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4. 목요일 날씨:눈
첵아웃하기 전에 '노천온천'을 한번 더 해야하므로, 눈 뜨자마자 쫓아 내려왔다.
지난 밤에 느꼈던 정취와는 완전히 다르다.
밤새 눈이 소복히 내려와 주변은 더 하얘졌다.
실내탕에서 노천탕으로 나가는 길은 바닥에 미끄럼방지포장을 해 두었지만,
여전히 조심하여야 한다.
"통로가 미끄러우니 조심해주세요~"
아침 7시의 '호타카 호텔 로텐부로'의 모습 ~
그리고, 요건 작은 탕이고, 이 탕의 오른쪽으로 요거 두배정도 되는 탕이 하나 더 있다.
밤보다 새벽에 하는 온천욕이 더 상쾌하다.
그리고 수질이 얼마나 좋은지,
온천 후 피부가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이곳에 들러는 남편있는 부인들은 다른 선물 사갈 생각하지 말고
이곳 온천에 며칠 몸 담구고 있다가 목에 리본 하나 묶어서 신랑한테 상납하면
남편들이 그 어떤 선물보다 행복해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상쾌하게 온천을 하고 7시 반에 준비된 아침을 먹고..
우리는 로프웨이를 타러간다.
사진 왼쪽이 호타카 호텔, 뒤쪽 배경 건물이 로프웨이 터미널..
사실, 이날 로프웨이를 탈 수 있을까..많이 걱정했다.
왜냐하면, 전날 함께 올라온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어제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로프웨이가 운행을 하지 않아서
자기들은 타지 못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을 먹고 올라가는 길에
'오늘은 로프웨이 운행을 하는지..?' 리셉션 데스크에 물으니
'운행은 하되, 제 1로프웨이만 움직인단다~'
오, 예~
일부러 그것탈려고 오쿠히다 가장 깊은 골짜기에 예약한 것이었는데.
그것도 안 타고 가면 억울할 것이고,
반대로 이렇게 바람때문에 한치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꼭대기까지 올라간들 주변은 보이겠는가?
그러니
그 정도만 갔다오면
서운하지도 억울하지도 않겠다 싶다.
얼마되지 않는 운임(왕복 400엔)에 20% 할인(호타카 숙박객)받으니
왕복 320엔으로 로프웨이를 탈 수 있겠다.
비록 로프웨이는 운행되지만, 타는 사람이 없다.
저 로프웨이 안에 달랑 3명, 승객 2명과 가운데는 승무원..
아무도 없으니 우리끼리 셀카짓에..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별짓을 다한다^^*
그러나, 왔다 갔다 움직이는 사이 가끔 부는 바람에 몸이 흔들린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상당히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잠시 앞쪽을 주시하다가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하는데..
로프웨이 안에 웬 쇳덩어리가 저렇게 놓여있다.
저게 뭐지?.. 하고 보니 무게가 적혀있다 '30kg'
30kg 쇳덩어리 4개..
고개를 돌려 뒤로 보니
뒤에도 역시 30kg 쇳덩어리 4개..
아마도 강한 바람속에서 무게중심을 잡기 위하여 장치해 놓은 것이리라..
갑자기, 바람의 위용이 실감있게 느껴진다.
4-5분만에 '나베다이라 고원역'에 도착했다.
승무원은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 한다는 말을 전해주고는 혼자 떠났다.
이 하얀 백설의 설국에 우리 둘만 달랑 남았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여기 올라오면 '아시유'가 있다하니
할거 없으면 '이거라도 하고 가자'고 수건까지 챙겨왔건만
손을 담궈보니..
물이 미지근하여 발을 담글 엄두가 나질 않는다.
물이 원래 이렇게 차나~ 싶어 원천 가까이 가서 손을 대어보니
그 주변은 그래도 조금 따끈하다.
세상에~
기온이 얼마나 낮으면, 이 온천물이 저렇게 식어 있을까..?
주변에 가니 유황냄새가 나서, 이 지역 온천에 유황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건 아닌가 했는데
역시 원천이 흐르는 주변바위 색깔을 보니 짐작이 맞은 거 같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고 살펴보고, 올려보고, 내려봐도
보이는 것은 희뿌연 시야와 앙상한 나무가지와 새하얀 눈밖에 없다.
그리고 바람..
이 많은 눈더미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곤..
"나, 이곳에 묻히고 싶어~"
"그래~? 그러면 널 묻으주마~"
요따구로 유치하게 놀다가 그것도 지겨워..
옆에 있는 비지터 센터로 들어가 본다.
큰 기대없이 바람이나 피하고자 들어갔으나
이외로 볼 것이 많다.
지하층에는 북알프스 고봉들의 사계에 대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1층에는 선물가게뿐만 아니라
이 '중부산악지대의 지형과 생태'에 대한 자료실이 있다.
일본 중부지역의 지형에 대한 이해를 하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게 놀고 있으니,
아까 함께 올라왔던 승무원이 우리를 찾으러 왔다.
'지금 곧 내려갈터인데, 내려가지 않을 건지..? '
9시 10분에 올라와서 10시 30분까지 놀았으니 놀만큼 놀았다.
지금 내려가야 10시 55분발 타카야마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비지터 센터에서 로프웨이 역까지 이르는 길에
직원들이 나와서 저렇게 눈을 치워서 길을 만들고 있다.
설국의 일상이겠지..?
호텔에서 가방을 찾아 버스 정류소로 내려가니, 가는 길에 이런 재밌는 풍경도 볼 수 있다
설국이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하나님, 잘못했어요, 눈 좀 그만 주세요~
손 시려요 호~호~"
아무리 눈보라가 몰아쳐도
열심히 놀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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