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영화읽기

노년의 아름다움 찾기 '그레이트 뷰티'

노코미스 2014. 8. 13. 01:54

 

 


그레이트 뷰티 (2014)

The Great Beauty 
7.5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토니 세르빌로, 사브리나 페릴리, 세레나 그란디, 이사벨라 페라리, 칼로 베르도네
정보
드라마 | 이탈리아, 프랑스 | 141 분 | 201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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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무엇을 이야기하려나 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감독이 말하는 '그레이트 뷰티'란 무엇일까? 하는 마음으로..

 

처음에는 어려웠다. 하필이면 모친 오신날 이 영활 선택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왔다갔다 부산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를 볼려면

일단 주변의 모든 소일거리 내지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들은 정리를 한 다음 영화에만 올인해야 한다.

 

이 영화는 산문이 아니다.

대충 보다가 몇 페이지 넘아가도 스토리가 계속되고 있는 그런 산문이 아니다.

 

영화는 시적 표현을 쓰고 있다.

단어하나하나가 유의미한 상징을 내포하면서 존재한다.

독자는 스스로 그 의미를 해독하지 않으면 영화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다행히 집에서 올레 스카이라이프로 보았기에 망정이지

영화관에서 보았다면 욕나올뻔 했다. 머이리 난해하냐고..

게다가 런닝타임까지..휴~

 

연결안되면 다시 돌려보고..한편보는데 쉬엄쉬엄 이틀 걸렸다 ㅜ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보고 나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음을 알게된다.

 

영화의 장면들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

고대 로마의 건축물들도 아름답고..

 

매일밤 파티가 벌어지는 주인공의 집 2층 테라스도 아름답고

그들이 입고 나오는 의상들도 모두 우아하고 아름답다.

배경음악들은 또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운지..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아름답다.

진정 '그레이트 뷰티'스럽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운 공간속에서 또는 물질속에서 살지만

파티가 끝난 뒷자리는 얼마나 허망한지..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걷는 로마의 거리는 항상 외롭다.

파티를 끝내고 돌아가는 새벽녁의 로마의 광장을 걷는 사람은 주인공밖에 없다.

 

그 길을 걷고 있는 주인공의 표정 또한

파티에서 군무를 추고 기차댄스를 출 때 보여주던 행복한 표정과는 또 얼마나 다른가

즉,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은 모두 속임수이다.

 

주인공이 찾아다니는 다양한 예술공연과 셀러브리티들은 또 어떨까?

 

새로운 기획의 자극적인 야외공연

 천사같은 어린시절부터 삶에 찌들은 듯한 성인기까지의 자화상을 찍은 사진전,

104세된 마리아 수녀의 방문행사

 매일밤 파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한물간 여배우, 아나운서 또는

작가의 소명의식을 부르짓는 자뻑 여류작가

격식있는 파티 구색용으로 돈을 받고 참석해주는 한물간 백작부부

차기 교황후보로 지목받고 있는 가벼운 대주교 예하

알고 봤더니 전과 몇 범의 사기꾼인 옆집의 비싼 수트발 신사 등

 

 겉으로는 화려하고 아름다워보이지만.. 

모두가 가식이고 가짜이다.

 

그렇다면 정말 진실한 아름다움 즉, 그레이트 뷰티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온갖 일상의 소음과 잡담아래에 묻혀있다.

그것은 우리가 이 영화에서 주제를 찾기 위하여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찾아야 하듯이 어쩌면 우리들의 허접한 일상속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찾아야 보여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름다움은 학자연 하는 미사여구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허접한 일상의 소음과 잡담속에 있다. 그 속에 또는 그 아래에 묻혀있다.

104세 살만큼 살은 노 성녀가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뿌리가 중요하다고'

 

주인공이 첫소설을 출판한 후 40년동안 후속작품을 쓰지 못한 이유는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지 못하였기 때문이라 했다. 

65세 생일을 지나고 첫소설을 출판한 지 40년이 지난 그는 이제 깨닫기 시작한다.

 

여성을 볼 때도

이 나이가 되면 단순히 예쁜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회적 소명의식도 좋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삶도 좀 더 애정있게 바라봐주고

비록 농담따먹기같은 허접한 대화일지라도 서로 얼굴마주보며 말동무해주는 삶속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물론, 이 주제는 살만큼 살고 너덜너덜해진 삶에 서로를 연민해야 하는 노년을 위한 것임을 조건으로 한다.

청년들은 청년을 위한 '그레이트 뷰티'를 찾아야 할 것이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진부할 수 있지만

그 주제를 찾아가는 방식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진정 '뷰티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