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7(일) 날씨: 흐림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전시회
전시회 다녀온지도 오래되었고
집에서 6-70Km면 갈 수 있는 길이라 오랜만에 길을 나서본다.
용궁사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는지라
길찾기는 어렵질 않다. 수산과학관 바로 입구이니까..
끌레 22 커피숍 2층으로 올라가니 전시장이 있는데
성인 입장료가 8,000원.
그런데 끌레 22에서 커피를 마시고 오면 50% 할인을 해 준다니..
그러잖아도 뭔가 향긋함이 필요했더랬는데..
부드러운 예가체프 드립으로 한잔 하고는 올라가본다.
(그 커피로 인하여 이 시간까지 잠도 못자고 이러고 있다ㅠㅠ)
얀 샤우덱,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이름이다.
그러나 검색을 해보니 체코출신 예술가로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 음악가 베드리히 스메타나와 함께 체코문화예술계의 3대 거장 중 한명이란다.
그의 사진의 특징은 언제나 '로맨티시즘과 에로티시즘의 사이'어딘가에 위치한다는데,
외적으로만 본다면 에로티시즘에 가까운 것 같기도 하고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로멘틱한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다른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다"
그가 사진을 하게 된 이유이리라..
사진이 시작되기 전에 얀은 주제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주제를 알고 사진을 보니 훨씬 이해하기가 쉽다.
1972, 「마리」
「어머니」
어머니의 저 늘어진 뱃가죽은 우리가 빠져나오고 남은 껍질이다.
「존경하는 로버트 크럼브」
전쟁에는 다양한 형태의 전쟁이 있겠지..
이것도 일종의 전쟁이다.
1987, 「사랑의 쇠사슬」
너무 야해서 편집..
1987, 「사랑의 구애」
미녀와 야수를 연상케 한다.
야수는 그 미운 얼굴에 입이 찢어지도록 미소짓는 얼굴로 가면을 쓰고 구애를 한다
「얀의 천국」
반바퀴 돌고나니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상당히 넓고 쾌적하다.
주인장이 누구인지..
이 외딴 곳에 이런 문화 공간을 오픈할 생각을 다하다니..
1987, 「결혼생활」
점차 작아져가는 남자, 커져가는 여자
인생의 아이러니..
1987, 「성스러운 결혼생활」
서슬시퍼런 도끼로 서로를 찍어누르는 것이 성스러운 결혼생활?
1987, 「결혼생활」
결혼생활에 대한 몇개 연작을 보면서
뉘른베르크에서 보았던 중세시인 Hans Sachs의 시 '달콤쌉쌀한 결혼생활Bittersweet Marital Life(1541)'이 생각난다.
구애하고, 한 동안은 천국도 맛보고..
그러다가 결국은 이 지경에 이른다.
그것이 결혼생활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던가..
2003, 「덴마크의 왕자 햄릿」
1983,「 악몽」
1999, 「지난여름의 달콤한 기억들」
창문을 통해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내가 상상한 모든 것들이 들어온다.
속지마라 남자들이여,
여자의 외로움에, 여자의 그물스타킹에..
1985, 「뉴욕」
1987, 「베일에 가려진 이다」「 베일에 가려진 모니카」
과연 그러한가..?
1985, 「아름다운 슬라브족」
얀, 그의 휴머니즘!!
마지막으로 얀 샤우덱의 사진 작업과정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그의 사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동영상속에 작업을 지시하는 얀을 보면서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대부분 나체의 남자가 얀 바로 그 자신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사진 작업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그의 가족, 친구, 이웃들이라니..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이 곧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임을!!
..시도하는 것은 내 의무였다.
거대한 모자이크속의 아주 조그마한 빛나는 돌멩이로 자신을 비유하는 예술가..
멋지다.
결코 헛된 여정이 아니다.
전시된 작품들은 거의 1980년대 초에서부터 2003년까지 약 20년간 작품들이었다.
그 이후로는 거의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단다.
1935년생이니 지금 78세이다. 사진 작업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전시된 작품은 판매도 한다는데
한점에 7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에서 호가된다.
더 이상 인화도 하지않는다니
이 기회에 여유있는 분들은 한 점 들여도 좋을 듯하다..
전시기간:2013년 3월1일~4월 28일
관람시간: 12시~오후 7시 30분
장소: 이연주 갤러리(051-723-4826)
관람료: 일반 8,000원, 단체 4,000원(10명 이상)
휴관: 매주 월요일
* 16세 이상 관람가
주소: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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