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공연 및 전시읽기

오르세 미술관전: 고흐의 별밤과 화가들의 꿈

노코미스 2011. 6. 14. 19:22

 

2011. 06. 11. 토욜 맑음

 

공식회의차 서울 올라간김에 경남 촌사람 문화기획 하나 얼른 챙긴다.

마침 6월 6일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시작되고 있는 오르세 미술관전..

 

우리나라에 벌써 3번째라는데..작년에도 기회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여작품수가 너무 작은데다, 유명작품도 눈에 뜨이질 않고, 올라갈 일도 없다는 핑계로 지나치고나서는

다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안달복달했던 전시회가 '오르세 미술관전'이다.

 

이번에는 다행이 그 중 많은 작품이 전시되고, 그 중 좋은 작품이 몇 점 들어있고, 마침 기간중에 서울갈 일이 생겨주니

이건 누구말대로 '날로 먹기다'

 

 

 공식일정을 마치고 남들은 모두 귀향길에 나서건만..나만 혼자 서울 중심가로 들어온다.

 

 

 예술의 전당 야외 티켓 박스에서 매표를 한다. 일금 12,000원

파리까지 가는 비용에 비하면 엄청 싼 것이다.

 

 

예술의 전당 외벽에 붙어있는 고흐의 '아를의 별밤'과 르노와르의 '고양이와 소년'이 이번 기획전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다.

주로 19세기 유럽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 자체가

고대 중세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루브르 박물관과 현대 미술을 주로 전시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사이의 연결선 역할을 해주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의 예술작품들을 주로 전시하고 있기도 하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난간 입구에 오르세 미술관의 엠블렘을 단 아취를 세워두었다.

 

 

 계단 난간 옆에 세워진 입간판에 실사된 작품은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대표작. 고흐의 '봄'

 

 

 

 3층 갤러리로 올라갔더니,

'아를의 별밤', '계단을 오르는 발레리나들', 조르주 로슈그로스의 '꽃밭의 기사',펠릭스 발로통의 '공 등

이번 전시회의 대표작품들이 병풍형태로 제작되어 포토죤으로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진품들임을 한번 더 강조하고 있다.

 

 

 

 오디오 가이드 대여처의 긴 줄은 이번 전시회의 인기를 대변해준다. 나도 한동안 줄을 선다.

 

오디오 가이드를 들고는 바로 입장한다.

7:00시 하행 기차 예약을 해 두었으므로 여유를 부릴 틈은 없다.

감상은 호사다. 그냥 보면 된다. 얼른 스킾부터 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시 찾는 방법으로 헤메고 다닌다.

 

구성은 인간과 전설, 인간과 현대적 삶, 인간과 자연, 고독한 인간이라는 4개의 큰 테마로 기획되어 있었다.

 

 

인간과 전설 섹션에서는

들어가자 마자 뽀얀 포말위에 나른하게 누워있는 나체의 비너스를 그린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비너스의 탄생'이 걸려있고

그 옆에는 탄생의 환희와는 다른 죽음의 감성을 그린 귀스타브 모로의 '청년과 죽음의 신'이 걸려져 있다.

두 작품모두 인상적이다

그 외에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에 등장하는 꽃의 요정의 테마를 모티브로 화려하고 몽환적으로 표현한 조르쥬 로슈그로스의 '꽃밭의 기사'와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웠던 파리의 역사 단면을 그린 조르주 클래랭의 '튈르리 궁의 화재'나 에르네스트 메소니에의 '파리점령'등이

기억에 남는다. 

 

 

 

나머지 섹션에서는 테마별로 기억에 남기보다는 오히려 작가중심으로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전시회에 눈에 뜨이는 작가는 1870년 전후로 발레리나들을 많이 그린 에드가 드가(계단을 오르는 발레리나들),

1871년 이후 파리에서 멀지않은 센 강변의 작음 마을 아르장퇴유에 정착하면서 주변의 풍경을 인상적으로 표현했던 클로드 모네

(보트들, 아르장퇴유의 보트경기; 명상, 일명 휴식; 임종을 맞은 카미유; 고디베르 부인의 초상),

전통적이지 않은 남자의 누드를 그린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소년과 고양이' (그 외 '샤투의 철교)'

엑상 프로방스의 사람과 풍경을 그린 폴 세잔(카드놀이하는 사람들, 에스타크에서 바라본 마르세이유 만)

주로 농촌과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던 장 프랑수아 밀레의 '봄'

남불의 아름다운 밤풍경과 밤하늘을 즐겨 그렸던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별밤'

 

 

이 외에

카미유 피사로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외젠카리에르나 카롤루스 뒤랑도 좋다.

 

외젠카리에르의 '아픈 아이'에서 아픈아이를 안고 있는 걱정스러우면서도 차분한 의지를 보여주는 엄마의 표정도 아름답지만,

힘없이 한 팔을 늘어뜨린 채 한 손으로는 엄마의 얼굴을 힘없이 더듬고 있는 아픈 아이의 뒷모습도 보고 있으니.. 참 애잔하다.

  

카롤루스 뒤랑의 '장갑을 낀 여인'의 부르조아 계층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아주 단순하면서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동일화가의 다른 싯점의 화풍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어서

얼른얼른 스킾하면서 관심있는 작품으로 분주히 왔다갔다 하면서 시간을 얼추 맞추어 나온다.

 

작품수는 많지는 않으나 주요 작품수가 다른 전시회들에 비하여 비교적 많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