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09-08 독일남서부

네카강변의 아름다운 소도시 에슬링엔Esslingen~

노코미스 2009. 8. 25. 19:46

 08.08. 2009(토)

esslingen은 네카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조그만 소도시이다. stuttgart에서 s-bahn 1호선으로 약 20분가량만 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토돌토돌한 돌길과 도시 언덕배기에 조성되어 있는 포도밭길 그리고 그 언덕 꼭대기에 솟아있는 에스링엔 고성과 성벽이 낭만적인 아름다운 도시로, 발포성 와인도 생산되는 도시이다.

 

 

 

 

하이델베르그에서 스튜트가르트까지는 불과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숙소를 찾아가는 과정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너무 세세한 이야기는 자칫 신비감을 걷어낼 수 있으므로 모르는체 건너뛰기로 하고..

 

어쨋거나 숙소에 첵인하고 나니 오후 5시가 조금 지났다. 세상에..중앙역에 2시 30분경에 도착하여 중앙역에서 약 15분거리에 있는 숙소를 찾아들어가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으니 그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는 각자의 추측에 맡기도록 하고..어쨋거나 훤한 대낮부터 아무도 없는 호스텔에서 혼자 뒹굴기는 싫다.

 

아니 사실은 쉴수도 있었지만, 내가 묵은 도미토리는 실상 4인실이었는데,, 내가 들어가니 젊은 총각 하나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총각은 열심히 넵북으로 뭔가를 열심히 찾고 있는 것 같았는데..훤한 대낮부터 낯모르는 총각과 아줌마가 한 방에 있기는 더 어색하지 않겠는가..특히나, 방을 여성전용으로 좀 바꿔달라고 리셉션에다 이미 말해봤지만..너무나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침대가 서로 분리되어 있기때문에 아무 문제없다. 무슨 문제있느냐"고 묻는데..더 이상 뭐라 할수도 없고..(허긴 무서워도 젊은 총각이 더 무습겠지,아줌마가 덮칠까봐^^.. 살만큼 살은 아줌마야 뭐..ㅇ(>ㅂ<)ㅇ  어쨋거나, 어색한 내가 피할 수 밖에..

 

그래, 유럽의 여름은 9시나 되어야 해가 질 터인데..시간은 많다. 가방을 메고 거리로 나온다.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는 지역이 esslingen이다. 그곳을 다녀와야겠다. 설사 늦어진다하더라도 s-bahn이라 늦은시간까지 교통편은 보장되는 지역이다.

 

 

 

S-bahn 1호선을 타고 esslingen역에 내렸다.

 

반호프에서 중앙로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사거리가 나오고, 사거리 코너에 이런 위험한 짓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건물이 나온다

 

 

 

그 주변 모퉁이에 보면 이정표가 있다. 시장광장, 시청, 구도시, 성, 포럼 등

 

내가 봐야할 모든 것들이 한 방향으로 다 모여있다

 

 

 

하~ 신기해서 조금 올라오다 다시 돌아봐도 아직 그러구 있다^^

 

 

 

다시 무시하고 가던길을 따라 계속올라가니, 저 언덕위로 푸르른 포도밭이 펼쳐져있고, 주변을 흐르는 강물위

를 가로지르는 다리위의 꽃들의 싱그러움이 보는 이의 우울했던 기분을 한방에 날려보내기 좋을만큼 상큼하다. 다리를 가로질러 계속올라가니..

 

 

 

 

분명 시장광장인데 평소의 농산물시장보다 규모가 큰 시장이 개최되고 있는게 분명하다. 보니 뭔 축제이다.

'에스링엔 쯔바이벨페스트'이다. 저것이 과연 무슨 축제란 말인고~?

 

 

 

 

사람들이 엄청 많다. 광장을 꽉 메우고 있다. 내가 그들을 보니, 그들이 나를 본다.

 

 

 

 

젊은 사람, 나이든 사람, 노랑머리, 검은머리..마구 섞여있다. 근데.. 동양인은 아무리 둘러봐도 나밖에 없고...

