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을 하고,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나니 갑자기 몸이 무중력상태에 빠진 듯이 또는 늘 가는 항로를 이탈한 듯한 기차처럼, 어쨋거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허공에서 휘청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 떠날 때가 되면 몸이 먼저 아는 것이라..
겨울에는 신학기 준비도 있고 하니 멀리 가긴 어렵고, 가까운 곳으로서는 일본만한 곳이 없다. 일본은 남북으로 약 나름대로 37만Km2를 넘는 넓은 땅덩어리에 격렬한 지진활동으로 인한 다양한 지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른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짧은 시간에 어느 곳이라도 집중적으로 다녀오기 좋은 나라이다.
여름에는 여름다운 곳, 겨울에는 겨울다운 곳이 여행을 좀 더 치열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더불어 무미건조한 삶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자극이 되지않을까 생각되어..그나마 일본에서도 강설량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중부 고원지역으로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결정하였다.
일본 중부지역은 일본 열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니가타현(新潟県), 도야마현(富山県), 이시카와현(石川県), 후쿠이현, 야마나시현(山梨県), 나가노현(長野県), 기후현(岐阜県), 시즈오카현(静岡県), 아이치현(愛知県)의 9개 현을 포함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동해와 접하고 있는 니가타현, 도야마현, 이시카와현, 후쿠이현을 '호쿠리쿠(북국)'지방이라 하고, 야마나시현, 나가노현, 기후현과 같이 내륙부의 높은 산들이 모여있는 지역을 '중앙고지(中央高地) 또는 고신지방(甲信地方)'이라고 한다(고신지방이라는 이름은 옛 지명에서 유래하는데, 고신지방이라고 할 때는 일반적으로 야마나시현와 나가노현만을 지칭하게 됨). 그리고 태평양에 접해 있는 시즈오카현, 아이치현 지역은 그들의 동해지방 즉, '도카이지방(東海地方)'이라고 부른다.
위의 9개현 중에서 이번에 여행할 지역은 동해안에 면해있는 이시카와 현의 '가나자와'와 기후현의 '시라카와고와 다카야마, 오쿠히다'가 핵심코스이다.
특히, 카나자와와 다카야마 등은 작은 교토라 불릴만큼 일본 중세의 전통거리와 그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름다운 마을이고, 시라가와고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아름다운 북국의 전통마을이며, 호쿠히다는 히다지방의 깊은 계곡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온천마을이다.
이 4개지역은 각각이 모두 특색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곳이어서, 눈구경에 포원이 져 있는 나에게는 상당히 기대가 되는 코스이다.
서울에서는 토야마 공항이나 고마쓰 공항을 통하면 북국에 도착하기가 쉽겠지만, 부산 김해공항에서는 토야마 직항 노선이 없어서 북국이나 중부지역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나고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노선이다. 나는 '나고야 츄부공항'으로 들어가서 가나자와->시라가와고->타카야마->히다후루가와->오쿠히다 순으로 움직일 것이다.
바쁜 시간에 짬짬이 시간을 내어 눈이 짓물릴때까지 자료를 찾아다니면서, 실제로 내가 찾아다니고 경험하게 될 겨울여행에 대한 기대를 즐거운 마음으로 꿈꾸기도 했었지만, 한편으로는 한 가지 마음 놓이지 않는 점이 있었다.
눈오는 이국으로의 겨울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상당히 낭만적이긴 하지만, 주로 혼자돌아다니길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자칫하면 겨울여행은 쿠무리한 날씨로 인히여 참으로 처량해 보이거나 또는 스스로 우울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걸렸다.
혼자 그런 마음을 읽고 있을 때, 마침 제자들이 함께 가겠다고 나선다. 이럴 때는 나이많은 제자가 좋다. 물론, 결국은 한명하고만 가게 되었지만..
어쨋거나 제자와 함께 한 겨울의 설국여행..
나의 추억갈피 한 코너에 저장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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