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5-01 그리스

소크라테스와 사도 바울의 흔적이 있는 곳, 필로파포스 언덕과 아레아파구스 언덕~

노코미스 2015. 2. 15. 11:53

 

 

아크로 폴리스를 한바퀴 돌고서는 다음 목적지를 고대 아고라로 잡았어요.

 

그래서 안내인에게 물었더니 서쪽 출입문이 있는데 그쪽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가라는군요

"감사합니다~ "

인사꾸벅하고는 나갔더니

 

출입문 나가자마자 거대한 돌산(지도상에서 아크로폴리스 왼편의 큰 녹지대) 하나가 있는거죠~

엥~??

여기가 고대 아고라인가? 하고는 올라가 봅니다.

 

 

 

올라가니 정말 아무것도 없는 돌산이어요 울퉁불퉁한~

 

아무리 봐도 여긴 아고라가 아닌 거 같은데..

그러면 우리가 있는 이 곳은 뭐람??

 

근데 바람은 무척 시원하네요~

아고라가 기든 아니든 일단 좀 쉬었다 가자하고 앉습니다.

 

우리가 이번 여행을 떠나온 이후로 가장 날씨가 쾌청하고 따뜻합니다.

입고 나간 옷들을 계속 한 겹 한 겹 벗습니다.

햇살도 무지 뜨겁습니다.

드디어 챙겨간 썬글도 오늘에야 쓰임새가 생겼습니다.

 

아뭏든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에 몸을 맡기고는 잠시 멍~때리면서 앉아 있다보니..

 

저 아래 넓은 녹지가 보이면서 신전비슷한 것이 보이는데

예사로운 곳은 아닌 듯 합니다.

 

 

 

공항 들어오는 날 부터 그러했지만

정말 이번여행에서는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테네에 가면 아크로폴리스 정도 보고 오겠지' 정도의 기대??

 

기대가 적은 만큼 투자도 없었고..

그리스 투어에 대한 책한권 읽지 않고 책한권 구입하지 않고 달랑 맨손으로..

지금 현지 길거리에서 얻은 가이드 맵하나 들고는 이리저리 다니고 있습니다.

 

아뭏든 저기 저곳이 뭔가 예사롭지 않아보이긴 하는데

그렇지만 아테네라는 도시가 워낙 이런 저런 유적지를 많이 가지고 있으니

저런 건물들도 그냥 일상적인 건물일 수도 있는 거고..

 

괜히 내려갔다가 삽질이면 어떻게 해??

 

그제서야 옆에 사람 있는 것이 보입니다.

간단하게 눈인사로 안면트고는 묻습니다.

"쩌~기 빨간 건물과 신전 비슷한 거 있는데 저게 무슨 건물인지 아느냐?"

물었더니 그이도 모르겠대요~;;

그이도 베낭메고 얼굴 까맣게 타서 다니는 거 보니 여행객인데

나처럼 별 생각없이 다니나봐요 ㅎ

 

"아 예~" 하고 있으니

잠시후에

"ancient agora"라고 가르쳐 주네요.

베낭속 깊숙히 넣어두었던 가이드북을 꺼내어 뒤적여서 이국의 여행자에게 정보를 제공해 준 겁니다.

 

아 정말 감사했습니다~

 

목적지의 방향을 잡았으니 이제 슬슬 움직여 볼라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올라왔던 이곳은 과연 뭐였단 말인가??

이곳도 사람들이 무척 많이 올라오던데..

 

내려가면서 안내판을 보니 "필로파포스 언덕(Filopappos Hill)"이군요.

 

필라파포스 언덕은

이 언덕 꼭대기에 AD2세기의 로마 집정관이었던 필로파푸스의 무덤이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네요~

그리고 그 꼭대기에 동굴이 있는데, 그곳이 소크라테스가 독미나리를 마셨던 그 감옥이었다고

추정한다네요~

 

아~안습!!

이 사실을 진즉 알았더라면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오는 건데..

난, 아무래도 프로메테우스가 되긴 글렀나봐요

언제나 에피메테우스처럼 후회만 하죠

 

 

 

아무것도 몰랐던 그날은 아뭏든 다음 목적지를 발견했다는 기쁨에 바로 일어납니다.

 

필로파포스 언덕에서 내려와서 아크로폴리스의 북면 언덕아래길을 타고

내려가다보니 샛길이 하나 나옵니다.

우리는 또 샛길을 탑니다.

 

 

 

샛길로 내려가니 정원처럼 가꾸어진 언덕길이 나오는 거지요

길이 예쁘고 평화롭습니다. 새소리도 편안하구요~

 

이 곳도 가는 도중에 여기저기 돌무더기들이 흩어져 있어요

 

길가에 세워져 있는 팻말을 보니 '아레오파구스 언덕(Areopagus Hill)'이라네요~

 

 

 

 

'아레오파구스 언덕 또는 아리오스 파고스 언덕'

 

언덕 곳곳에 돌무덤이나 가옥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언덕위에 남아있는 이 흔적들은

AD 4세기 경에 세워졌었던 아테네 철학학교와 오메가 하우스가 있었던 흔적이라는군요

로마시대의 흔적이군요~

 

이 언덕에 4개의 귀족적이고 아름다운 대형 건물이 4채가 있었는데

모두 고전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였다는군요~

 

그리고 사도 바울이 이 언덕에서 연설을 하곤 했다는군요~

 

중간에 몇번씩 파손되고 주인이 바뀌어져 재복구되고 하다가

AD 6세기 말경에 슬라브족의 야만적 침략으로 마지막 파손이 있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나라도 참으로 많은 외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유적들이 남아있는 걸 보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유적을 가지고 있었길래..

 

아뭏든,

이 유적지는 후기 로마시대의 철학교육이 존재했음을 증명해주는 흔적이로 의미를 둔답니다. 

 

 

 

조금 더 내려가니 데메테르 성소도 있는데

아테네에서 그런 조그만 유적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그냥 통과합니다.

 

 

 

데메테르 성소 아래쪽에 철조망이 하나 쳐져 있고

그 철조망 울타리안에서 몇 몇 사람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입구를 찾으니 입구가 없습니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는 오가는 사람을 향하여 소리를 지릅니다.

"입구가 어디예요~?"

 

친절한 한 분이 팔을 휘저으며 입구의 방향을 알려줍니다.

오른쪽 골목으로 돌아서 내려가서 다시 왼편으로 돌아서 저 아래쪽 입구로 들어오라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