 

 

 

한쪽에선 마시고, 한쪽에선 구경하고, 한쪽에선 노래하고..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분명 입구에 보니 OO 축제라고 되어있긴 한데..도통 무슨축제인지 짐작이 가질 않는다

 

 

 

 

 

 

어쨋거나 그곳엔 내가 끼일 자리가 없고 해서, 나는 축제장을 나와서 '인너레 브뤼케'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주택가를 찾아러 나선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사진을 보여주며 이곳이 어디있는지 아느냐고 묻는다. 그랬더니 '아~ 인너레 브뤼케~'하더니 자신을 따라오란다. 그래서 난 자신도 그 방향으로 가는 사람인줄 알고는 쫄래쫄래 따라간다. 가면서 저 광장에서 하는 축제가 무슨 축제냐, 어디서 왓냐, 여기를 어떻게 알았냐 등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약 10분정도 되는 거리를 따라와서는 나의 목적지까지 안내해주고는 그는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간다.

아니~단지 나에게 길을 안내해주기 위하여 이곳까지 왔었단 말이야? 자기 갈길도 바쁜 사람같은데.. 작년에도 느낀점이지만 독일에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친절하게 대해준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친절을 아끼지 않는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그림은 다리 아래쪽 공원에서 이쪽 도로쪽을 올려다보면서 찍은 것이라고..그래서 그이가 말해주는대로 왼쪽 계단을 내려오니 다리가 보이고(이것이 인너레 브뤼케이다), 그 다리위에 지어진 14세기의 건축물이 아름다운 자태로 앉아있다.

 

 

 

 

 

 이 집들이 다리위 도로변에서 보면 요렇게 보인다. 제일 왼쪽의 교회당과 중간의 예쁜집~

 

말하자면, 여기서부터 시청이 있는 곳까지가 올드타운에 속한다. 이 거리를 200여미터 걷다가

좌회전하면 다시 아까 축제를 하던 시장광장을 만나게 된다.  

 

 

 

 

올드타운거리를 한바퀴 돌아서 올라가니 저 골목 끝에 시청이 보인다.

 

 

이 바로코 양식의 건물이 새 시청사이고..저 왼쪽으로 축제가 열리고 있는 시장광장이 보인다.

난 구시가지를 한바퀴 돌고 온 셈이다. 정말 조그만 도시이다.

 

 

 

 

 시청 광장 주변의 아름다운 건물들

 

 

 

이 건물 맞은편에 있는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은 옛 시청사이다.

 

 

 

옛 시청사 앞에 이 지역의 상징물인지 날개를 활짝 편 독소리가 도도히 앉아 있다.

그 앞에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다(사실은 무섭다~)

 

 

 

 

 다시 시장광장으로 들어왔다. 인너레 브뤼케를 안내 해줬던 이의 말에 의하면, 지금 시장광장에서 하고 있는 축제는 '어니언 축제 즉, 양파 축제'라고 한다. 왜 하는지는 모르지만 10여전부터 해마다 이때쯤이면 한단다. 그 말을 듣고는 주변 포장들을 살펴보니 역시나 플랜카드에 '양파'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다 양파와 관련된 식품이나 상품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자신들이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만 의미를 두는 듯..^^

 

 

 

 

언덕위 포도밭을 올려다보니 그곳에는 이미 어둠이 어둑어둑 내려오고 있었지만 저 포도밭길을 거닐어보고 싶다는 나의 집념은 더 강해진다. 그래서 살펴보니 시장광장에서 언덕위로 통하는 길이 있다. 난 그 길로 방향을 잡는다. 시장광장 위쪽에 크게 가로질러진 도로를 하나 건너니 산쪽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가본다.

 

 

 

 

 

그 길 입구쪽에 이렇게 입구가 봉쇄된 계단이 있다. 들여다보니 성벽을 오르는 계단처럼 보인다.

아마도 포도밭을 에워싸고 있는 성벽으로 오르는 계단인 것 같은데, 지금은 보수를 위하여

출입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길을 오를 수 있으면 좋을텐데..생각하며 길의 방향을 바꾼다

 

 

 

 

 

다시 길을 내려와 왼쪽으로 방향으로 틀어보니,

'키노 부르그'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무슨 영화와 관계있는가?

