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영화읽기

고급창부같은 영화, 아가씨

노코미스 2016. 6. 29. 13:00

아가씨



확실히 같은 매춘부일지라도

좁은 뒷골목의 매춘부와

고급살롱가의 매춘부는 격이 다르다.

어떤이는 그것을 문화라 할지도 모른다.


일부 맞는 말일수도 있지만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예술이고

매춘은 매춘이다.


고급 매춘부가 경제적인 여유로

예술적 또는 문화적 소비재를 향유할 수는 있겠으나

그렇다해서 그들이 예술가는 아닌 것이다.

창부는 창부다.


나는 '아가씨'라는 영화를 그렇게 보았다

약간은 과격한 표현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내가 보기에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훌륭한 문학을 소재로 했다해서

무조건 예술영화라 칭할수는 없다.

고급 미장센이 있다해서 예술영화라 주장할 수는 없다.

 

다루고자 하는 주제나 주제를 찾아가는 방식이

일상의 클리셰를 넘어설 때

감히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볼 수 있는 거 아닌가?

 

물론,

저급한 성적 취향을 소재로 다루었다해서

또는 관능적 묘사를 선택했다해서

이러는 것은 아니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듯이

이 영화를 그 둘의 경계를 따지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나의 관점에서는

아무리 이 시대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박찬욱이 만들었다할지라도

아무리 이 영화가 고급미장센의 옷을 입고 있다하더라도

관음증을 부추키는 외설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돈을 목적으로 옷을 벗는다면

그 출생이 귀족이든 천민이든,

사는 곳이 대저택이든 뒷골목 성냥갑집이든

취향이 고급스럽든 아님 천박하든

성격이 좋건 나쁘건

예쁘건 못낫건

그것이 목적을 미화하진 못한다. 그렇듯이..

 

딱 거기까지여야 했었다.

파트 2가 파트 1을 약간 중복하는 기분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것까지는 반전의 묘미도 있었다.

파트 3에서 파트2에 대한 또 한번의 반전으로

감독이 지적 유희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배우좋고

로케이션 좋고

연기좋고

 

딱 그 정도였으면 좋았을 뻔 했다. 마지막 씬없이.

 

그러니 그들의 대사대로치면

 

이 좋은 자원과 노력으로 삐딱선을 타다니..

안타깝고도 안타깝도다~