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2-09 프랑스

샤갈의 마을, '생폴드방스'

노코미스 2012. 10. 30. 22:47

 

 

2012년 9월 6일 목요일 오전 날씨: 무지 뜨거움

 

오늘은 샤갈의 마을, 생폴 방스로 떠난다.

올여름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마세나 광장 근처의 버스 터미널로 간다.

1유로 버스 400번을 타면 생폴로 바로간다.

버스 정류소는 어제 니스 도착하자마자 사전 답사를 통하여 미리 알아두었으므로 오늘은 시간 낭비없이 잘 진행된다.

 

 

니스에서 칸느 방향으로 1시간 정도 시골마을을 달리는 듯 하더니 산중턱 어느 마을 앞에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표지판을 보니 생폴이다. 다음 정류소는 '방스'이다. 

방스 마을 옆의 생폴 마을이라 해서 '생폴드방스'이다.

 

나의 목적지는 생폴드방스이므로 여기에서 내려야 한다.

 

 

표지판을 따라 빌리지 방향으로 움직인다.

마을 입구에 진열되어 있는 상가의 진열품에서 이 마을의 분위기를 짐작해본다.

 

마을 이름에서도 성인의 이름이 들어가서 매우 종교적인 마을이 아닐까 혼자 짐작하고 있었는데

가게의 진열품들조차 하얀옷의 수도사나 수녀들을 상징하는 조각들로 가득차 있어서

더더욱 이 마을의 분위기를 그런쪽으로 몰고 가게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마을의 유래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을 입구 왼편 건물은 1900년대초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을 찾아 들어온

가난한 예술가들이 밥값과 숙박료대신 그림을 주고 묵었다던 호텔겸 레스토랑 '콜롱브 도르'이다. 

 

이곳은, 1900년대 중반에는 프랑스 배우 이브몽땅이 이곳테라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최근에는 헐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곳에서 밀월여행을 즐겼다는 소문으로 더 유명해지게 되었단다 

 

1900년대 초기 가난한 예술가들이 드나들던 시절만 하더라도

숙식을 함께 하는 조그만 주막수준의 호텔이었지만,

 

 현재는 식사비나 호텔료가 매우 비싼 최고급호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가및 유명 연예인들과 얽힌 이야기들로 인해서 몇달전에 예약해도

예약이 어려운 곳이 되어 버렸다는 그런 유명한 곳이라는데..

 

난, 당시에는 모르고 있다가 갔다 와서야 자료 정리하면서 뒤늦게야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것처럼 놀라게 된다;;

 

 

 

그런 고급호텔옆에는 오래된 석벽으로 조성된 마을의 공동 창고 같은 공간에

소박한 규모의 시골장이 서기도 한다.

 

지중해의 농산물들은 색감이 참 곱다.

 

 

 

성곽마을 입구에 붙여진 빌리지의 지도이다.

마을은 남쪽 '방스문'에서 북쪽 '니스문'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생폴은 16세기에 형성된 중세마을로 그 고요함과 아름다움에 반해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 아름다움을 보기 위하여 나도 머나먼 한국에서 여기까지 찾아왔다.

올라가보자~

 

 

 

 

성곽도시는 성으로 들어가는 토어를 통과해야 한다.

토어위에는 작은 수호천사가..

 

 

 

성문을 통과하면 바로 좁고 긴 '루 그란데'로 이어진다.

 

 

긴 골목을 끼고 다양한 아뜰리에들이 서로 마주보며 예술을 팔고 있다.

 

 

 

 

햇살 가득한 지중해도 있고

 

고대 토우 또는 동양적 분위기의 조각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있고

 

 

프로방스의 열정을 그리는 노화가도 있고

 

 

 

현대풍의 디자인에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가게까지..

가게 내부는 지하동굴로 되어 있는 것이 독특한 가옥구조이다.

 

바깥에서 보면 일반 주택같은데

내부는 여러갈래로 나누어진 지하 동굴처럼 되어있다.

 

 

 

 

골목골목 가게들이고..

 

 

바닥에서도 지중해의 태양이 빛나고 있다.

 

 

 

 

 

 

'루 그랑데'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이 마을의 북쪽 전망대에 이르게 된다.

 

 

 

 

이 곳에 서서 먼곳을 향하면 프로방스마을이 촘촘히 내려다 보이고..

 

 

시선을 거두어 전망대 바로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그곳에 그 유명한 샤갈이 영면하고 있다는 공동묘지가 있다.  

 

 

내려가보니, 묘지는 그의 유명세와는 달리 무성의하게 시들어가는 장미한다발외에는

달리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것 같은 분위기이다.

 

 인생 무상이다.

 

살아생전 그렇게 사랑했던 마을이건만

그가 죽으니, 이 마을이 그에게 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이름없는 다른 사람들의 묘소는

 가족들의 손길에 의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올라올때와는 달리 뒷골목으로 하여 내려가본다.

 

 

 

 

뒷골목쪽은 손길이 많이 닿은 듯한 일반주택들로 다듬어져 있다.

 

 

어떤 곳은 프로방스풍의 시골마을이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고..

 

 

마을의 중심부에는 '라 콜리지알레'라고 하는 높은 종탑과

'순결한 속죄자의 교회'가 남아있고, 지역 역사 박물관이 전형적인 중세건물형태로 남아있다.

 

 

 

교회앞에는 성모자상과 성바울인가? 조각상을 세워서 신심을 고취시키고..

 

 

 

 

이런 상들은 과거 조용한 영적 마을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아래쪽 중심대로인 '루 그랑데'의 이미지가 번화하고 살짝 들뜬 화려한 분위기라고 한다면

이쪽 거리는 아래쪽 거리보다는 소박하고 다소 종교적이면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좀 더 중세적이다.

어쩌면 샤갈과 피카소가 좋아했던 이유가 이러한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1시간 넘는 투어를 마치고는 도로변으로 내려온다.

산타 클레르 교회앞에서 마그재단 미술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800m란다. 감~도 없이 올라가본다.

 

 

도로변 담장을 보라색 나팔꽃으로 장식하고 있다.

그 보라색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도시도 또 없을 것이다.

 

 

조금 올라가다보니 '생 클라우드 교회'에 도착한다.

더 이상 걷기 싫다.

 

 

 

교회앞 전망대에 서니, 이것이 무엇인가?

 

한 가운데, '라 콜레지알레'가 우뚝 솟아있고..

 저것이 정녕 '생폴'이로구나~

 

 

 

 생폴이 온전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

이 곳에서 샤갈도 생폴을 바라보거나 또는 생폴을 그리곤 했던 것이다. 완벽하다.

 

 

 

샤갈이 노년에 스케치를 하다가 기대어 쉬었음직한 위치에서 나도 한번 인증샷을 연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