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2일(화) 날씨: 비
자연이 만들어내는 묘미를 즐기면서 렌치몬도리를 내려오니 겐로쿠엔의 마유미자카 입구를 만나게 된다.
마유미자카 입구에서 숲속길 올라가는 길이 가로막고 있고,
그 도로 건너편에 '신사'가 하나 있다.
다시 대로를 건너니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정표가 우뚝 서 있다.
안내 데스크로 들어가니, 아~아~, 오늘은 마침 휴관일이로구나..
그래서, 전체 분위기가 썰렁하구나~
음~ 미술관을 못 보는 대신, 그만큼 시간을 세이브했으니 다른 것 하나를 더 볼 수 있겠구나~
그럼, 그 시간을 이용하여 '무사 거리'로 가보자~
다시, 길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 '히로사카'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간을 보니 주유버스 들어올 시간이 한참 남았다.
시간이 남으니 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것 저것 주변을 둘러본다.
아담한 레스토랑이 보인다. 전시되어 있는 음식 모형이 매우 먹음직스럽다
그러고 보니, 아직 아침전이다. 제자의 표정을 보니..이제 10시 조금 넘었는데, 지쳐보인다.
그래, 우리가 워낙 일찍 움직였어.
식당이 보일 때, 우선 먹어두어야 하루 움직이는 게 편할 것 같다.
조그만 가정식 레스토랑이다. 아주 곱게 생긴 일본의 전형적인 중후반의 아주머니 두분이 식사 준비를 하고 계신다.
안 되는 언어로, 바디 랭귀지로 '밥 먹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여주신다.
뭘 먹겠느냐는 물음에 돈까스처럼 보이는 스플레이 모형을 가리키니 "아~ 카레 라이스"하고 응답하신다.
응? 카레 라이스..
뭐..상관없다. 일본 카레 라이스도 한번쯤 먹어줘야지, '하이~ 도죠"
저 주방안에서 준비하던 아주머니가 사진을 찍으니 사라져 버렸다.
아주 단출한 카레라이스가 양배추 샐러드를 대동하고 행차하셨다. 가격 740엔..맛 나쁘지 않음
시간을 맞추어 얼른 먹고 버스 스탑으로 나갔더니 1분 후에 버스가 도착한다. '
무사시가쓰지'하고 외치니, 도라이바상의 '도죠~'소리가 희망차게 들린다.
얼른 올라타고는 다음 목적지에 대한 기대로 마음이 또 부풀어오른다.
안내 방송을 듣고는 '무사시가쓰지'에 내려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어여쁜 여성 도라이바상이 창가로 목을 쭉 빼고는 한국말로 '저쪽~, 오른쪽~'하고는 길건너편 방향을 손짓해서 일러준다.
일단, 저기 보이는 건물이 있는 쪽으로 길을 건넌다.
건너서 건물안을 들여다보니 이건 '무사거리'가 아니고 동네 시장같다.
그래서 건물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도로변을 따라 주변을 둘러본다.
아무리 주변을 휘둘러보나, 전통거리처럼 보이는 곳이 있을만한 곳이 없다.
아무래도 나이많은 사람들이 알 것이라하여 지나가는 할아버지 잡고 묻는다.
"무사시가쓰지가 어딘지?" 물으니, "바로 여기"란다.
엥~? "그럼, 옛날 사무라이 집은 어디 있냐?"고 물으니
"그곳은 저쪽 도로 건너편에 가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단다"
이건 또 뭔 소리래~????
?
?
?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조짐이 느껴진다.
우선, 내가 현재 처하고 있는 문제의 실체부터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싶어 무조건 건물안으로 들어가본다.
들어가니.. 이건 완전히 시장인데..
여기에 무슨 '사무라이 거리랑 집이..???'
혼자서 걱정하고 있는 사이, 나의 제자는 볼 것이 많은 시장에 들어오니
혼자서 아주 신이 났다.
다시, 시장 사람을 붙들고 물어본다. 지도를 펴고, 지도상에서 현재 내가 어딨는지 물었다.
총각이 짚어주는 위치를 보니 내가 '무사시가쓰지'라고 표시해 놓은 곳이 맞다. 그럼 제대로 찾아온 것 같은데..??
다시, 그럼 여기서 '사무라이 거리'는 어딨냐고 물었더니,
이 주변에는 사무라이 거리와 집이 없고, 고린보 쪽으로 가면 '나가마치 무사거리'가 있다고 설명해준다.
"그럼, 여긴 뭐냐?"물었더니, '여긴 오미초 시장'이란다.
아~~ 이제 모든 수수께끼가 차르르~~ 풀린다.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은 '무사시가쓰지'라고 하는 가나자와의 어떤 번화가에 위치해 있는 유명한 '오미초 시장'이고,
내가 가고자 하는 사무라이 거리는 여기에서 다시 거슬러가야하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그런데 내가 헤맸던 이유는 오미초 시장이 있는 버스 정류소 '무사시가쓰지'라는 이름 때문이었다.
