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5-01 그리스

파리를 떠나 그리스로~

노코미스 2015. 2. 13. 20:49

 

 

 

2015. 1. 19. (월) 날씨: 파리는 비, 아테네는 흐림

 

 

드디어 파리를 떠나 그리스로 왔다.

 

 10:00 시 비오는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을 출발하여 14:15에 아테네 공항에 도착하였다. 

파리와 아테네 간에는 1시간의 시차가 있어서 3시간 15분만에 도착하였다.

 

샤를 드 골과는 달리 아테네 공항은 상당히 아담하다.

시골 공항같은 느낌이 든다.

 

내리긴 내렸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시내로 들어가려면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내가 뭘했지..?

왜 그리스에 대해서는 아무 준비가 없지..?

 

내리자마자 멍~하다.

 

그리스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단지 신화의 나라라는 것, 올리브의 나라라는 것..그것외에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는 공항에서 시내들어가는 방법조차 준비하지 못했다니..

 

일단 세관신고 마치고 나와서는

아무곳이나 주저앉아 무심코 프린트 해 두었던 자료들을 이것저것 뒤진다.

 

다행이다.

다행히 관련자료가 프린트되어 있다~

기차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고 나와있는데..

 

기차역이 어딘지 모르겠다;

 

어차피 준비해가도 물어물어 가는것인데

모르면 당연히 물어서 갈 수 밖에..

다시 묻기 인생이 시작된다.

 

다행히  공항 건너편에 기차역이 있어서 메트로를 이용하여 호텔이 위치해 있는

산티그마..가 아니고 신타그마(syntagma)까지 무사히 찾아왔고

 

호텔 첵인해도 16시를 조금 지난 정도여서 

지리라도 익힐겸 주변 산책이라도 조금 할까 했는데.. 

 

그 사이에 사소한 문제로 또 딸냄과 갈등이 생긴다.

 

각자 따로 시내로 나간다.

 

그러나 즐겁지가 않고 또 다시

내가 저놈을 데리고 이 먼곳을 왜 왔을까하는 후회만 밤새한다.

이런 갈등이 벌써 몇 번째인가?

 

이런 갈등은 항상 딸냄의 성향상 발생가능한 문제로 예상되는 것들이어서

에미가 미리 조심하라고 당부를 해 놓은 것들인데

딸냄은 귀담아듣지 않고 근성근성 대답하고 있다가 결국에는 걱정한 문제를 야기시키는데서 

일어나는 갈등들이다. 물론 내가 문제라고 표현하지만 엄격하게 보면 문제라기보다는

실수정도의 수준이지만..

 

에미된 자로서 내 딸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은

딸냄이 일으킨 실수 그 자체보다는

상대방의 말이나 걱정을 근성근성 듣는 태도가 늘 걱정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무서운 것이

자기 자신의 아집 또는 아상의 틀에 갇히는 것이다.

 

사람이 자신과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 확신을 갖는 것은 좋으나 

내가 믿고 있는 이 확신도 언젠가는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이

더 큰 미덕임을 아이가 깨닫기를 나는 바라지만

내 바램이 쉬이 이루어지기에는 아직 아이가 어린가..

 

아뭏든 이런 일들로 수시로 부딪히게 되는데 

대부분은 약간의 잔소리로 끝나지만 

파리도착한 날 크게 한번, 아테네 도착한 날 크게 한번 부딪힌다.  

 

그러나 다행히도..

정말 다행히도 이런 갈등은 대화를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그리고

그런 시간과 대화를 통하여

아이는 자신의 아집을 조금씩 조금씩 내려놓는다.

뿐만 아니라 그런 과정을 통하여

나 역시 나를 꽁꽁 둘러싸고 있는 나의 아상을 발견하게 되는

부정할 수 없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딸이 나를 반면교사하는 거울임을 깨달으며

함께 잘 왔다..라며 나를 스스로 칭찬한다.

 

딸은 다소 의기소침해져 있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오히려 안성마춤인 시간이다.

 

위로하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면서

내일부터는 행복한 아테네 여행을 하는데만 전념하자고 단단히 약속하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꿈나라로 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