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에치먼
1951년 1월 2일 이집트 출생. 뉴욕대학에서 작문을 공부하고 프린스턴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가르쳤다.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뉴욕시립대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가르치며 가족과 함께 맨해튼에 살고 있다. 1995년 회고록 『Out of Egypt』로 화이팅 어워드 논픽션 부문(Whiting Award for Nonfiction)을 수상했고, 1997년 구겐하임 펠로십(Guggenheim Fellowship)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2007년 『Call Me by Your Name』으로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Lambda Literary Award Winner for Gay Fiction)을 수상했다. 저서는 『Out of Egypt』 『False Papers: Essays on Exile and Memory』 『The Proust Project』 『Call Me by Your Name』 『Eight White Nights』 『Alibis: Essays on Elsewhere』 『Harvard Square』 『Enigma Variations』가 있다.
사람들은 이 소설을 'call me by your name'의 원작소설이라고들 말하지만 , 원래 원작의 타이틀은 영화 제목과 같다.
'그해, 여름손님'은 우리나라의 번역본 표제이다. 언제나 하는 이야기이지만 원제를 능가하는 표제는 없다.
영화가 워낙 좋아서 원작소설이 있다길래 영화에서 읽지못하는 행간이 있나해서 소설을 굳이 찾아서 읽어본다.
큰 줄기는 원작을 벗어나지는 않으나 느낌은 약간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영화를 좀 더 좋게 평가하고 싶다. 이것은 나의 취향과 관계있는 문제일뿐, 원작의 문학성이라든지
그런것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말하자면 소설에서 표현되는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책에서는 독자에게 전달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지만, 영화에서는 구체적 행위를 보여주지 않더라도 앞뒤 정황이라든지 약간의 힌트만으로도 표현이 가능해서 관객이 스토리를 포장하거나 자기위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책보다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영화를 볼 때는 그들의 관계를 지고지순한 아름다운 관계로만 보앗다. 특히 그들의 동성애적 감정에 있어서 행위보다는 감정에 촛점을 두고보았기 때문에 역겹다는 느낌을 그닥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끊임없이 파고드는 지중해의 나른한 여름 풍경과 잔잔하게 흐르는 음률, 그리고 끊임없이 화면을 포장하는 아름다운 예술작품들, 문학가들의 철학적 사유들..이런 것들을 따라다니다보니 세상이 방탕하다고 말하는 그들의 감정과 행위마저도 아름답고 품격있게 해석되었었다.
그러나 원작소설에서는 이야기의 뼈대는 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으나 엘리오의 회상투 서술은 다소 무미건조하기도 하고, 어린시절 우연히 만나게 된 여름 손님에 대해 느끼는 감정뿐만 아니라 감정을 유도하는 요인을 설명하기 위해 필연적인 행위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오히려 역겨움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영화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느낀 건,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느끼게 되는 성적 욕구를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아름답게 극복해나가는 것에 집중되기 보다는 '아하, 사랑이란 서로의 역겨움을 참아내는 것이로구나'라는 사실이다. 그런 사실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는 것도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런 사랑이 아름답게 보여지지 않는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외설적이지 않고 그나마 봐줄만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은 그래도 두 주인공이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 욕정에 이끌리지 않고 나름대로 절제를 할려고 한다는 점과 그것을 한 때의 호기어린 불장난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에 함께했었던 둘만의 추억들을 잊지않으려고 노력하고 서로가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함께 기억하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존재에 대한 존중이다.
그러나, 20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된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겠다.
이 소설의 4부에서 다루고 있는 성인기의 재회를 다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과연 그 짧은 내용을 어떻게 각색할 것인지 참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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