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5. 26일 목요일 날씨: 좋음
이 날은 취푸에서 청도까지 5시간 30분을 가야 한다.
아침 7시에 출발해야 청도에 12시 30분에 도착한다.
아침 일찍 나선 학생들은 가는 길 내내 아주 뻗었다.
후문에 의하면,
오랜만에 가족들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느라 거의 밤을 새웠다는..
덕분에 꿈길 한번 헤매다 깨어보니 어느새 청도에 도착해 있다.
이번 일정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식한번 시식해 주시고..
음식이 좋다.
산동지방에서 나는 풍족한 채소나 곡식때문인지 재료가 신선하고 풍족하다.
식사를 하고는 우리 학생들의 원에 의하여 청도 짝퉁시장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보이는 청도의 거리는 트램과 버스 그리고 재개발 공사장이 혼재되어 정신이 없다.
그러나
대로변으로부터 뻗어나간 골목길에는 여전히 오래되어 닳고 닳은 아스팔트길과 플라타너스 가로수 그리고 자금자금한 상점들이 남아있어서
여느도시에서 볼 수 있는 도시 뒷골목의 정겨움도 느낄 수 있다.
길 한켠에 차를 세우고는 대로를 건너니 고궁의 분위기를 낸 주택 복합상가 건물이 보인다.
이 주변이 그 유명한 청도 짝퉁시장이란 곳이다.
그냥 구경만 하고 싶은 친구들은 오른쪽 입구의 건물로..뭔가 사고 싶은 친구들은 도로 왼편에 있는 다른 건물로 간다.
오른편건물로 들어가니 거의 부산 국제시장이나 범일동 부산진 시장같은 분위기에 유명 브랜드 페이커 제품들로 가득차 있다.
세계의 유명 브랜드가 없는 것 없이 다 있다.
가방은 너무 티가 나고..뭔가 기념품은 하나 샀으면 하고..
뭘 살까하다가..시계가 보이길래 시계로 낙찰을 본다.
팬시 시계가 색깔도 곱고 해서..얼만지 물으니 하나 80위엔이란다. 2개 하는 조건으로 한개 30위엔까지 깍았다.
그러고 있는데 누군가 '까르티에'시계가 예쁘다고 추천한다. 얼만지 물으니 그것은 180위엔인데..100위엔 이하로는 절대 안된단다.
안되는게 어딨어..앞의 두개와 합쳐서 3개 100위엔으로 낙찰을 본다. 우리돈으로 18,000원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안될듯이 하더니 금방 쿨~하게 그렇게 하란다.
18,000원에 시계 3개를 획득한 난 너무나 나 자신이 대견했다.
이 험한 중국땅에 와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바가지하나 쓰지 않고 쿨하게 협상한 내 자신이 너무나 기특하다~♬
시간이 되어 차에 탑승한 우리 학생들은 모두
중국 짝퉁시장에서 수거한 물건들을 꺼내놓고 자랑하고 비교하고 구경하고..야단났다.
내 시계를 보더니 모두들 부러워한다.
아~ 우리도 시계살껄..
교수님 너무 존경해요. 어쩜 그런걸 다 사셨어요. 그것도 그 가격에..
흐흐흐..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서 한껏 부풀어오른 몸과 마음으로 청도 맥주공장으로 향한다. ♪♬
청도 맥주공장은 1903년 독일사람들이 청도주변의 땅을 빌려서 처음으로 이곳에다 맥주공장을 짓고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정원으로 들어서니, 대형 맥주병에서 맥주가 콸콸~ 솟아오르는 이미지의 분수가 조성되어 있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실내로 들어가면서 그 역사와 맥주 가공 과정이나 시설에 대해서 설명을 듣지만..
난, 그닥 관심은 없다.
시음장으로 올라가니 한사람에게 한잔씩 무상 분배를 한다. 금방 뽑은 것이라 맛이 신선하고 뒷맛이 상당히 고소하다.
알콜 체험관에서의 어지러운 경험을 한 후 1층 바로 내려가니 견학온 사람들이 이곳에서 생맥주를 즐기고 있다.
술에는 특히, 낮술은 더더욱 관심이 없으므로 대충 기념품 가게나 흘낏 거려보지만
그닥 살만한 것은 없어 그냥 밖으로 나온다.
청도맥주공장 방문을 마친 후, '소어산'으로 향한다.
분위기가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의 '남산공원'이나 부산의 '용두산 공원'같은 낮으마한 언덕이다.
올라가는 길목에서 가로수 사이로 흘깃흘깃 보이는 건너편 언덕의 주택가 풍경은 지금까지 보아온 중국의 전형적인 마을과는 많이 다르다
그런 점에서 시선을 자꾸만 뺏어간다. 이 풍경은 중국의 것이 아닌데..
카메라를 줌~하여 다시 한번 더 자세히 살피지만..여전히 그 풍광은 유럽의 어느 마을이다.
주변 경관에 감탄하면서 올라가니 중국의 전형적인 6각 정자가 나온다.
정자에 기대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소어산 아래쪽으로 해변을 둘러싸고 형성되어 있는 유럽풍의 주택들이 환상이다.
어떻게 해서 이 도시에 이런 마을이 형성된 것이지..??
청도는 위치상 3면이 바다인 반도형의 지형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지형적 조건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오리엔탈 문화의 중심인 중화지역에서 이런 유럽풍의 분위기가 나오는 건 도대체 무슨 연유란 말인가..??
그것은 이 도시의 기원과 관계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청도가 하나의 도시로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 1903년 독일이 맥주공장을 짓기 위하여 청도를 조차령으로 하면서부터이다
즉, 독일인들이 들어오면서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하였으므로 오늘날 이같은 독일식 풍광이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소어산 타워'이다.
타워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청도의 해변은 환상이다. 우리나라 해운대의 해안라인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쪽으로 봐도..저 쪽으로 봐도..와~ 환호성밖에 나오질 않는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해풍에 머리카락 한번 날려주시고..
그러나 오랜시간 머물만한 여유는 없다. 아래에서 얼른 출발해야 한다고 서두르는 가이드상의 조급함에 쫓기어 얼른 내려간다.
호텔에 갔더니 저녁이 준비되어 있다. 청도가 3면이 바다라서 그런지 산동내륙에 비하여 해산물 요리가 많다.
갈수록 식사는 좋아진다.
도시로 나올수록 음식맛도 마일드해지면서 국제화되어가고..
더 이상 중국을 관광 기피지역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과거 공포의 대상이었던 공안들도 얼마나 친절해졌는지..
단, 아직 짝퉁은 믿기 어렵다.
누군가 중국에서 다른 건 몰라도 시계는 사지 말라 그랬다. 그 말을 일찍 들었어야 했따.
그 날 샀던 시계 3개..
집에 와서 끌러보니 시계 바늘이 모두 제각각으로 돌고 있다;;
사온 봉투에 그대로 방치되어
내 집 어느구석에선가 뒹굴고 있다. 18,000원에 얻은 교훈이 크다.
"중국가더라도 시계는 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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