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는 형제들과 보내면서 그것도 장염으로 장쾌하게 마무리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지나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어 비행기는 한번 타야겠다 싶어 짧은 동경일정을 잡아보았다.
주말을 이용하여 국내 여행하듯이 산뜻하게 다녀왔으나
그래도 기록은 남겨두어야 미래에 특별한 희망이 없을 때 이 기록이 추억이 될 것이라~
2014. 8. 30(토)
10:55 김해 출발(에어부산)-12:55 나리타 제1 터미널 도착
국내에서 검색하니 사흘내내 비가 온다는 정보에 따라 모든 구차한 것 생략한 채 최대한 간편한 차림으로 준비하여 도착하였으나
정작 동경에 도착하니 햇빛만 쨍쨍~
사전날씨 정보와 실제 날씨와의 차이로 인하여 이번 여행의 모든 불편함이 시작된다만..
아직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짧은 일정이라 일초라도 아끼고자 초를 재어 움직인다.
백팩하나 메고 왔으므로 수화물코너에 들릴일도 없고..
바로 검색대를 통과한다.
12:58분발 우에노행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를 탑승한다.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티켓박스는 터미널 1층에도 있고, 지하에도 있으니 잘 이용하면 된다.
닛뽀리까지 2,470엔에 38분이면 도착한다. 내 호텔은 닛뽀리와 우에노 중간에 있으나,
오늘 나의 일정이 야나카 산책이므로 닛뽀리행으로 발권한다.
야나카방향은 서쪽 출구로 나가야 한다.
서쪽 출구를 나오면 출구 바로 왼편으로 야나카 공원묘지가 있다.
야나카 공원은 원래는 이 공원의 남쪽출구에 있는 텐노지(天王寺) 소유 였으나
1874년부터 도쿄 공영 공원묘지가 된 곳으로 일본의 장례문화를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라할 수 있겠다.
7년전,
요꼬하마에 가기위하여 우에노에서 닛뽀리를 가는 중에 이곳을 거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마을 한 가운데 수많은 비석과 검게 색바른 목각 숲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곁눈으로만 보고 지나쳤던 곳이었다.
그런 곳을 이번에는 일부러 찾아오게 되니 감개가 무량하기까지 하다.
내가 오늘 다른 곳도 아닌 이 지역을 동경여행 첫 출발지로 삼은 이유는
이번 여행의 목적이 동경의 시타마치 기행이기 때문이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의미있게 보내고 가는 방법은
테마를 잡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여행의 테마는 동경의 시타마치 기행으로 하기로 하였다.
그중 첫번째가 야나카 기행이다.
시타마치 중에서도 야나카는 도쿄의 속살과 같은 곳이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야나카 중에서도 공원묘지라면..?
어느 이방인이 이 깊은곳까지 들어올려고 하겠는가?
산자의 마을도 아닌 죽은자의 마을까지 말이지..
그러나, 야나까산책에서 야나카 공원묘지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앙꼬없는 찐빵을 먹는 것이리라.
왜냐하면 이 공원묘지는 이 마을 사람들의 일상공간이기 때문이다.
야나카에 사는 사람들은 그냥 죽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공원 묘지 사이로 길이 나 있고,
그들은 이 길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이 길은 여름에도 아름답지만
봄이되면 우에노 공원과 더불어 유명한 하나미 장소중 하나이기도 하다.
봄에 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여행객이 시기를 딱딱 맞추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이 머루르다 간 석등을 보는 것도 괜찮고..
회색빛 돌길에 떨어진 빨간 배롱꽃잎을 느끼는 재미도 괜찮다.
무라까미 하루끼는 상실의 시대에서 나오꼬의 입을 빌어서 죽음이란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은 늘 죽음과 함께 가고 있다.
그러니 산 사람의 공간과 죽은 사람의 공간을 굳이 구분하는 것도 의미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무서워할 일도 아니고..
공원바깥으로 나오니 7년전 우에노에서 닛뽀리역으로 가기 위해 걸었던 그 길이 나온다.
지금 시커먼 둥지에 녹음짙은 그늘을 제공하고 있지만
봄이면 공원전체가 벚꽃으로 뒤덮혀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보여주리라.
억겁의 시간속에서 영원을 살것 같은 마음으로
고작 몇십년 살다간 주검들의 마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보여주는 꽃 사꾸라 숲이라니
얼마나 적절한 상징이냐~
주변에는 서민들이 살던 전통가옥도 아직 남아있다.
야나카 공원묘지의 배치도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약 10만평방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이고
곳곳에 도쿠가와 막부 최후의 쇼군이었던 도쿠가와 요시노부의 무덤 등 많은 명사의 묘지가 이곳에 있어서
평소에도 성묘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 옆으로 도쿠가와 가문의 묘지를 관리하는 간에이지가 있는데,
생략하였다.
공원묘지 남쪽 출구에 텐노지가 있다.
도로변의 작은 사당이 정감있다.
텐노지는 조용하고 정갈하다.
관광객들은 많지 않아서 더욱 분위기가 한가롭다.
네꼬가 그 한가로운 풍경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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