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08. 2009(금)
또 다시 독일을 꿈꾸며 올해도 가방을 싼다.
늘 이맘때면 내 가방은 창고에서 빠져나와 바깥 공기를 쐬게 되고..
그것은, 내 삶의 주기가 늘 이맘때가 되어야만 나에게 시간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고기압성 태풍을 동반한 소나기가 장대처럼 내리치고 있는 날..
기분은 안정되지도 들뜬것도 아니고..
뭔가 실체가 닿지 않는 어떤 상태에 붕 뜬것 같은..
장거리 여행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어쨋거나 이미 많은 돈을 지불했으므로 나는 떠나야 한다.
공항에 도착하니 국제선 출발홀이 한산하다. 환율탓인가..신종 인풀루엔쟈탓인가..
이런 한산한 공항의 분위기가 준비되지 않은 자의 마음을 더 심란하게 만든다.
이 조그만 비행기를 타고 홍콩까지 가서는 다시 프랑푸르트행으로 갈아타야한다.
트랜짓과정에서는 시차계산을 제대로 생각하지 못해서 생긴 쌩쇼를 한번쯤 해주는 센스도 빠뜨리지 않는다.
불과1년전에 똑 같은 과정을 연습을 했건만..
이 놈의 기억력은 갈수록 날 배신할 생각만 한다.
시차계산을 하지 않은 트랜짓시간을 마추느라 앞서가는 사람들을 헤치며
눈썹이 바람에 휘날리도록 뛰어서 게이트 입구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없다. 게이트 문도 닫혀있고..
비행기가 떠, 났, 다..??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위하여 주변을 휘둘러 사방팔방을 훓는 중, 눈에 들어오는 대형 로렉스 시계,
그 곳에는 다른 나라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몇 번을 눈을 비비고 반복해서 확인하고 확인해도 그 시계는
내시계보다 1시간이나 늦게 가고 있다. 아하~ 시차..
허무..공허..털썩..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다..ㄷㄷㄷ
그렇게 출발부터 난리부루스를 한번 해주고는 서서히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1시간 뒤 홍콩발 프랑크푸르트착 CX항공기에 탑승한다. 지금부터는 거의 12시간을 이 공간에서 지내야하므로 모든 긴장을 풀고 무장해제를 해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일상에 매듭묶인 채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던 내 몸과 마음은 쉬이 해방되지 않는다. 와인한잔이 필요하다. 그러고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긴장으로부터 다소 벗어날 수 있겠지~
와인한잔에 곯아떨어져서 한 숨 푹자고 일어나니 그나마 몸과 마음은 다소 개운해지고, 저~ 멀리 바~알간 새벽선이 희망처럼 다가오고 있다.
*사진에 찍힌 시간은 09:19분이지만 실제 현지 시간으로는 새벽 2시경이라고 생각하면 됨( 프랑크푸르트와 우리간에는 8시간, 여름에는 7시간 시차있음-독일이 우리보다 늦음).
새벽 5시 38분에 프랑푸르트에 도착하니, 열리고 있던 아침의 밝음이 나를 맞이해준다
신종 플루 때문에 입국검열이 까다로우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유럽쪽은 거의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검역카드 한장 쓰지 않고 너무나 쉽게 통과하고.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내가 내린곳은 터미널 2..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터미널 1로 가야한다.
터미널 1로 가기위해서는 두 역사간을 오고가는 순환버스를 타거나 스카이라인을 탈 수 있는데..
저 이정표를 따라갔더니 스카이라인 터미널이 나온다.
그래서 어떨결에 sky line을 타고 터미널 1에 내리니..
다시 레일스테이션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고.. 화살표를 따라가니..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트를 타란다..?? 점차..느낌이 이상하다.
작년에는 이렇게 내려가지 않고, 반호프 만남의 광장이 건물위쪽에 있었는데.. ??
그러면 그렇지..여기는 regional bahn을 타는 곳이고,장거리 기차를 탈 사람은 다시 →표 방향으로 가란다
그래서 화살표를 따라 다시 올라갔다, 좌로 갔다. 우로갔다..시키는대로 했더니 이런 낯이 익은 곳이 나오고..
저 끝에 반가운 간판 '도이취반DB'간판이 보인다.
작년에는 '순환버스'를 타고 1번 역사로 왔고, 올해는 '스카이라인'을 타고 왔더니
레일스테이션 찾아가는 루트가 다소 달랐나보다~
그래도 제 자리로 찾아왔으니 다행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티케팅을 하기 위해서 또는 기차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이 DB센터를 들른다. 나는 유레일 티켓 '개시 스탬프'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들러야 한다.
'레일센터'에는 독일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일 운행되는 기차시간표가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여기에는 차종, 드링크나 식사제공유무, 기차들어오는 시간, 출발하는시간, 갈아타는 정보, 걸리는시간, 운행요일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들어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하이델베르그행 기차시간표를 하나 집었다. 6시 54분에 곧 ICE가 있단다.
플랫폼으로 내려갔더니 들어오는시간 6시 51분, 출발시간 06시 54분인ICE 511번이 다음차례 기차임을 표시해주고 있다. 저걸 타면 돼.. 가다가 맨하임에서 다시 하이델베르크행으로 갈아타야한다.
현재 시간 6시 45분.. 앞으로 5-6분후면 기다리는 기차가 들어올 것이고 9분후면 2009년 독일여행의 첫 목적지를 향하여 떠날 것이다 나는..
아직 여행감각이 확실하게 되돌아온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앙세스는 이번 여행을 삽질없이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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