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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가 김남희는 언젠가부터 나의 손 끝에서 왔다갔다 했다. 늘 다른 관심거리들에 밀려서 항상 차선이 되곤 하였다. 그러다가 이번에 발행된 '유럽의 걷고 싶은 길'은 마침 지금 내가 꿈꾸고 있는 유럽이 주제라는 점, 그리고 이번 표지의 그림이 소박하고 전원적인 것이 내 정서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점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게다가 안쪽 표지에 박혀있는 저자의 얼굴또한 잔잔한 물푸레꽃처럼 편안해보여서 거부감없이그를 선택하게 한다.
책은 아름답고 때로는 유익하다. 그녀가 '다시는 도시로 돌아가지 않을거야'라고 외치듯이, 이 책은 도시로 돌아가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소도시 또는 전원도시들을 소개하고 있다. 자연이 살아있는 곳, 소음으로부터 떨어져 고요가 감싸고 있는 곳, 전통 문화가 숨쉬고 있는 곳, 이방인에 대한 소박한 정이 넘치는 곳 .. 이태리의 토스카나, 돌로미테, 코모 지역, 스페인의 라스 알푸하라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도보길 등..일반여행가이드북에서 소개하기 어려운 곳들을 안내해준다.
그녀의 렌즈로 바라보는 이런 길들은 참으로 예쁘기도 하거니와 참 평화롭다. 한여름의 태양빛 아래 반나로 서있는 토스카나 남자의 웃는 얼굴도 그 자체로 평화롭고, 그 옆에서 오수를 즐기는 냥이의 모습은 더없이 그러하고, 바람부는 스코틀랜드의 호숫가도, 안개낀 아일랜드의 도보길도, 날씨와는 상관없이, 한결같이 평화롭다. 이는 분명,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리라 . 이런 평화로움이 치열함을 사랑하는 타입의 사람들에게는 자칫 지루함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의 취향에는 이런 길과 이런 그림이 좋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올 여름 휴가는 토스카나로 가는거야~'로 정했다가, '아니~안달루시아를 먼저 갈까?"했다가, 지난해에 이어 독일에 대한 갈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올해는 독일을 완주하는 것으로 하고, 이탈리아 북부지역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은 다음 목적지의 최우선순위에 자리메김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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