난, 무사시가쓰지가 발음상의 이유로 당연히 '무사 저택지'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곳이 무사저택지와 다른 곳일거란 생각을 아예하지 못했다.
그러니, 오미초 시장에 와서 '무사저택지 내 놓으라'고 동동거리고 있으니, 그들도 참 난감했을 것이다.
그제서야, 뽑아간 맵을 다시한번 자세히 보니..
'무사저택지'는 '무사시가쓰지'에서 버스로 몇 정류장을 더 올라가야 하는 곳에 있다.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고 나니 허탈하기도 하지만, 기분도 명쾌해지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기왕에 들어온 곳이니 시장구경이나 하고 가자~
이 시장도 가나자와에선 유명한 지역문화유산에 속하는, 2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시장이다.
오미초 고르케 집도 있고..
당고집도 있고..
신선한 해산물집도 있고..
정말 이곳에 오니 없는 것 없이 다 있다.
특히나, 가나자와가 동해안에 인접해 있다보니, 신선한 해산물과 가가채소들은 유명하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밥 먹은지도 얼마되지 않구만..또 먹을 것을 보니 침물이 꼴딱꼴딱..
그래서 결국, 뭐하나 먹고 가기로 했는데..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이집 기웃, 저집 기웃..
그런데 한 집에 줄이 어디까지 서 있다.
뭐지??
단팥죽이다.
들여다보니 멀~건 국물에 새알 달랑 2개가 동동~
근데, 사람들이 많다.
우리도 줄을 섰다. 엇~~ 단팥죽이 동이 나 버렸다, 잠시 기다리니 또 큰 솥 한 솥을 들고 나온다.
따끈따끈한 단팥죽을 한그릇 받는다. 가격도 차카다.. 105엔
가게 모퉁이 벤취에서 젓가락으로 저어서 먹는다. 맛이 아주 심플하다.
팥을 푹 익혀서 간을 살짝 맞춘 국물에 찹쌀 새알 두개 띄웠다.
팥이 톡톡 터지는 맛과, 입천정에 부드럽게 스치는 새알
그리고 싱싱한 팥의 향과 달콤함이 배인 맑은 국물 맛이 서로 잘 어울린다.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와서 보니 분명히 '오미초'라고 쓰여있다.
ェムザ는 메이테츠에서 운영하는 Plaza의 약자 M'ZA이다.
따뜻한 단팥죽 한 그릇에 훈훈한 마음으로 버스 정류소로 나오니 '후룻토 버스'가 한 대 서 있다.
버스가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듯한 모습으로 곱게 포장되어 있다.
얼른 올라서면서, '나가마치 사무라이'하고 자신있게 소리쳤더니..
이 아저씨 표정??보니 '아니다~'
아~~ 또 왜?? 손짓 발짓하면서 소통한 내용은, '저쪽 건너편 가서 이 버스를 타라'는 것이다.
으응~?? 현재 내 지식으로는 '고린보'를 가기 위해서는 저쪽편이 아닌 이쪽 시장편에서 타고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게 맞는데...
우리가 아까 저쪽 편에서 내릴 때, 고린보를 지나왔거든,
그려면, 이 쪽에서 다시 거슬러가야 하는데..??
근데 이 도라이바상은 저쪽 건너편에서 타란다..??
이 아저씨 말이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길도 모르는 남의 나라에서 게다가 이미 실수를 한번 저지른 전과가 있는 사람은 자기의견을 주장하지 못한다ㅜ.ㅜ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도 가르쳐주는 대로 할 수밖에..다시 짐을 끌고 도로를 건너간다
둘러봐도 '후룻토 버스'를 세우는 정류장이 보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나의 의문스러움이 시원스러이 풀리지 않은 터라,
아무래도 영어가 좀 되는 젊은이를 붙들고 제대로 소통하는게 낳겠다 싶어 도로변의 '스타벅스'로 들어간다.
마침 젊은 친구가 있어 '나는 나가마치 사무라이 거리를 가고 싶은데, 어디서 버스를 타면 되느냐'고 물으니
다시 '도로 건너편 시장앞 버스 정류장'에서 아무버스나 타면 모두 그 쪽으로 지나간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다시, 시장쪽 버스 정류장으로 건너와서 아무 버스나 올라탄다.
몇 정류장 지나니 '고린보'이다.
이렇게 쉽게 올 수 있는 거리를 왜 '후룻또'도라이바상은 자꾸 건너편에서 타라고 했을까.."를 끊임없이 의문스러워 하면서
'나가마치 무사거리'로 찾아들어간다.
'남 나라 > 10-01 일본츄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국의 원앙금침~ (0) | 2010.01.19 |
---|---|
나가마치 사무라이 거리, 이제야 의문이 풀림 (0) | 2010.01.18 |
6가지 미덕을 갖춘 일본식 정원, 겐로쿠엔(兼六園) (0) | 2010.01.17 |
첫날밤 잠자리, 게스트 하우스 '퐁기' (0) | 2010.01.17 |
부산에서 북국까지.. (0) | 2010.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