 

혼자 생각하며 그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솔길이 끝나는 부분에 성벽과 성루가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낡은 모습 그대로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나중에 안내인의 설명을 들은바에 의하면 17-8세기에 지워진 성곽이라는데 그 이후에 리노베이션없이 그대로 보존된 것이라고 한다. 분명, 독일의 다른 지역의 성들에 비하면 보수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주변만 돌아보고 오려고 했으나 성 입구에 도달하니 많은 사람들이 성으로 들어가고 있고, 캐슬입구에는 여러명의 안내인이 대기하고 있으면서 어떤 티켓을 나누어주고 있다. 티켓을 사야 들어갈 수 있는지 물으니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왔냐고 묻길래, 성이 아름다워서 단지 둘러보고 싶어 왔다하니 그냥 자기를 따라오란다.

 

그러면서 성벽쪽으로 안내하면서, 지금 캐슬은 무료 영화상영축제를 하고 있으며 오늘이 그 축제 마지막날이란다. 그리고 앞의 캐슬은 낡아보이지만 지금은 비싼 숙소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성루로 올라가니 곧 상영하게 될 영화를 보러온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도 시간만 되면 그들사이에 끼이고 싶었지만 이미 시간은 저녁 8시가 다 되어가고 해서..주변 구경만 하고 가겠다고 하였다.

 

 

 

 

 성벽에서 내려다본 에스링엔 시내..전형적인 독일 도시이다. 성벽에서 시내를 즐기느라 잠시 시간을 잊고 있는사이 빗방울이 정신을 깨운다. 정신을 차리고는 뛰어 내려왔다. 그런데 마침 시장광장까지 내려오니 갑자가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순식간이다.  

 

 

 

 

 

 사람들이 와~하고 환호하기 시작한다. 놀랍다는 것인지 즐겁다는 것인지.. 불안한 표정은 없다.

이것도 축제의 일부로 보나보다.

 

 

 

 

 어디로 피하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다. 고작 피한다는 것이 엉덩이를 들어 의자위로 올라가서 머리카락이 젓는 것을 피하는 방법 뿐이다. 사람들은 잠시 지나가는 비려니 생각하며 여전히 빗줄기를 즐기건만..

 

 

 

 

 참내 오늘따라 슬리퍼를 신고 나오고 싶더라니..이미 발은 비에 다 젖었으나 슬리퍼라 상관없다.

혼자 '빗방울 차기놀이'로 시간을 보낸다.

 

이 와중에도 작업을 거는 인간이 있으니.

'you are good, i am good. tonight ehm~?"

혼자 놀기 심심해서 이야기나 주고 받으며 시간보내려구 말 받아줬더니..

결국, 그런식으로 결론을 맺는다.

 

그것만 없었더라도 이 밤의 기억이 좀 더 좋았을텐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년의 남자들은 좀 더 젠틀하게 늙어가는 법을 배워야 할 듯..

 

 

 

 

 8시 반이 다 되어간다. 평소에 저녁8시 반이라봐야 아직 날이 밝을 시간인데..주변이 캄캄해지고..

나는 숙소로 돌아갈 일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숙소까지 들어가려면 한 시간은 잡아야 할 테고..

 

오늘이 첫날인데..낮에 숙소찾아 갈때도 몇 바퀴를 돌다가 결국은 택시의 도움을 받아 도착했었는데..

밤에 그것도 빗길에 숙소는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슬슬 밀려오기 시작한다. 이 걱정은 나중에 현실로 나타난다

 

 

결국 난 저런 상태에서 2시간이상을 버티다가 더 이상 비가 그칠 마음이 전혀 없음을 늦게야 깨닫고는 거금 1유로를 투자하여 건진 '시~퍼런 스머프 색깔의 대형 트레쉬 봉투'를 하나 얻어쓴 다음에야 그 자리를 뜰 수 있었다. 트레쉬 봉투를 뒤집어 쓰고는 그 자리를 벗어날 수는 있었지만, .. 그러나 이 어두운 빗길에, 그것도 도심지에서 떨어져 있는 이국의 첫날밤..

앙세스는 과연 숙소엔 제대로 찾아 들어갈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