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0-06 북큐슈

다자이후 텐만궁

노코미스 2010. 6. 14. 00:56

 

2010. 06. 05 토요일  날씨: 무지 덥다

 

 

우리의 연수일정 마지막 코스이다. 다자이후 텐만궁, 일본 텐만구 신사의 총본산으로 학문의 신을 모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에 모셔진 학문의 신 스가와라 미치자네는 헤이안 시대의 학자로 우대신을 지내다가 이곳으로 유배되어 와서 살다가 병사하였는데,

그의 시신을 끌던 소가 지금의 텐만구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아 그곳에 그를 묻고 텐만구를 지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 곳의 본전은 국가의 중요문화제로 지정되어 있으며

연중 많은 참배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특히 수험시즌에는 수험합격을 비는 수험생과 부모들이 줄을 잇는다.

 

(펌: 배낭여행 후쿠오카)

 

 

 

 

상가가 끝나는 지점에서 도리를 통과하면 신사 가장 입구에 '스가와라 미치자네'의 시신을 끌었던 소의 조상이 있다.

 이마와 다리관절부분이 반질반질하다. 이마를 만지면 공부를 잘하고, 다리를 만지면 관절이 좋아진다는 속설에

너도 나도 모든 사람들이 우선 그를 만지는 일로부터 통과의례를 시작한다.  

 

그러고 나면 본전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3개 건너야 하는데..

그 다리는 입구에서부터 과거, 현재, 미래의 다리라나 뭐라나..그래서 특히, 과거의 다리를 건널 때는 절대 뒤로 돌아봐서는 안된단다.

돌아보면 과거로 돌아갈까봐서 그런가..?? 

그래도 돌아서서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역시 옛날 전설이겠지..^^

 

다른 가이드의 전언에 의하면,

과거-현재 다리를 건널 때 눈을 감고 건너다가, 미래 다리위에서 눈을 떳을 때 앞이 환해지면 그의 미래가 밝음을 의미한다고..^^  

 (어째, 가이드마다 해석들을 조금씩 지어낸다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면, 어떤 가이드는 스와가라 미찌자네가 왕인박사의 후손이라 하기도 하고..그냥 백제의 후손이라하기도 하고, 그런 언급이 없는 가이드도 있고.. ^^)

 

 

당일에는 초. 중생들이 각 학교에서 그리기 현장학습을 나왔나보다..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가장 신사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그리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니 학창시절 우리들의 추억거리였던 사생대회도 일제시대의 잔재였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데..

 

 

 

 미래의 다리위에 서니 본전으로 들어가는 문과 도리가 보인다.

 

 

 본전으로 들어가는 문을 들어서니 유니콘처럼 생긴 동물의 조상이 하나 서 있다.

 

전설의 동물 '기린'이란다.아프리카의 기린 말고.. '기린 맥주'할 때 기린..

 

재작년에 갔을때는 없던 것이었는데..2년만에 일본에 오니 지역마다 변한 것들이 제법 있다.

벳부에서도 그 사이 시내에 대형 24시간 편의점이 하나 서 있더니..

 

 

 

 이 새도 전설의 새인가?? 이 둘도 그 사이 새로이 조성된 조형물이다.

 

 

 

 

소원을 비는 쪽지의 색깔도 흰색에서 블루로 바뀌고..

게다가 바깥 입구에 있었던 소의 미니어쳐가 본 마당안에도 하나 들어와있고..어쩐 일인가..

 

 

토요일이라 그런가..무슨 행사를 앞두고 있는가..?

 

참배객들이 상당히 많다. 박수 2번 짝짝, 동전 던지고 소원빌고, 다시 박수 2번 짝짝..

이것이 일본 신사에서의 기도하는 전형적인 절차이다.

 

박수를 2번씩 짝짝 치는 것은 처음에는 신을 깨우는 의식, 뒤에는 소원을 마치고 돌아간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의식이다.

우리 학생들도 괜히 따라 해본다.

 

"남의신한테 해봐야 소용없어~" 했더니, "가이드가 우리 조상이라던데요 뭘~"하고는 열심히 기도를 한다.

쩝~ 그런가..???

 

 

 

신사내 매점에는 곳곳에 '수험합격'을 비는 갖가지 부적들을 진열 판매하고 있다. 내 동료교수는 얼른 그쪽으로 향한다.

 

그러나, 난 그이의 행동을 한참을 지켜본 후에야 내가 고3 엄마임을 깨달으면서,

같은 고3엄마인데도 왜 이렇게 다르냐..하고는 함께 웃는다.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아서 그런지 엄마노릇하는것이 쉽지 않다.

 

 

 

본전 후궁으로 들어가면 매화정원이 있다. 매화정원 들어가기 전에 또 하나의 전설이 되는 나무는 '부부나무'이다.

100년이 넘은 나무인데, 위에서 보면 분명 두그루인데, 밑둥의 뿌리쪽을 보면 하나로 붙어있다.

즉, 하나의 나무가 번창하여 다른 가지 하나를 키워낸 것이다.

 

사이좋은 부부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 나무에 기원을 한다.

 

 

 

 그 나무앞에 '필총'이 있다. 수험생들이 이 곳에 빌면 시험을 잘 치게 해준단다.

 

그 말을 들은 나의 동료교수는 자동으로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번에는 날 함께 끌고 간다...^^

그래서 나도 올해 내 딸에게 수험운이 있게 해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신사참배와는 다른 의미니까 괜찮겠지..

 

 

 

 다른 교수들은 매해 오는 곳이라, 주변 상가에서 일찌감치 점심을 해결하겠다고 해서 남고..

이곳이 처음인 이교수를 데리고 들어 온 나는 점심을 신사내 매화정원에서 해결하고 나가기로 하였다.

 

매화정원안에 소재한 식당중에서도 제일 안쪽, 즉 작은 신사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식당이다.

주로 내국인들이 사용하는 식당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소요스럽지 않아서 좋다.

 

 

 

 입구쪽에서는 매화문양을 넣은 유명한 찹쌀 모찌를 굽고 있다. 이 지역에는 모든 가게가 매화모찌를 굽는다.

 

 

 

 내국인들이 군데 군데 담소를 나누며 오찬을 즐기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깥 매화정원의 싱그러움속에서

 

 

 소바와 오니기리로 배를 채운다. 소바의 맛은 그 쫀득함과 국물 맛으로 평가되는 것 같은데..

 

같은 집 음식이라도 시간마다 다르나 보다.

처음 주문을 잘 못 알아듣고는 소바가 하나만 나왔다.

 

그래서 한 사람당 하나씩 달라고 했더니, 잠시후에 나머지 하나가 더 나왔는데,

뒤의 것은 그 쫄깃함이나 맛의 신선함이 앞의 것보다 훨씬 좋다.

 

가격도 매우 착하다. 소바하나에 450엔이었던가..

 

소박하긴 하면서도, 역시 현지 음식을 먹었다는 느낌이 좀 더 있다.

 

 

이렇게 하여 3박 4일의 일정을 무리없이 마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코스는 매해 거의 비슷하나 그 감흥은 올해가 특별히 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계절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올해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봄이 다소 늦게 왔단다. 그래서, 다른 해에는 이즈음이면 초여름으로 들어섰을 터인데, 올해에는 여전히 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북큐슈는 역시 5월말에서 6월초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그리고 행운의 여신은 우리에게 그들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선물해 준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