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7-01 일본관서

오차모리하러 서대사로 고고~고.

노코미스 2017. 1. 21. 17:16

 

2017. 1. 14(토). 오후.    날씨: 진눈깨비와 스산한 바람

 

 

 

西大寺 の大茶盛


나라시대 도다이지(동대사)가 동쪽지역의 큰 절이라면, 도다이지와 한쌍으로 서쪽 지역에 사다이지(서대사)가 세워졌다


동대사가 743년 쇼무천황(聖武天皇)에 의해서건립되었다면

서대사는 쇼무천황의 딸인 쇼토구천황(稱德)의 발원으로 765년에 건립되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사이다이지는

이름에 클 대(大)자가 들어가 있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었다.

현재 사이다이지의 규모는 약 27천평정도의 아담한 규모이고,

이는 초기설립규모의 1/10밖에 되지 않는다.


처음 설립되었을 때의 초기면적은 27만평이나 될 만큼 동대사에 버금가는 규모로 매우 번창하였으나

헤이안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시적으로 운영이 쇠퇴해지고 규모도 상당히 축소되었다. 

그러다가,  가마쿠라 시대에 고쇼보살 에이손 스님의 노력으로 인하여 사이다이지는 다시 부흥하게 되었고

현재 규모로 유지해오게 되었다.


사이다이지의 부흥은 오차모리 다례와 상관이 있다.





오차모리는 가마쿠라 시대인 1239년부터 사이다이지(서대사) 절에 전승되어 온 7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독특한 의식이다.

나라시대에 창건된 사이다이지 절을 가마쿠라시대에 부흥시킨 고쇼보살 에이손(1201~1290)이

법회의 결원 공양으로 사이다이지 절을 수호하는 하치만구 신사에 차를 헌상하고 남은 것을 참배자에게 대접하던 것에서

유래한다고 전해진다.


당시, 차가 귀하다보니 귀한 약재로 인식되었고

신에게 차를 헌상하고 남은 것을 서민들에게 나누어 마시게 하여 건강을 염원하였던 것이다. 

차를 마시는 다완이 없던 시대였으므로 대형 사발이나 대접 등에 담아서 마셨다.


이 오차모리는 고쇼보살 에이손이 서민에게 약을 나누어주는 복지정신과 사찰의 계율인 불음주계의 정신을 기반으로 하여

오늘날까지 면면히 전승되어 오는 사이다이지 절의 전통이 되었다(제공:나라시 관광협회).


  

 

현대인들은 사이다이지 서편에 붙은 넓은 차방에서 오차모리 체험을 할 수 있다.

 

넓은 다다미방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편안하게 생긴 스님이 오차모리의 유래를 설명해준다.

 

신사에 차를 헌상하는 것도 사실은 한반도로부터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에는 차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다례문화가 없었다고 한다.




지지름 약 50센티정도 되는 대형 다완에 말차가 만들어져 나오면

5명정도가 한 팀이 되어서 다완을 돌려가며 마신다.


이 정도되면 다완의 무게도 상당해서 여성들의 경우는 혼자 들고 마시기도 쉽지 않다.

다완을 받치고 있는 팔이 달달 떨린다.

결국 옆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마셔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분위기가 상당히 친밀해진다.




얼굴을 파묻으가며 마셔야 하는 오차모리.

 

즐거운 체험이긴 했지만 의아한 점 한가지.

모든 것이 1인식 문화를 즐기는 그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이 마신 다완으로 돌려마시기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뭏든..

스님들이 직접 타주는 말차는 진하고 맛있었다.

 




말차를 마시기전에 황금색의 동전모양 다식이 먼저 나온다.


황금색 다식은 어느시절(?) 사용된 금화를 의미하는 것이니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이 과자를 반드시먹어야 한다는.

 

그렇게 심심한 사이다이지 방문을 끝으로 첫날 일정 마무리.


바깥으로 나가니 늙은이 머리에서 떨어지는 마른 비듬같은 진눈깨비가 스산한 바람에 흩날리기 시작한다.

내일은 얼마나 추울라고 바람이 이렇게나 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