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0-01 일본츄부

수묵의 세계 시라가와고(白川鄕)

노코미스 2010. 1. 20. 09:37

 

 

 

2010. 1.13. 수 날씨:눈 

 

이번 여행을 츄부지역으로 결정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 '시라카와고'이다.

웹상에 떠돌아다니는 눈덮인 시라가와고의 '갓쇼츠구리'사진 한장..

 

그 때부터 이 지역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하나씩 밝혀내면서, 츄부지역 특히, 기후현이 상당히 매력적인 곳임을 알게 된다. 

이후, '다카야마'와 '히다 후루가와'도 '시라가와'고 못지않게 매력적인 곳임을 알게 되지만,

 

현재로서는 시라가와고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

 

오늘 오전의 여행 일정은 '하얀개천마을(白川鄕) 시라가와고 오기마치 마을 순례'이다.

 

 

'유노사또'에서 아침 스케줄을 알려준다. 7:30분에 식사를 하고 8:20분까지 아래층으로 내려오라고..

그래야 8:30분에 시라가와고 행 버스를 탈 수 있단다.

시키는대로 시간을 맞추어 내려가니 버스 정류소까지 주인장이 라이딩을 해준다.

내리니 승합차 한대가 서 있다.

 

역시 씨씨 커플과 우리 둘, 합하여 4명을 싣고 '오기마치'로 나간다.

 

 

 

버스를 타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니, 집들이 거의 절반은 눈에 파묻혀 있다.

 

평생에 한번정도 구경할 수 있는 우리로서야 분명 이런 모습이 있는 그대로 이국적인 풍경이지만,

실제로 이곳에 터전을 두고 사는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까 싶기도 하다.

 

 

 

 

  

   

 

 버스가 출발하니 하얀눈으로 뒤덮힌 산길을 한 동안 내려간다. 아름답다 추하다를 떠나서,

온 천지가 새하얗게 변했다는 그 자체가 감동스러워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제 더 이상의 감탄사는 불필요한 소음일뿐이다.

 

그렇게 얼마간을 오더니, '시라가와고 버스 정류소'에 우리를 내려준다.

우리는 가방만 인포센터에 맡기고 바로 다시 타고온 버스에 올라탄다. 그 버스가 바로 전망대로 간단다. 

 

매시간 정각과 30분에 30분단위로 운행한다.  편도 200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오기마치의 갓쇼츠구리마을 '>

 

이 마을의 특징인 '갓쇼츠구리'란 합장마을이란 뜻으로

마치 양손을 합장한 것 같은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이건 뭐, 온 세상이 水墨의 세계이다.

 

 

 위의 맵에 배치되어 있는 집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그러나, 그날은 눈이 너무 많이 오고 날씨가 흐린관계로 전체 그림이 흐려서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그 모습을 남겨보려고 이리찍고 저리찍고 해 봤자..

 

워낙에, 카메라와 사진기술이 저질이라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렌즈에 담기지 않는 것은 눈에 담고, 가슴에 담고.. 

 

 

..

 

 

 

보이는 것이라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너도 밤나무'몇그루와

눈바람에 흐릿해진 '합장 마을'뿐인 곳에서..

더 볼려고 해도 볼 것도 없고, 바로 내려가기엔 차비가 아깝고..

 

결국, 똑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 넷이서 서로 찍고 찍어주는 것으로 다음 배차시간까지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스산한 곳에서는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 추억의 소품들이다.

 

히라세에서부터 우리를 태우고 온 '도라이바상'도 그 중 하나이다.

 

우리를 전망대에 내려주고 나서, 다시 합장마을로 내려간줄 알았는데..

내려가지 않고 우리주변에서 빙빙 돌면서, 안내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그러고 계신다.

 

그래서, 이것도 인연인 바 '함께 사진 한 장 찍자~'고 하니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사진을 찍어달라하는 줄 알고 자꾸 내 카메라를 뺏어가려한다.

그러니, 그냥 둘이서 양 겨드랑이를 껴서 꼼짝하지 못하도록 이런 포지션을 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찍고 나서 보니 이건 뭐..흐흐흐

영락없는 범죄인 인도해가는 양상이 되어 있다 ㅎ

 

 

 

눈보라 때문에 시야도 흐리고, 전망대 주변에서 볼거리를 살피기엔 눈밖에 보이지 않고 해서,

30분만에 전망대를 내려가기로 하였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오기마치 입구'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오기마치 메인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계속 가면 버스 정류소가 나오지만,

우리는 마을의 입구에 해당하는 이곳에 내리기로 하였다.

