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5-01 파리

노트르담 드 파리, 국제 미사 참석하고 어디로 갈까~

노코미스 2015. 2. 8. 20:19

 

 

 

전날 빠사쥬 이후,

 

몽마르뜨와 에펠 탑 야경 투어를 계속했지만

그야말로 주마간산으로 건성건성 따라다녔다.

 

가이드야 열심히 설명을 해 주지만

그런 스토리는 지금 만나는 풍경에서 우러나는 느낌이 있을 때

그 둘이 만나서 감동을 만드는 것인데..

 

이번에 내가 만난 파리는 그다지 느낌이 없다.

 

나야,

벌써 몇 번째 되니 그렇다 치더라도 딸냄은 처음인데도 그닥 느낌을 갖지 못한다.

 

무엇일까?

나의 추측대로 역시 서유럽은 겨울은 아닌건가?

그리고 또 하나

역시 가이드 투어를 한게 문제였던가?

일일투어든 전체 투어든 아뭏든 가이드 투어는 나의 여행이 아닌거야.

 

딸냄도 티격태격 하더라도 단둘이 다닐때는 재미있어 하는데

가이드 투어를 하면 영~ 지루해한다.

 

내가 가이드투어를 신청한 이유는 딸냄에게 짧은 시간에 좀 더 효율적으로 많은 곳을 보여주고,

좀 더 전문적인 설명을 들려주고 싶어서 했던거였는데

가이드가 보여주는 그 많은 것이란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때가 있고

전문적인 설명이란 것이 아이가 알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 때가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지금 내 딸은 동네의 역사나 유래나 이런 과거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지금-현재의 모습에만 관심이 있다.

 

힘들어도, 실수를 하여도, 작게 보더라도

내가 보고 싶은 것, 나의 속도로, 내 수준만큼만 보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더 하게 된다.

 

아뭏든 건성건성

조명들어온 에펠탑 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는 춥다고 숙소로 가잔다.

낮이었으면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이요궁앞에서 이런 저런 포즈로 사진도 많이 찍어 주었을 터인데

그러잖아도 흔들리는 야경에 이런 저런 포즈를 취한들 의미도 없고 바람도 많고 해서 일찍 숙소로 귀가했다.

 

2015. 1. 18 (일). 날씨: 좀 훈훈하다.

 

오늘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파리의 남은 모습들을 다 돌아야 한다.

그런데, 또 처음부터 내 중심으로 일정을 짠다.

 

오늘은 셋째 일요일.

매달 셋째 일요일에는 노트르담 성당에서 국제 미사가 있다.

이런 기회가 어디 흔한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에서 미사를 집행하고 여행객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기도를 하는데 굳이 종교를 따질 일은 아니다.

그래서 노트르담으로 먼저간다.

 

 

오늘도 자유 여행이라 다소 여유있게 움직인다.

 

 

 

시간을 맞추어 교회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참석을 예정하고 온 사람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자리에 앉더니 어느새 그 넓은 교회가 가득찼다.

우리도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딸내미에게는 이런 종교적인 기회가 낯설어서 앉아 있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서 일부러 더 이 시간을 마련했다. 마치 관광코스처럼 위장하여 참석하면 쉽게 거부하지 못할것이고

그렇게 하여 자연스럽게 종교적 경험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 역시 어려서부터 무교인 집안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거의 무신론자에 속하지만

종교야말로 우리의 삶을 감동적으로 살게 하고, 용기롭게 살게 하는 가장 큰 지원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최근들어 부쩍 많이 해 오던 참이라, 큰 의미야 없겠지만 그래도 기회를 한 번 만들어보았다.

 

언어는 못 알아들어나 역시 그 경건한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훈남 신부님들이 퇴장하는 걸 보며 우리도 중간에 퇴장한다

 

 

 

도네이션 쬐매넣고 

이번여행에 불미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딸내미하고 좀 더 친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살짝 기도한다.

 

그래서 그랬는지

딸냄과의 마찰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여행은 무사하게 잘 끝낼 수 있었다.

물론 몇 개 자잘한 사고는 있었지만

그정도는 여행의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하는 소스같은 역할을 하는 정도이지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관련글:http://blog.daum.net/ansses/7673323

 

 

 

한층 경건해진 마음으로 바깥에 나가서 성당 주변의 크레페 집에서 크레페 하나씩 들고는

세느를 만나러 간다.

 

 

 

 

거리의 풍경은 무채색으로 삭막하기 그지없지만

그림속의 파리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래, 내 딸한테 저런 파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내 딸은 아예 비교 대상조차도 없으니 아쉬움도 미련도 없다.

더불어 감동도 없다

 

 

 

..

 

 

여기까지 왔으니 '세익스피어 & 컴퍼니'는 또 안녕하신지 들여다보니

이곳역시 그 어느때보다 쓸쓸하다. 

이 쓸쓸함도 봄이 되면 다시 그 언젠가처럼 로맨틱한 분위기로 되살아날까~?

 

관련글:http://blog.daum.net/ansses/7673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