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0-01 일본츄부

6가지 미덕을 갖춘 일본식 정원, 겐로쿠엔(兼六園)

노코미스 2010. 1. 17. 09:30

 

2010년 1월 12일 (화요일) 날씨: 비

 

가나자와는 북쪽 지역에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서 좀처럼 눈이 오지 않는단다. 아침에 비가 오길래, '오늘 눈을 볼 수 있으려나..'했더니, 마사키상 왈, '가나자와엔 눈이 거의 없다'라고 한다. 천상, 오늘은 우산을 들고 하루를 움직여야 할 것 같다(우리가 떠난 며칠 후에 가나자와에도 눈이 왔다는..^^)

 

가나자와에서의 여유시간이 5시간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디부터 가야할 지 알 수가 없어서 마사끼 상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그는 망설임없이 '겐로쿠엔'을 첫째로 꼽았다. 그다음, '21세기 미술관', 다음 '무사시가쓰지' 정도 들러면 가나자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 준다.

 

나는 '찻집거리'와 '가나자와성'을 가고 싶다고 했더니, 마사키 상 왈, 찻집거리는 유명하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으며, 가나자와성은 굳이 내부로 들어갈 필요없이 바깥에서만 보더라도 충분하다고 말해준다.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으로는 다 보기가 어렵다고 하니 그 말이 일리있어서 그가 추천하는대로 움직이고자 한다.

 

우선, 시내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버스 터미널로 나가야 한다.

 

 

가나자와역앞에 있는 버스 터미널로 나와서 시내버스 1일권을 샀다. 그리고 겐로쿠엔을 가고싶다고 했더니 3번 또는 6번 홈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고 일러준다. 3번 홈에서 기다리니 요렇게 생긴 귀여운 버스가 도착한다. '가나자와 루프 버스(또는 주유 버스)'이다. 얼른 올라타니, 어디를 가느냐 묻는다.

'겐로쿠엔~'하니, '도죠~^^'

 

 

 

'겐로쿠엔 시타'정류소에서 내리니 도로 건너편 높은 축대위에 아름다운 성이 우뚝 서 있다. '가나자와 성'이다

 

 

 주~움 해서 찍어본다. 마치 하얀 백발 노인처럼 지붕이 하얀 것이 알 수 없는 매력을 보여준다. 지붕이 하얗게 보이는 것은 납이 많이 함유된 기와를 사용했기 때문이란다.

 

 

버스 정류소에서 곤야자카 쪽으로 해서 올라오니 다리 건너편으로 하얀 성채가 단정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러나 이 모습은 성채가 아니라 '이시카와몬(石川門)이라고 하는 가나자와 성의 후문이란다. 이 문은 1788년에 세워져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몇 안되는 유적 중의 하나로 그네들의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들어가고 싶었지만 마사키상에 의히면 바깥에서의 모습이 훨씬 아름답다 하고, 마침 시간도 바쁘고 하니 이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려한다. 유럽에서도 경험하고 느낀 바 있지만, 성은 원래 바깥에서 볼 때, '환타지'가 있다는 나의 신조를 되새김질 하면서.. 

 

 

 그  자리에서 돌아서니 '겐로쿠엔' 입구이다.

 

겐로쿠엔은 본래 가나자와성의 외곽에 위치한 성에 속한 정원으로서, 에도시대의 정원양식인 임천회유식의 특징을 잘 보존하고 있는 정원중 하나라고 한다는 정도만 알고 무작정 들어가 본다. 들어가서 보니 아름답기는 하나 내 눈에 조직적으로 들어오질 않는다. 그리고 왠 다리는 그렇게나 많아..?

 

돌아와서 안내서를 보니 설명이 다 되어 있구나~ 의미를 모르니 조직적으로 보이질 않는 것이렸다. 미리 보고 들어갈 걸..했지만, 그래도 볼 건 다 본것 같다.

 

잠깐 안내서에서 설명하는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정원의 효시는 가가번 시대인 1676년, 그 곳의 제 5대 영주가 정자를 지어 그 주위에 정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가, 그 후 여러 대에 걸쳐 대화재와 복구, 확장을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고 있다.    