 

 

 메인 스트리트 아래쪽으로는 이런 개천이 있고 ..

 

메인스트리트 위쪽으로 갓쇼츠구리가 모여있다.

 

 

 

제일 먼저 히가시 도리에 있는 '와다'집으로 향한다. 이 집은 이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면서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집으로 지어진 지 300년이 된 집이고,

현재는 민속자료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300엔을 지불하고 입장.. 

 

 

 

 1층에는 일본식 화덕이 있는 큰 홀과 거실, 불당과 거실, 객실, 침실 등의 거주 공간이 재현되어 있고

곳곳에 몇 가지 민속 또는 생활소품들을 배치해 두고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이 집의 건축양식을 이해할 수 있는 다락방이 있다.

 

이 집의 구조적 특징은 건물을 높이 짓고 양쪽으로 밝은 빛이 드는 창을 내는 것인데, 이런 구조에는

한 겨울에도 거주 공간이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한 산속마을 원주민의 지혜가 숨어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된 재료도 이 지역에서만 자라는 아주 튼튼한 흑송만을 사용함으로서 

한겨울 폭설의 무게에도 건물이 지탱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못을 치지 않고 새끼줄로 기둥과 기둥을 이어서 엮어놓은 것도

무거운 무게를 받치기에 더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라 한다. 

 

 

 

원주민들의  생활용품들..

 

 

 와다집 입구의 연못과 도랑..

 

 

 

 시라카와고 곳곳에 마을을 둘러싸면서 고랑이 있는 것은 눈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함이다.

 

눈이 많은 고장에서 눈을 처리하는 방법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눈을 한 쪽으로 쌓아두는 방법, 다른 하나는 녹여서 없애는 방법이다.

 

그 중에서 물은 눈을 녹여주는 역할을 함으로서 눈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설국의 자연은 여행객에게는 추억이 되지만,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노동의 조건이 된다.

 

 

  

눈이 너무 많아서 아예 지붕에 올라가서 삽으로 퍼 내린다. 삽의 크기도 작은 것으론 되지도 않는다.

 

 

내 집앞 눈은 내가 책임진다. 도롱이를 입구 집앞의 눈을 치우고 있는 현지인 할머니..

 

 

좀 더 기계화된 방법, 저런 기계로 도로가 차단되는 걸 막는다. 쌓여있는 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당겨서 저 관으로 쏟아낸다. 그러면 한 쪽면으로 쌓이긴하지만 사람이 다니는 길은 만들어진다.

 

 

 

눈이 얼어서 빙판길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도로에 물을 뿜어올리는 설비를 해 두고 있다.

특히, 온천 지역에서는 이런 설비가 효과적이다. 따뜻한 물을 뿜어서 눈을 녹혀주기 때문이다.

 

다음은 '히가시 도리'를 중심으로 도열해 있는 집들이다. 거의가 민숙집이거나 까페, 또는 민예품집이지만

휴업을 한 집이 많다. 눈이 많고 관광객이 뜸한 이 시기에 그 곳에 있는 집들은 기능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그냥 이국적인 하나의 풍경으로만 존재한다.

 

더 이상은 말보다는 눈과 가슴이 필요할 듯.. 즐감..

 

 

 

   

 

더 이상 말도 못하고 입만 헤벌쭉~하고는 동네 한 바퀴를 대충 돌았다.

말 그대도 대충 도는데 꽉 찬 3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좀 더 알뜰하게 보고자 한다면 시간을 좀 더 갖거나 아니면 좀 더 열심히 걷는게 좋을 듯 하다.

 

시라가와고에서 보아야 할 핫스팟 한 곳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아쉬운대로 이것만으로도 마음한켠 뿌듯함을 안고 타카야마로 나간다. 

 

 

 

아름다운 시라가와고와 작별을 하고..

시라가와고 안녕~~

 

 

Tips

동네를 돌아보니, 정말 한산한다.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내가 본 사람이 30명이 채  안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왜 방이 없었는가..

 

알고 보니, 비수기에는 휴업을 하는 집이 많다. 그러니 몇 안되는 집만이 운영을 하므로 상대적으로 방 구하기가 어렵다. 아니면 예약이 있는 집만 그날 손님을 받거나..

 

그러니, 아무리 비수기일지라도 '시라가와고'에 가려할 때는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