbach는 중세행정도시를 거쳤던 대도시들처럼 장엄하거나 웅장한 건물은 없다
그저 이 지역에서 소박하게 농사를 짓거나 빵을 구우면서 지내던 서민들의 터전이라
가옥이나 건물들, 그리고 거리들이 한결같이 소박하고 아담하다.
이런 풍경들이 보는 이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한다
부자동네처럼 지나치게 화려한 꽃으로 보는이에게 위화감을 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보기 위하여 피우는 꽃들..그 속에 편안함이 깃들어 있다.
대도시의 여행지에서 충족시키기 못한 공허함이 있다면..
반나절정도 말바흐에 투자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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