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4-08 도쿄

2박 3일 짧은 일정의 시타마치 유람기 -아라카와선으로 와세다 가기-

노코미스 2014. 9. 14. 15:10

 

 

 

2014. 8. 31(일) 아라가와 선으로 와세다 찾아가기

 

이번여행의 테마가 시타마치 유람인지라,

도쿄 서북지역의 시타마치를 연결하며 느리게 오고가는 도꾜 유일한 노면 전차 아라카와선을 이용해보기로 합니다.

 

 

현재는 동경 노면전차가 아라카와선이 유일하지만, 옛날에는 동경에 노면전차 노선이 많았다고 하군요.

노면전차의 역사는 메이지 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데..서기로 계산이 잘 안되는군요~

 

당시는 주로 마차가 대중교통을 대표하던 시절이었다죠. 그러다가 메이지 36년 신바지에서 시나가와 간에 처음으로 동력을 이용한

노면전차가 등장합니다. 이후 노면전차가 차례차례 여러노선 개통하다가,

아라카와선 전신은 메이지 44년에 오오츠카~아스카산 우에마선으로 개통합니다.

그렇지만 쇼와 30년대로 들어오면서

다시 노선버스가 지상 대중교통을 주도하면서 쇼와 47년까지 대부분의 전철 노선이 쳘폐됩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강한 요청으로 인하여 와세다~미노와바시간 12Km노선만은 살아남아 도시전차 아라카와선으로 남게 되었답니다.

해서, 현재는 유일한 노면전차로 자동차나 버스와 함께 대중교통수단으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구이스다니 역 주변에 숙소를 둔 나는 전차를 오지역으로 향합니다.

오지역사를 나오니 역사 왼쪽 뒤편으로 돌아가니 '오지에끼마에 승차장'이 있더군요

 

 

교통카드도 되고 현금도 된다는 이야기인것 같은데

제가 갔을 땐 이곳에서 누군가가 미리 돈을 받더군요~

운임은 170엔이었어요

 

 

와세다 방향은 철로를 건너서 타야하네요. 철로를 건너고 있는데 벌써 와세다 방향 열차가 들어와 있네요~

그래서 열씨미 뛰었더랬는데..혼자 급했군요.

 

메트로같은 현대화된 교통수단과는 달리 상당히 여유롭습니다. 내가 타고도 한 3분정도는 더 멈추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역시 기계도 그가 태어난 시대의 스프릿을 닮는 모양입니다.

 

 

 

중간 중간 자주 섭니다. 조금 가다가 서고, 또 조금 가다가 서고..

 

12Km정도 거리에 정차장이 엄창 많습니다.

이쪽 종점에서 저쪽 종점까지 총 57분 걸린다고 하군요~

 

정말이지 굳이 이쪽 종점에서 저쪽 종점까지 일보러 가면서 이 열차를 탈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2~3정류장 정도거리에 볼일이 있는 사람들은 유용할 듯합니다.

또는 저처럼 시간여행을 하고 싶거나.. 

 

 

보세요~

철로변의 모습은 상당히 서민적이고 소박합니다.

메트로 시티 동경의 표면에서는 볼 수 없는 숨겨진 속살같은 모습들인거죠~

 

 

언덕길 따라 길게 곡선으로 이어진 철길을 보고 있으니 꿈길로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착각도 들고..

철길주변에 잡풀들의 초록으로 물들어있는 정서도 참 좋습니다. 

 

 

이리저리 구경을 하며 오니 어느새 와세다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차만 타고 다니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닌데..

지금 발 상태가 너무 안좋은 관계로 이 기막힌 루트를 차창 관광으로 대체했습니다.

아마도 모르긴 해도 이 노선에 연결되어 있는 정차장을 중심으로 시타마치 유람을 한다해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아니,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어마하게 소중하거나 멋진 여행 루트- 정말 일본스러운-를 발견할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

많이 아쉽습니다.

 

 

아라가와선 정차장에서 서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와세다 대학 올라가는 골목길이 나온답니다.

 

골목을 따라 계속 올라가니 이곳이 무슨 건물이었던가요? 대강당이던가..??