 

특히, 12대 번주인 나리나가는 이 안에 호화로운 은거지인 다케자와 저택을 짓고, 그 정원에 다쓰미 용수(대화재시 사용하는 소방수)를 이용해서 굽이굽이 흐르는 곡수를 만들고 각종 돌 다리를 놓아서 정원의 기본 형태를 구축하였고, 불과 2년 후 그가 죽은 뒤, 제 13대 번주인 니리야스는 다케자와 저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가스미가이케'를 파서 연못을 넓혀서 오늘날에 전해오는 웅대한 회유식 정원의 기본구조를 완성하였다. 그리고 현재 겐로쿠엔은 '특별 명승'의 지위를 얻고 있다.

 

그리고, '겐로쿠엔'이란 이름은 중국 송나라 시대의 시인인 이격비가 쓴 낙양명원기 속의 문장을 인용하여, 하나의 정원에서, 광대함과 유수함, 기교와 고색창연, 수천과 조망의 6가지 미덕을 겸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명명되었다...음

 

이런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료를 정리하니 전체 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서부터 발길가는 순서대로 정리해본다(입장료 300엔)

 

 

 

안내소에서 들어가니 바로 정원 입구에 '사쿠라가오카'라는 정원이 나오고..

아마도 봄이 되면 사쿠라가 아름답겠지..

 

 

정원에서 오르막길을 오르니 '가스미가이케(연못)'이 있고, 연못위의 '우치하시테이(다실)', 여기에서 연못은 광대한 바다를 상징한다

 

외로운 새 한마리. 저런 다실에서 빗물과 가지위의 작은새를 벗하며 말차한잔할 수 있는 여유를 부러워하며..

 

 

이 연못의 물은 정원안을 굽이굽이 맴돌아서 유수함을 보여준다. 흐르는 물 위로 수많은 형태의,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다양한 형태의 다리들이 놓여 있다. 이것은 '니지바시' ..

 

그 앞에 외로운 영혼.. 우리가 정원을 한바퀴 다 돌고 나올 때까지 저 자리에서 저러고 있다. 근데, 사진 찍을려하면 고개만 돌린다. 저도 보호받을 초상권이 있다는겐지..^^

 

 

'쓰키미바시', 다리앞의 쓰기목을 조망하는 다리

"긴코바시', 긴코바시는 11개의 돌을 이용하여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본떠서 만들었다해서 이름붙여졌다고 한다., 그리고 한개한개의 돌이 거북의 등모양을 하고 있어 깃꼬바시라고도 한다.

 

 

'유키미 바시' 이 다리앞의 소나무는 겐로쿠엔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지를 가진 소나무인 '가라사키노마쓰(唐崎松)'이다.  제 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비파호반의 가라사키에서 종자를 얻어다 키운 흑송이란다.

 

이 지역에는 11월 1일부터 겨울철에 내리는 눈으로부터 나무가지를 보호하기 위해 끈으로 나무가지를 동여메는 '유키즈리'작업을 하게 되는데, 오늘날 유키즈리는 북국의 풍물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하나미 바시(花見橋)',  봄이되어 벚꽃, 철쭉꽃, 창포꽃 등이 필 때면 꽃구경을 하기에 가장 좋은 다리란다.

모든 다리들은 주변의 풍경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다리 아래쪽 도랑에 푸릇푸릇한 자국은 붓꽃의 뿌리 흔적이다. 봄이 되면 이 개천이 보라색 붓꽃 천지가 될 것이라..

 

 

 

 이제 새로이 건축되는 이름도 없는 임시 다리도 몇개나 된다.

'세키레이지마', 이 정원안에 바다, 섬, 산, 폭포 등 없는 것이 없다.

 

'야마자키 야마'

 

 

'야마자키 야마' 오르는 길  

 

'분수'  

 

'고몬바시' 를 끝으로 시간이 없어 돌아서 나온다.

 

 

 

 겐로쿠엔을 나와서 렌치몬도리에 나열해 있는 벚나무가지에 벌써 봉오리가 맺었나~하고 가까이가서 보니

가지끝에 방울방울 빗물이 고였다. 그것이 꽃봉오리보다 예쁘다.

 

겐로쿠엔 아래쪽 상가를 두리번 거리니 뒷편 도로가 상당히 일본스러운 정취를 풍긴다. 비오는 날, 흰 휘장에 쓰여진 검은 묵 글씨와 빨간 초롱이 상당히 이국적이다.

 

잠깐, 이국의 정취에 빠져있다가 시간을 가늠하면서 또 바쁘게 자리를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