본관 캠퍼스 정문 건너편에 있어요

까페도 있고

기념품샵도 있군요~

 

 

 

그 옆에 성당과 광장이 있고..

 

그 건너편으로 보니 와세다 캠퍼스가 있습니다.

 

 

도로를 건너 문이 없어진 정문을 통과합니다.

 

캠퍼스로 들어서니 남아있던 여분의 땅에 또 다른 건물을 짓는것 같습니다.

굴착공사등으로 상당히 소랍스럽고 무질서합니다.

점점 캠퍼스의 배치가 달라져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인식해서인지 공사장 벽면에 시대별 와세다 캠퍼스의 전경을 수채화형태로 그려서 부착해놓았습니다.

1922년도 캠퍼스 전경이랍니다.

정문에서 들어가는 입구에 초록색 광장도 있고..지금 모습과는 사뭇 다릅니다.

전체적으로 운치가 있습니다. 

 

 

 

 

명치 말, 와세다 정문과 대강당 모습이라는군요~

지금은 저런 모습이 안보이던걸료~

 

 

 

역시 명치 말, 캠퍼스 전경..

 

정문에서 올라가는 입구에 있는 중앙 잔디광장 같은데..

현재 공사가 이곳에 건물을 짓는 공사같기도..

 

일본도 어쩔수없이 공간은 더 필요하고 땅은 없으니 조금의 땅이라도 건물짓는데 투자할 수 밖에 없나봅니다.

점차 캠퍼스가 삭막해져가는군요~

 

 

와세다 대학 설립자인가요~

오쿠마 시게노부의 동상이 정문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면학열이 어떤지 보고싶어 이곳까지 오긴했습니다만

정작 이 학교 학생들 모습은 잘 보이질 않은 듯하니..

 

갑자기 외부인구가 한꺼번에 유입되는 걸 느낍니다.

입구에 가이드를 배치하여 이 아이들을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이 아이들은 그들의 안내에 따라 같은 루트로 어디론가로 향합니다.

 

아마도 제가 보기에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학생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입시전 대학탐방 또는 입시 설명회같은 것이 있는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캠퍼스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듯한 이 아이들은 대학생들이 맞는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나 표정이 비슷합니다.

 

 

전체 캠퍼스를 둘러보면서 일본 유명 사립대학의 분위기를 좀 더 느껴보고 싶은 마음은 꿀떡 같으나

다시 압박이 시작되는 발의 통증으로 인하여 캠퍼스 유람은 이것으로 끝내고

와세다 남문으로 빠져나온다.

 

 

남문 주변 골목에 아직도 건재해있는 전통가옥의 꼿꼿함이 보기좋아서 한컷 찍어주시고..

 

 

 

남문에서 나와서 도꾜 메트로 와세다 역쪽으로 올라가니 입구에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이 있는 소바집이 있습니다.

 

 

아주 깔끔한 일본 중년의 느낌이 나는 소바집이라고나 할까~

하루끼의 소설 '상실의 시대'에서 와타나베와 미도리가 가끔 들러서 점심을 해결했다고 했던 그 집이라던가..

 

 

누군가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이름난 집'이라고 표현했는데..

와~ 그렇다면 이런 곳에서 나도 소바한 그릇?

 

시간도 적당하고, 아직 어제오늘 제대로 된 식사한번 못했으니 여기서 제대로 된 소바한그릇 해도 되겠다 하고 보니

8월 25일부터 하기 휴가 들어갔다는군요..섭섭 ㅠ

 

 

 

어제 오후부터 예후가 좋지 않았던 발가락 발뒤꿈치, 관절상태가

아침에 잠시 호전되나 했었는데 조금 걷다보니 다시 증세가 되돌아옵니다

 

더 이상 이상태를 모른채 할 수 없어 와세다 역앞 편의점에 들어가서

밴드에이드와 관절용 파스와 무릎보호대 그리고 모기물린약 등 의료용품 한 봉지를 우선 구입합니다

 

아~,

여행이란 자고로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라고 잘난체하고 말해왔었지만

이렇게 처절하게 '나'의 신체적 상태까지 알려주는 여정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